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에 가깝습니다. 구체적이고 간략한 기도제목은 맨 뒤에 적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외할아버지 기도제목 이후로 큰 기도제목(이라고 해봐야 너무 개인신상이고 소소한것들뿐이라고 생각되어서)을 함께 나눌 일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곳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져서 기도제목을 올립니다.
지지난주부터 4년안팎동안 섬기던 교회를 나오고 다른 교회를 찾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회와의 큰 갈등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 교회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목회자와 교회를 섬기시는 분들과 눈에 보이는 커다란 갈등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저는 나름대로 오랫동안 제가 그려왔던 교회의 모습이 있었고 물론 이런 저의 생각과 마음들이 정말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저는 그곳에서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는 평이한 신자이기 때문에 그저 바라기만 해왔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바램이 기도로 딱히 연결되었다고도 말하기 힘들만큼… 개인적으로 신앙이 무뎌졌던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바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데… 지금생각하면 제가 너무나 소극적이고 안이한 신앙생활로 저를 치장하고 스스로 타협하지 않았는지를 많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르치는 것이 주가 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도 돌보고 앞에 나가서 몸찬양도 배워보고 배움 자체를 위해서 어른들과 교제도 해보고 다 해봤지만… 뭔가 늘 걸리는 점들이 있었습니다. 교회의 사정과 제반을 제가 보이는 맥락안에서 이해해보고, 그리고 스스로 적어도 이 사람들과는 가깝다고 여겼었던 저만의 믿음들을 붙잡고 살기에는 저는 정말로 무력하고 냉담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구체적인 역할을 맏고 담당하고 싶었던 것이 결코 아닙니다. 십자가의 도를 분명히 밝히 드러내고 있지만, 무어랄까, 제 안에 채워지지 않았던 점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먼저 ‘느끼고’ 생각은 나중에 하는 나쁜 본성이 있다는 것을 저는 알기에 제가 정말로 그릇된 것인지, 제가 먼저 모든면에서 교정되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계속 교회에 출석하며 예배를 사모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었습니다.
전 백화점처럼 모든것이 갖추어진 교회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교회를 사모하지도 않고요. 미래를 대비해 ‘아 이런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던 적도 없습니다. 너무나 안일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뭔가를 집중적으로 겨냥해 어떤 신앙적인 목표를 향해서 교회를 다녔던 적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예배를 사모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네요.
하지만 방금 적은 그 말도 다 진실은 아니란 것을 고백합니다. 사실 그랬다고 여겼고… 물론 저 마음이 정말로 거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저를 포기하면서까지 교회를 다녔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저도 연약한 한 사람일뿐인지라 어느새 멍하니 있으면 결코 원하지 않아도 ‘마음은 원하지 않아도 몸은 원하는’ 그런 자리로 어느새 가있더라고요. 교회밖과 교회안의 내가 결코 다르지 않더라는… 그런 모습으로요. 단지 ‘구별되어야 한다’라는 압박을 스스로 주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제 삶속에서 눈에 띄게 너무 오랫동안 잘못된 길을 걸었습니다.
제 스스로가 과연 믿음이 있는지도 사실 의문이 많이 갔습니다. 구원에 관한 믿음이 아니라, 믿음은 분명히 ‘자라야’하는 것인데 제가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많이 체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왜 다른 곳이 아닌 그곳에서 만큼은 나를 온전히 내어 주기를 원하지 않는 것일까? 차곡차곡 쌓아가듯이 늘 그렇게 같은 질문을 해왔던것 같습니다. 제가 스스로 알아채든 그렇지 않든…
한 가지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저의 엄마가 예수를 믿는 ‘믿음을 믿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예수님이 어떤분인지를 알아가기를 원하시고 또 말씀을 사모하게 되셨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특별히 양육을 잘해주었던 것이 아니라(써놓고도 참 민망하지만) 자식인 저와의 갈등, 가족안에서의 갈등, 그리고 한 여인으로서, 자녀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엄마는 많은 내적인 과정들을 거쳐나가셨던 것 같고, 지금은 누구보다도 말씀을 제대로 배우기 원하시고 또 그것을 너무나 간절히 사모하고 계세요.
주지 않으면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젠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면 지금은 가리고 보고 싶지 않아도 보이게 되는 것 같아서 스스로가 축축히 젖어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나는 줄 수 없는 사람이고 정말 부족한데 무엇을 어떻게 주어야 할 지는 모르겠어서… 마음이 많이 슬펐습니다. 안타까움만으로는 절대로 앞으로 갈 수 있는 ‘동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마음이 안좋아져서 몸도 저절로 그렇게 되고, 그래서 일반은총에 기대어 어떻게든 삶을 삶으로 꾸려가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네요. 그리고 정말로 제가 제대로 굴러가든 굴러가지든 그런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중요하지만) 건물이나 사람들이 모인 교회 공동체 뿐 아니라 제 삶속에서 교회의 표지가 정말로 드러나야만 한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사모하고, 주님이 오심을 기억하고, 나를 다그치고 일깨워주시는 성령님의 인도를 간절히 사모해야만 한다는 것을 말이에요.
저의 세 식구가 교회안에서 그저 ‘안온한’ 신앙생활을 꾸며나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교회를 알게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저희가 바로 성장하게 되기를 원하고요. ‘잰다’라는 날것같은 단어로 표현하기엔 그랬지만, 저희도 저희가 정말로 온전히 저희를 다 드릴 수 있는 그런 곳으로 가서 하나님을 바로 알고 말씀을 더 바로 깨우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제대로 자라가게 되기를 너무나 소망합니다.
기도제목입니다. 세 가지가 있는데 하나로 줄이자면 교회 인도와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거기서 저의 세 식구의 삶이 전환이 생기는 것입니다.
1. 바른 신학과 교리, 교회 제반을 잘 이해하고 배워나갈 수 있는 신앙공동체와 연결되기를 원합니다. 자의적인 예배, 하루살이 예배, 넋두리 신앙, 기복신앙이 아닌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서 교회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삶으로, 체험적으로 알 수 있게 되기를 원합니다.
2. 저도 나이가 적지 않은데… 결혼을 할 지 말 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그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미혼일때에 제가 한 사람으로서 교회 안팎에서 저를 온전히 다 드리고 봉사할 수 있을때 해야한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시간이 허락하기 때문이 아니라 허락하지 않아도, 나에게 지금 아무것도 없어도, 묶여진 가족이라는 소속이 없을때에 진정 기도로라도 돕는 것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주고 싶은’ 마음을 포기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이기적인 신앙생활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3. 저에겐 징크스가 있습니다. 징크스라고 하기엔 너무 세상적인 단어이긴 한데… 이렇게 밖에는 떠오르지 않아서요.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하면 반드시 꼭 그 사람과 문제가 생깁니다. 그 사람이 저를 싫어하든지, 제가 그 사람을 못견뎌할 일이 생긴다든지, 혹은 어떤 오해가 생긴다든지… 어떻게든 ‘일’이 생깁니다. 남들도 다 그래… 라고 하기엔 이미 하나의 ‘공포영화에 나오는 공식’처럼 되어버려서 많이 두려워요. 참고 견뎌서 더 ‘좋게’ 되었던 경험적 응답도 없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 과정들이 저에겐 너무나 힘들게 다가와서 그런지 선뜻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해주는것 조차도 진이 빠질때가 있어요. 이미 커다란 불신앙으로 자리잡은것 같습니다. 여기서 빨리 빠져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 쓴것은 아니지만 얼추 쓰고 나니… 진작에 털어놓을걸이란 마음이 드네요. ㅠㅠ그런데 특히 세번째 기도제목은 용기를 내어서 말을 꺼내도 그다지 심각해 하는 사람도 없고 정말로 믿는 것 같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이건 내가 그냥 평생 가져가야 하는 문제’라고 늘 생각했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뚜렷하게 눈에 보이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고 너무 둥그스름하게 어물쩡 써놓은 모습이 보이네요. 저는 저 나름대로 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뭔가 더 구체적으로 나누지 않으면 안될 이야기들이 있다면 더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예수님 십자가 사랑을 배우실 수 있길, 말씀에 사로잡히도록 성령님의 간섭하여주심을 기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