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왜 하나님의 책인가? (10)
쉽게 열리지 않는 책
성경은 40여명의 저자가 1500 여년에 걸쳐서 한 번도 서로 만난 적이 없어도 신구약 66권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이라는 동일한 주제에 대해 일관되게 기록했기에 하나님의 책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통일된 주제는 그것이지만 각책별로 소주제가 따로 있고 구체적인 내용도 각기 다릅니다. 그래서 각각의 주제와 내용들을 구분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는데 그것이 하나님의 책이 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하나님이 의도적으로 어려운 내용을 저작케 해서 인간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도록 당신의 권위를 과시했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기록된 내용의 문자적 의미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철학적 종교적으로 심오한 뜻을 가진 전문 용어는 아예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성경이 어렵다는 것은 책마다 다른 주제와 내용인지라 서로 연결해서 종합적으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바꿔 말해 성경은 도덕적 격언이나 종교적 계명을 체계적으로 모아놓은 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종교경전은 인간 선각자가 깨달은 진리를 본인이나 제자들이 집대성한 것입니다. 성경은 그와 성격이 전혀 다른 경전입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들의 공동체나 개인의 삶에 직접 개입 역사하여서 일으키신 일들이 주된 내용입니다. 시대만 다를 뿐 모든 면에서 우리와 동일한 인간저자들이 하나님의 역사와 함께 그분과의 영적인 교제를 통해 느낀 바를 시가체로 기록한 일부 외에 대부분을 아주 쉬운 산문체로 저술했습니다.
따라서 성경에서 도덕적 종교적 진리를 찾으려고 접근하는 자는 큰 실망을 합니다. 그런 진리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일상 이야기들 안에 숨겨져 있기에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성경에는 이성적 합리적으로 따지면 이해하기 어려운 전설 신화 우화 같은 이야기들은 물론 기적들을 구체적인 설명 없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거룩한 종교경전에 도무지 담을 수 없는 추잡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이 일부다처제, 노예제도, 여성비하 등을 일상적으로 행합니다. 하나님은 또 그런 백성을 일방적으로 편애하는 반면에 당신을 따르지 않는 백성들을 냉혹하게 심판하신 것 같습니다. 자기 백성들도 조금만 잘못하면 큰 벌을 내리는 무서운 분 같습니다. 무엇보다 복잡다단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것 같아서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종교경전에서 기대하는 것은 대체로 동일합니다. 보고 배워서 따르면 스스로 성장할 수 있고 나아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그런 인간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별로 없고 오히려 인간의 처참한 실패들에 관한 기록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러하기에 하나님의 책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가난하고 비참한 존재인지 정확한 실상을 고발한 유일한 경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 스스로는 절대로 죄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고 모든 이가 평생 동안 계속 넘어지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밝히고 있습니다. 인간 쪽의 선행과 공적 하나 없어도 심지어 천하의 극악무도한 흉악범도 단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만 하면 구원 받는다고 말합니다. 스스로 얼마든지 선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는 사람에게 성경은 정반대로 결코 그럴 수 없다고 하니까 읽어보지도 않고 말도 안 되는 엉터리라고 간주해버립니다.
그런데 너무나 신기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예수님이 어떤 일을 했는지 진심으로 알아보고 싶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읽는 자에겐 전혀 어렵지 않고 오히려 그 내용이 술술 이해된다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도덕과 종교를 기대한 사람에겐 추잡하고 비상식적인 이야기로만 여겨지지만 하나님에 대해 마음을 열고 접근하는 자는 너무나 거룩하신 하나님과 그에 비해 너무나 연약한 인간이 명료하게 대조되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성경 66권이 각기 다른 주제와 내용을 말하는 것 같아도 실은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의 진리를 계시하고 있다는 사실도 쉽게 깨달아집니다. 전체를 연결한 종합적인 이해도 가능해집니다. 무엇보다도 어떤 인간도 평생 동안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스스로는 자기 죄를 씻을 수 없다는 성경이 말하는 바가 바로 자신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라고 깨닫게 됩니다.
반면에 스스로 의롭다고 여기고 구원 얻는 방법만 가르쳐주면 얼마든지 하나님의 심판대를 통과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자는 성경을 아무리 읽어도 기독교라는 한 종교의 궤변으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택한 자가 마음을 열고 읽으면 정반대로 그분의 진리를 쉽게 깨우칠 수 있기에 하나님의 책인 것입니다. 하나님이 겸비한 독자에게 눈과 귀를 열어주어서 당신의 진리를 깨닫게 해주시는데 그것을 신학적용어로 성령의 조명(illumination)이라고 합니다. 요컨대 성경은 하나님이 열어주지 않으면 열리지 않기에 하나님의 책입니다.
우리와 동일한 인간 선각자가 각성한 내용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보다 우월한 사람이 그렇게 나아질 수 있는 방안을 기록했기 때문에 귀한 가르침이라고 간주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 그분이 너는 평생을 두고도 당신 없이는 절대로 선해질 수 없다고 선포하니까 읽기도 싫고 이해도 안 되는 책이 되어버립니다. 종교를 창시하려는 인간은 절대로 그렇게 선언할 수 없습니다. 인간을 창조해서 지금껏 당신의 뜻대로 통치해오셨기에 인간보다 인간을 더 잘 아는 하나님만이 그렇게 선언할 수 있는 것입니다.
(1/26/2022)
'성경이 왜 하나님의 책인가?' 시리즈는 앞으로 몇번까지 나올 예정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