제 아내의 이름은 십브라예요.
주로 히브리 여인들이 해산할 때 도움을 주는 산파 일을 하고 있어요
일이 많아 고단하다고 하면서도 태어난 아이들을 보면 피로가 다 풀린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루는 아내가 바로가 부른다고 왕궁에 다녀오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어요. 왕이 우리 같은 사람한테 무슨 볼 일이 있어서 아내를 부른걸까요.
그날은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저녁을 먹는 내내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않더군요. 아내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어요. 저녁식사후 설겆이를 끝내고 그제야 내 눈치를 보면서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더군요
왕궁에서 아내는 바로를 면전에서 보았다고해요.
놀라서 고개도 못 들고 있는데 바로가 가까이 오라고 하더니 나즈막한 목소리로 너희가 해야할 일이 있다고 이르더랍니다.
그것은 히브리 여인들이 해산할때 아이들 성별을 확인하고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죽이라는 명령이었답니다.
반드시 가족들도 모르게 은밀히 처리해야한다는 말도 덧붙였다고해요.
아내의 말에 가슴이 철렁 했어요. 아이를 죽이라니요! 어떻게 그런 일을 명할 수가 있죠.
바로는 알아서 이 일을 잘 처리해 주면 큰 보상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해요. 저와 제 아이들이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뒤를 봐 주겠다는 말도 하더랍니다.
저희 부부는 온 밤을 뜬 눈으로 보냈어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머리 속이 복잡했어요.
다음날 아내가 먼저 입을 열더군요.
바로의 명령과 협박이 두렵긴 하지만 아내는 하나님이 더 두렵다고했어요.
이 일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만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면 아이들의 생명을 뺏을 수는 없는거라고...
그래요 !! 아내는 평생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았어요. 누가 보든지 보지 않든지 그녀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살아왔죠.
하나님께서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면서 말이죠. 아내이지만 전 이런 아내를 존경해요.
도우심을 구하고자 기도하는 아내에게 하나님은 한가지 지혜를 주셨어요.
바로가 한가지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아이를 낳을때 건강한 여인들은 산파의 도움 없이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어떤 산모는 밭일 하다가 진통이 와서 아이를 낳은 적도 있다고해요. 출생하는 아이가 사내아이라해고 아내가 도착하기 전에 해산을 하면되는 거였어요. 은밀히 하라고 했기때문에 아이가 나온 후에는 손을 쓸 수가 없게 되는거지요.
이후로 아내는 산모들이 아이를 낳는 다고 하면 알았다고 말만 하고 최대한 늦게 가려고하더군요. 물론 아내가 받은 사내아이를 확인하고도 살려줬구요. 바로의 군사들이 확인할 길이 없으니 아내는 이것이 최선일거라 믿었어요.
그런데 바로가 다시 아내와 부아를 불러들이라 명했어요.
바로가 왜 사내아이들을 살렸냐고 추궁하자 아내는 생각했던대로 히브리 산모들은 건강해서 제가 미처 가기도전에 아이를 낳았더라고 대답했었답니다. 사실 바로가 바보가 아닌이상 그것을 믿었겠어요?
순간 바로의 얼굴이 몹시 일그러지는 것을 보고 아내는 아이구 이제는 죽었구나 했데요.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는 아내와 부아를 그냥 보내주었어요.
전 그날 저녁 무사히 돌아온 아내를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아내와 부아를 구하신 내주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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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브라와 부아 라는 산파들이 하나님께서 당신을 경외했다고 인정했다는 기록을 보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깊이 묵상해 보았습니다
성경은 그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바로의 명을 어겼다고 단순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면 이 사건을 통해 산파들이 그동안 살아왔던 인생의 단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평생을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 없이 살다가 갑자기 하나님을 두려워할 수는 없습니다
평생을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왔던 그녀들의 인생 여정 속에서 이 사건 일어났고 그녀들이 바로의 명을 어긴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그녀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바로의 명을 거역한 이 사건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삶의 여정속에서 하나님을 경외했던 그들의 인생을 인정해주신 겁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라” 는 말씀은 성경에서 너무나도 자주 등장하는 말입니다.
경외란 공포심이 아닌 존경하는 마음에서 갖는 두려움을 뜻합니다.
모세는 그의 율법에서 “여호와께서 네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이냐 곧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신 10:12)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영혼까지 죽이지 못하는 세상의 그 어떤 공포나 위협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사람은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그 모든 행동 원리가 결정되며, 그에 따른 행복 여부도 결정된다고 합니다. 요즘처럼 전염병이 창궐하고 각종 재해로 주변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목격하는 세상에서 성경은 세상의 그 어떤 공포의 대상보다 우선 하나님을 경외할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았기에 바로의 협박이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없었던 산파들의 인생을 보면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삶속에서 평생동안 견지해야 할 우리의 자세임을 말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