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와의 인터뷰 - 새로운 전도방식

 

자신의 의로움을 평생토록 철저히 지키며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존경을 받아온 무신론자라도 죽음이 닥치면 자신이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겸손해집니다. 자신의 의지와 능력으로 통제는커녕 눈곱만큼도 영향을 끼칠 수 없는 거대한 산 앞에 자신은 개미만큼 작게 여겨집니다. 자연스레 죽음 이후의 영원한 세계와 그곳을 관장하는 절대자 하나님에 대해서 생전 처음으로 진지하게 묵상해보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지어진 인간은 완악한 불신자라도 스스로 의식하지 못해도 그분을 향한 영원한 소망을 지니게 마련입니다. 평소에는 몰랐거나 짐짓 부인했어도 이 땅의 삶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닥치면 자신의 영적 실체를 드러냅니다. 끝까지 절대자를 거역하고 그분을 원망하며 죽는 자, 그분 앞에 겸손해져 그간의 불신을 용서해달라고 간구하며 자기를 낮추는 자, 이미 너무 늦었으니 순순히 체념하고 절대자의 처분에 맡기는 자 등으로 말입니다. 요컨대 구원 여부와는 무관하게 죽음 앞에서 완전한 무신론자는 없다는 뜻입니다.

 

교회들이 불신자의 전도를 위해서 혹은 불신자들 스스로 자기 인생을 미리 마감 정리해보기 위해서 종종 죽음 체험을 해보려고 합니다. 막상 죽음이 닥치면 정신이 혼미해져 제대로 정리해보지 못할 것도 염려한 것입니다. 가장 간단하게는 자기 무덤에 세울 묘비에 어떻게 자기 인생을 한 줄 문장으로 표현해볼까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그럼 자신이 미리 그려본 그 멋진 인생을 언제 죽을지 몰라도 지금부터 이뤄보려고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유명인들은 묘비명을 통해 자신을 독특하게 표현했습니다.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일어나지 못해서 미안하오”라고 자기 문체처럼 죽음을 냉소적으로 풍자했습니다. 실존주의 허무주의 철학자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시초라 불리는 니체는 "이제 나는 명령한다.차라투스트라를 버리고 그대들 자신을 발견할 것을"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는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설파했음에도 역설적으로 차라투스트라를 버리고 그대들 자신을 발견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짐작컨대 포스트모던 사조를 주도한 자답게 절대자와 절대적 진리는 버리고 자신이 인생과 세상의 주인이 되어 자기 멋대로 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신자들도 한 번쯤 혹은 때때로 자신의 정체성, 소명, 삶, 인생 무엇이 되었든 한 문장으로 줄여보면 좋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난 후에 새롭게 바뀐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대로 살고 있는지 여부를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미처 정리가 안 되어 있거나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힘들면 평소에 가장 좋아해서 순종했던 성경 말씀 한 구절로라도 대체할 수 있다면 자신의 삶과 인생에 분명한 가치와 의미가 부여될 것입니다. 

 

조금 더 적극적인 죽음 체험은 실제 나무 관에 들어가 잠시나마 누워보는 것입니다. 아주 적극적인 신자는 부활절 절기에 생존에 필요한 산소와 물은 공급되도록 장치해서 실제로 삼 일간 땅에 파묻혀 보기도 합니다. 빛이 완전히 차단된 새카만 암흑 속으로 들어가 눕기만 해도 곧바로 온갖 착잡한 심정이 든다고 합니다. 당장 육체적 죽음에 대한 큰 두려움이 생기고 그동안 사랑하며 친밀하게 관계 맺었던 모든 사람과 사물과도 완전히 단절되어 버리니까 너무 슬퍼질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실제 죽음이 아니니까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기쁘며 관을 열고 나가면 정말로 범사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도 설 것입니다. 죽음 앞에 인간은 너무나 미약한 존재이며 현재 온갖 세상일로 아등바등하며 염려했던 것들이 너무나 부질없다고 여겨질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미국의 한 히스패닉 교회에선 실제로 “죽은 자와의 인터뷰”(Interview with the Dead)라는 리스트를 만들어서 전도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신칭의 같은 기독교 교리를 강매하다시피 무작정 전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전도 대상자에게 아래 질문지를 주고 원한다면 스스로 답을 한번 달아보라고 권면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죽었다고 혹은 죽음 직전에 있다고 가정하고 자기 인생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보라는 뜻입니다. 그럼 누구나 절대자를 찾거나 최소한 자기 인생에 대해서 겸손해지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되돌아보게 되므로 예수 복음을 전해도 될만한 마음으로 열린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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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당신이 죽었다고 그래서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리고 다음 질문에 솔직하게 답변해 보십시오.)

 

당신의 최고의 장점은 무엇이었는가? 

당신의 최고의 약점은 무엇이었는가? 

당신의 재능을 즐기며 살았는가? 예: 미술, 음악, 말재간 등

당신의 평생의 꿈은 무엇이었는가?

그 꿈을 실현시켰는가? 예 아니요? 만약 아니라면 그 이유는?

정말로 행복했었는가? 

당신의 시간을 주로 어디에 사용했는가? (공부, 일, TV 시청, 친구, 가족, 잠 등등)

어떤 목표들을 이뤘는가? 

부모에게 절대 말하지 않은 일 하나는 무엇인가?

끝내지 않고 남겨둔 일은 무엇인가?

당신의 묘비명에 무엇이라고 쓰고 싶은가?

사람들이 당신을 어떤 사람으로 기억할까요? (친근한, 진지한, 타협적인, 배신적, 질투가 많은, 무관심한, 무질서한 등등)

만약 하나를 고칠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고치고 싶은가?

후회하는 일은 무엇인가? (큰 골칫거리가 된 가장 중요한 실패)

 

계속해서 물어보지는 않겠다. 이제 곧 하나님을 만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 여정의 끝이 왔다고 본다면 당신의 영원한 운명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당신은 영생을 얻었는가? 예 아니요? 아니면 그 이유는?

살아 있을 때 하나님을 위해서 무슨 일을 했는가?

살아 있는 동안에 하나님에게 무엇을 요구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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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자들의 전도는 대체로 먼저 당신은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므로 반드시 예수를 믿어 구원을 얻어야만 한다고 전제하고서 그 이유를 나열하는 식입니다. 한마디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에 대해 상대의 동의를 얻어서 자기 교회로 인도하는 과업으로 여깁니다. 상대를 가만히 내버려 두면 지옥 불에 떨어지므로 내가 반드시 건져내어서 천국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뜻입니다. 지금 아니면 다시는 그럴 기회도 없으며 이번에 거절당하면 다음에 이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도 힘들 것이라고 여기고 그 자리에서 뿌리를 뽑으려 합니다. 

 

영혼 구원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은 사줄 만하나 상대의 현재 처지 신분 특별히 영적인 상태는 거의 고려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처음 예수를 믿었을 때 지금의 상대보다 더 끈질기게 십자가 복음을 반발하며 거부했었다는 사실은 잊어먹습니다. 한 사람의 영혼을 영원한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완전히 뒤집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성령의 권능으로만 가능합니다. 하나님이신 예수님마저도 죄인의 위치에까지 내려오셔서 복음을 가르치고 사랑으로 섬기다 결국에는 당신의 전부를 그 죄인을 위해서 다 내어주셨습니다. 우리 또한 그런 성육신의 정신으로 항상 상대의 입장에 서서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으로 섬겨야 할 것입니다. 

 

상기의 질문지를 한국 교회도 전도에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종교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후반부 질문들은 답변하고 싶지 않으면 공란으로 두어도 된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질문지 자체를 작성하는 것도 상대의 임의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전반부 질문을 적어내려 가는 동안에 영생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비로소 다음 단계의 대화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실은 이 질문 항목들이 불신자의 전도용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신자들이 수시로 자신의 영적 상태를 솔직하게 점검하기에 더 도움이 되는 리스트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가신 길을 따라가야 하는 신자의 인생 여정에서 현재 자기가 어디까지 와있는지 확인하고서 다시 최선을 다해 헌신하기로 결단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꿔 말해 신자는 바로 그날이 이 땅에서 마지막 하루라고 여기고 주님께 받은 소명을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실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9/30/2022)

 

(상기 리스트는 우연히 간접적으로 입수해서 실제 출처인 교회는 알지 못합니다. 복음을 전하려는 목적이므로 제가 임의로 번역 전재했어도 저작권은 따지지 않으리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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