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시대의 금식
구약 시대 금식은 종교적 이유와 결부해 행해졌다. 금식했던 기간은 다양하지만 하루 동안 행하는 것이 주였다.(삿20-26, 삼상7:6) 때로는 물도 마시지 않거나, 몇 주를 계속 금식할 때도 있었다.(단10:3, 욘3:6, 신9:9)
금식과 동시에 옷을 찢고 삼베옷을 입으며 먼지나 재를 머리에 덮어쓰고 통곡을 했다. 먹고 마시는 감사제와는 달리 금식은 개인이나 공동체의 애도를 뜻한다. 장례식에서 통곡하는 이상으로 애통해 했는데 그 목적은 고난에 처해 있거나 회개할 필요가 있을 때에 하나님의 긍휼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구약에는 금식이라는 명사는 14번, 동사는 20번만 나온다. 그러나 레위기 23:27,32의 “스스로 괴롭게 하며”라는 표현도 금식을 의미하듯이, 유사한 표현이 성경에 많이 등장하기에 고대 이스라엘 종교생활에서 금식이 중요한 의미를 가졌음은 분명하다.
아들이 죽게 되어 금식한 다윗의 경우(삼하12:16-23)처럼 개인적인 목적으로 금식했는가 하면, 요엘이 이스라엘 백성 전부에게 금식하도록 촉구하는(욜1:14) 경우도 있었다. 율법은 일 년에 한번 의무적으로 대속죄일에 금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레 16장)
금식은 개인적 애도(삼하1:12, 3:26), 예루살렘 함락 같은 재난에 대한 통회(에레미야애가), 또는 임박한 환난을 앞둔 회개(욜1:14, 2:12-17)를 위해 했다. 때로는 금식기도를 하는 중에 꿈이나 환상을 통해 하나님의 계시를 받기도 했다.(단10:3)
특별히 날을 정해 성회를 선포하고 모든 거민들로 모아서 금식하는 것(Solemn assembly)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성결하게 되어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는 목적이었다.(욜1:14, 신16:1,8) 백성들로 지난 은혜를 깊이 회상하고 자기들의 죄를 철저히 회개시키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께 예정된 심판을 연기 혹은 취소하거나 더 이상의 징계가 없도록 간구했다.(욜 2:12-17) 고대 이스라엘에선 개인이나 공동체가 환난 때에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려면 이처럼 경건한 금식 성회로 모였던 것이다.
요엘 선지자는 메뚜기 재앙을 당시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이자 마지막 날에 있을 심판으로 해석하면서 회개를 촉구했다. 요엘서에 기록된 메뚜기 재앙은 역사적인 실제 사건, 앗시리아나 바벨론 같은 외적의 침공, 또는 미래의 종말론적 사건 등 세 가지로 해석된다. 그는 하나님의 징계와 심판이 얼마든지 자연수단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보았다. 당시에는 메뚜기 재앙이 수시로 일어났는데 선지자는 당대에 있었던 실제 사건을 들어 종말에 관한 예시이자 경고로 인용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유일한 희망은 시급하고도 철저한 회개 뿐이었고 당연히 거룩한 금식 성회로 모여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구약의 다른 선지자들도 누차 강조했던 것(출34:6, 느9:17, 시103:8, 렘32:18, 욘4:2)처럼 외형적 의식보다는 내면적 회개를 원하셨다. “여호와의 말씀에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며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 하셨나니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찌어다. 그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나니.”(욜2:12,13)
[작금의 지구 온난화도 요엘서의 메뚜기 재앙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하나님을 아는 백성들부터 먼저 철저하게 의복 대신 마음을 찢고 금식하며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운영자]
출처: “Of Fasts and Solemn Assembly"(by J. Randall O'Brien)에서 운영자가 발췌 번역함.
집사님의 대타로 제가 관련 자료들 중에서 취사 선택해서 짬이 나는대로 번역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큰 기대는 접어두시고 성경을 해석하는 데에 필요한 참고 자료로 삼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