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4:30-32, 고전10:8) 틀린 성경을 믿을 수 없습니다.

 

[질문]

 

“또 이르시되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비교하며 또 무슨 비유로 나타낼까 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땅에 심길 때에는 땅 위의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심긴 후에는 자라서 모든 풀보다 커지며 큰 가지를 내나니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되느니라” (막4:30-32) 겨자씨는 땅위의 모든 씨보다 작지 않으며 더 작은 씨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들 중의 어떤 사람들이 음행하다가 하루에 이만 삼천 명이 죽었나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음행하지 말자.“(고전10:8) 민수기25:3에선 이만 사천 명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너무나 분명한 오류들을 보면 성경의 진실성에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답변]

 

대부분의 신자들이 이런 의심을 가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들은 성경이 어떻게 저작 보존 전승되었는지에 관해서 크게 두 가지를 잘 몰라서 생기는 것입니다.

 

첫째로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긴 하지만 인간의 손을 빌려서 저작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인간 저자가 하나님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기 하듯이 기록한 것이 아닙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이런 오류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대신에 하나님은 인간 저자의 지식, 체험, 사상, 믿음 등을 활용되도록 허용하면서도 성령으로 영감을 불어넣어주셔서 당신의 절대적 진리가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계시되도록 인도하셨습니다. 요컨대 인간의 이해력 수준에 맞추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제한된 언어를 통해서 당신의 뜻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모든 성경기록에는 인간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문학적 수사법이 동원되었습니다. 단순히 문자적 표면적 의미만 찾아선 안 되며 비유, 대조, 상징, 과장, 생략 등의 기법이 사용되었다면 그 이면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진짜 의미를 찾아내어야 합니다.

 

둘째로 성경의 저자가 최초로 제작한 성경의 원본은 지금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문 필경사들이 손으로 베껴 쓴 필사본의 형태로만 보존 유지되어 왔습니다. 그렇게 옮겨 쓰는 과정 중에 철자, 숫자, 일부 단어 등이 잘못 적힐 가능성은 상존했습니다. 활판인쇄술이 발명되면서부터 이전 원본과 완전히 동일한 복사본이 가능해졌습니다. 성경에 대한 이런 기초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상기 두 구절에 관한 의문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겨자씨는 가장 작지 않았다.

 

겨자씨가 모든 씨 중에 가장 작은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식물학자들이 전 세계의 식물을 조사했더니 New Caledonian Orchid 라고 불리는 난초의 씨가 0.05mm로 가장 적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지금 유대인 제자들을 대상으로 비유로 천국에 관한 원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천년 전의 유대 땅에 살고 있는 그들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선 겨자씨가 가장 작다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겨자씨보다 더 작은 씨들이 지구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과학이 발달된 훨씬 뒤였습니다. 어쩌면 아직 발견되지 못한 더 작은 씨가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땅위의 모든 씨”라는 표현은 그 말씀을 듣는 제자들에게 해당됩니다. 그들은 유대 땅 밖으로 여행을 한 적도 없고 세상에 얼마나 많은 식물들이 있는 줄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히브리어 표현법으로는 ‘모든’이라는 수식어가 말 그대로 전부(all)를 뜻할 때도 있지만 아주 많다는(great many)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예컨대 어떤 모임에 “그 동네 모든 사람이 다 모였다”는 표현이 갓난애에서 노인들까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모였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순히 그 동네 어른들이 아주 많이 모였다는 뜻이듯이 말입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지금 천국은 그렇게 작은 씨가 나중에 자라서 큰 나무가 되어서 새들이 쉬러 오는 처소가 되는 모습과 같다고 비유하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이 땅에 오셔서 실현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연약한 모습으로 시작해도 점점 커져서 유대인뿐 아니라 이방인들에게도 참된 안식의 구원을 주실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상기의 난초 씨는 제일 작지만 아무리 자라도 큰 나무가 될 수 없으니 비유에 사용하기에는 전혀 적합하지 않습니다.

 

사망자 숫자가 다른 이유는?

 

이스라엘이 가나안 정복 전쟁을 하기 직전에 모압 여자들과 행음한 죄를 범했기에 하나님이 염병을 내려서 심판했습니다. 그 때 죽은 사람의 숫자를 민수기 25:9는 이만사천 명이라고 기술했으나 바울 사도는 고린도전서 10:8에서 이만삼천 명이라고 말합니다.

 

우선 고전 10:8은 "하루 만에" 죽은 자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말 그대로 하루에 죽은 숫자가 그만큼 많았다고 즉, 하나님의 심판의 엄중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반면에 민수기는 하루는 천명 다른 하루에 이만 삼천 명이 죽어서 이틀간의 사망자 총합계가 이만 사천 명이라고 말했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바울이 성경을 저작할 때에 기억에 약간 혼란이 와서 이만삼천이라고 적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바울이 참고로 했던 구약사본이 필사자의 잘못으로 이만삼천이라고 기록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민수기가 이만사천인데 바울이 삼백 명이라고 기록했다면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만사천 중에 천 명의 차이만 났으니 큰 문제가 아닙니다. 나아가 하루만이라는 제한된 수식어가 붙어 있기에 바울의 진술이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

 

성경에는 이런 식의 불일치나 사소한 오류들이 가끔 나옵니다. 그러나 당시의 전후 사정과 성경이 갖는 특성에 비추어보고 또 성경의 다른 책들의 관련 기록들과 상호 비교해보면 얼마든지 합리적인 변증이 가능합니다.

 

이런 식의 오류가 아닌 오류로 인해서 기록된 내용의 역사성과 진실성이 오히려 더 확증되면 되었지 감소하지 않습니다. 수천 년 전부터 약 천오백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에 서로 일면식도 없는 많은 저자들이 동일한 사건을 기록하면서 완전히 문자 토씨 부호까지 일치한다면 오히려 더 이상한 것입니다. 인쇄술은 성경이 저작 완료되고도 1300년이 지나서야 겨우 그것도 원시적인 모습으로 발명되었을 뿐입니다.

 

(3/3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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