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목사 안수에 대한 보충

조회 수 22 추천 수 0 2021.02.02 10:40:38

여성의 목사 안수에 대한 보충


본 사이트 #133 “여성의 목사 안수는 성경적인가?”라는 답변을 쓰면서 다른 글과는 달리 틀림없이 반발이 좀 나오리라 짐작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희 사이트에선 운영자의 체면을 살려주느라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았습니다만, 이 글을 옮긴 어떤 인터넷 블로그에 반대 글이 붙은 것을 제 아내가 정말 우연찮게 발견했습니다. 이참에 답변 글을 올릴 때부터 미리 예상했던 반발과 제 글에서 명료하지 않게 설명했던 부분에 대해서 좀 더 확실히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여성의 목사 안수를 반대하는 분들의 주장은 주로 딤전 2:11, 3:2와 고전 14:34에 근거를 둡니다. 성경을 해석할 때 가장 먼저 지켜야할 원칙은 앞뒤 전체 문맥에서 의미를 따져야 하며 또 당시의 시대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고전 14:34는 처음 답변에서 간단하게 언급했으므로 나머지 두 구절을 살펴보기로 합시다.

“여자는 일절 순종함으로 종용히 배우라 여자의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지 아니하노니 오직 종용할지니라 이는 아담이 먼저 지음을 받고 이와가 그 후며 아담이 꾀임을 보지 아니하고 여자가 꾀임을 보아 죄에 빠졌음이니라.”(딤전 2:11-14)

디모데 전서가 목회자들의 자격과 갖추어야 할 덕목에 관해 설명하는 목회서신이긴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상기 구절은 중보기도와 여성의 덕에 관해서 설명하는 부분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특별히 여성이 지켜야 할 바를 창조 당시 하나님이 의도한 남녀 간의 관계에 비추어 설명한 것입니다.

즉 여성은 남성, 특별히 아내는 남편에게 가르치려 들어선 안 되며 또 거역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하나님은 가정의 영적 지도자로 아버지를 세웠습니다. 상하가 아닌 동등 관계에서 올바르게 연합하기 위해선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대표가 있어야 하고 또 그 말씀이 전해져야 하는 통로가 바로 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남편이 갖는 권위는 오직 당신의 말씀대로 그 가정을 올바르게 인도할 때입니다.

이 말씀 앞에 “그러므로 각처에서 남자들이 분노와 다툼이 없이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원하노라”(8절)고 한 권면이 그런 뜻을 확실히 해줍니다. 남자들더러 더 중보 기도하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그 앞에선 중보자는 오직 한 분 예수님뿐이라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남편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여 알게 된 하나님의 뜻대로 아내에게 가르치고 함께 힘을 합해 자녀를 양육하라는 것입니다.      

11절을 8절과 연관해서 해석하면 ‘각처’라고 했기에 언제 어디서든 적용해야 하는 일반적 원리라는 뜻입니다. 또 8절만 따로 떼서 보면 남자들이 교회나 가정이나 직장 등을 위해 중보 기도를 많이 하라는 뜻입니다. 오늘 날 주로 여자들이 기도하는 경우와는 다릅니다. 물론 각처에 당연히 교회도 포함되지만 11절 말씀으로 교회에서 여성의 사역을 직접적으로 금하는 뜻으로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절제하며 근신하며 아담하며 나그네를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치 아니하며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단정함으로 복종케 하는 자라야 할지며.”(딤전 3:2-4)

이제 바울은 목사의 자격과 덕목에 관해서 구체적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이 구절은 말씀이 기록된 시대 상황을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당시는 여성의 권한이 제한되어 있어서 한 조직체의 대표가 된다는 것은 아무도 생각지, 심지어 상상치도 못했습니다. 말하자면 교회 감독은(초대 교회 조직과 현대의 그것과의 구체적 차이까지는 논할 필요 없이 일반적 의미에서) 당연히 남자라고 누구나 생각했다는 뜻입니다.

대신에 바울이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라고 말한 의도는 이혼한 후에 재혼한 자나, 혹시라도 첩을 둔 자는 감독이 되어선 안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후자는 당연하지만 재혼의 경우는 아무래도 복잡한 가정이나 자녀 문제들로 직무 수행에 방해를 받을까 염려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가정문제가 복잡한 자는 세우지 말라는 뜻이지 여성은 감독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과는 직접적 연관이 전혀 없습니다. 이어지는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단정함으로 복종케 하는 자라야 할지며 (사람이 자기 집을 다스릴 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아 보리요)”라는 4-5절의 설명을 보면 그 의미가 더 확실해집니다.

“어쨌든 남성이 감독을 해야 하고 여성이 하라는 말은 하나도 없으니 여성 목사 안수는 성경이 금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시대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미리 말씀드린 것입니다. 성경에는 간혹 그 시대 상황에만 진리로 적용되지만 오늘 날 혹은 영원한 진리라는 측면에선 부족한 부분들이 나옵니다. 예컨대 구약의 여러 제사법이나, 종과 노예 및 첩에 관한 규정들입니다.

바울의 경우에도 분명한 착오가 하나 있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결혼하지 말고 독신으로 지내라고 권한 내용입니다.(고전7:25-40) 당시 그는 예수님의 재림 내지 최후의 심판이 자기들 세대 내에 이뤄질 줄로 믿었던 것입니다. 또 그런 의미를 자기 권면 속에 “곧 임박한 환난을 인하여 사람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와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 등의 표현을 통해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상황은 그의 판단대로 진행되지 않았으며 나아가 독신으로 지내라는 권면 자체가 영원한 진리가 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이런 말씀이 성령의 감동으로 성경에 기록된 이유는 정말 말씀 그대로입니다. 바울처럼 마지막 때에 대해 섣불리 예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와 또 정작 때가 임박한 것이 느껴질 때에 취할 신앙의 자세에 대한 권면의 뜻 두 가지입니다.  

그래서 성령님은  성경저자들에 역사해 이처럼 논쟁을 불러일으킬 듯 한 말씀을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는 힌트를 본문과 문맥과 성경의 다른 책들 곳곳에 내포시켜 두게 했습니다. 바울이 잘못 예단한 이 문제도 나중에 규모 없는 종말주의자를 경책하는 말씀을 통해 스스로 수정케 했습니다.(살후3:6-15)
  
바울의 글에 여성의 지위와 권한을 그리 인정하지 않았던 것처럼 보이는 것도 성경 전체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이나 오늘날의 상황으로 봐선 원칙적으로 틀린 것이지만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뿐입니다. 아래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바울의 진짜 의도 또한 여성을 무시하는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미국이 헌법을 만들 당시에는 모든 사람이 결혼은 당연히 남녀가 하는 것으로만 알았지 동성끼리 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혼의 정의를 “두 사람”이 만나 평생을 함께 살기로 서약하는 것이라는 내용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성이 서로 다른”, 즉 남녀라는 명시적 표현이 없었다고 동성끼리 결혼을 막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야말로 법이 제정될 당시의 상황과 의도는 아예 무시하고 문자적으로만 해석한 대표적이자 최악의 예입니다.  

바울이 “한 아내의 남편”이라고 말한 이유는 여성이 감독되느냐 여부는 전혀 감안하지 않고 단지 가정을 잘 다스리는 자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한 아내의 남편”이라는 표현으로 목사는 남자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문자적인 해석입니다. 문자적 해석에 집착하면 극단적 예로 자녀가 없는 목사가 상처를 하면 목사직을 당장 그만 두어야 한다는 의미까지 되어버리지 않습니까?  

그러나 상기에 인용된 구절들의 문맥에서의 개별적 해석여부와 상관없이, 성경 전체에 드러나는 하나님의 근본 원리는 아버지가 (때로는 남성이) 영적지도자의 위치에서 권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단 온전히 성경적 연합 관계가 되었을 때에 한해서입니다. 또 아버지가 없다면 어머니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할 것도 분명합니다. 이런 원리에 입각하여 저는 담임 목사는 남성이 맡는 것이 좋고 또 정 그럴만한 남성 목사가 없는 교회의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여성이 맡아도 좋다고 말씀 드린 것입니다.  

그런데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주는 문제는 목사의 직분과 안수의 기능이 의미하는 바에 따라 달라집니다. (또 이 문제는 교단, 교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기에 저는 그런 부분까지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미리 양해드렸습니다.)  

이전에는 교회마다 목사면 무조건 다 담임목사이고 한 명이면 족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또 그때는 당연히 남자가 맡는 것이 정상이었고 여성이 목사를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여성 목사 안수가 전혀 문제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다른 말로 딤전 3:2이 여성 사역자를 금하는 규정으로 억지 동원될 필요조차 없었다는, 바울마저 그 구절이 그렇게 사용되리라 전혀 예상도 못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현대 교회는 양적으로 대형화, 기능적으로 아주 다양화 되었습니다. 목사가 맡는 직분도 세분화 되고 팀 목회가 일반화되어 갑니다. 예컨대 부목사, 교육목사, 그것도 유치부 중등부 고등부 목사 등으로 세분되었고, 심방목사, 교구목사, 음악목사, 행정목사, 상담목사, 중보기도사역담당목사, 치유사역목사, 선교목사 등등으로 나눠집니다. 말하자면 분야별로 전문 지식과 은사를 갖춘 사역자들이 등장함으로 해서 맡은 직능을 앞에 두고 목사명칭만 뒤에 붙이는 이전에 없던 특별한 직분들이 생겼습니다. 또 직분에 따라 여성의 은사나 재능이 더 효율적인 분야도 있게 되고 당연히 전체를 통솔 관리할 담임 목사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목사 안수는 간단히 말해 평생을 전임사역자로 헌신하겠다는 것을 교회가 인정해주는 의식입니다. 그래서 예컨대 치유사역 전문 여성이 평생을 전임 사역자로 헌신한다면 목사로 안수 주지 못할 리도 없습니다. 물론 목사로 안수 받으면 교회를 개척해도 된다는 의미도 당연히 내포하므로 안수 받고 교회를 개척 담임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 반면에 전임 사역자로 헌신한다고 해서 꼭 안수를 주라는 법도 따지고 보면 없습니다. 그러나 목사 안수가 권력을 부여하기보다는 본인의 책임과 임무를 더 견고히 하며 교회 직분자로서 권위를 실어준다는 의미에선 충분히 그럴 필요와 장점도 있습니다. 이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판단은 교단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여성 목사에 대한 제 의견은 적극적 확고한 찬성이나 반대는 아니며, 소극적 찬성과 소극적 반대가 겸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대형 교회의 팀 목회의 일원으로 한 가지 기능 직분을 맡는 목사로서의 안수는 얼마든지 찬동하지만,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담임목사를 맡는 의미로의 안수는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재삼재사 강조하지만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다거나 무조건 남자니까 권위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는 성경 어디에도 없습니다. 대신에 성경은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여자는 남편에게 순종하라고 명합니다. 특별히 바울이 그렇게 강조했습니다.

그렇다고 여자들이 왜 여자만 순종해야 하는지 반박할 여지는 사실 없습니다. 사랑의 책임은 전적으로 가정의 대표자가 되고 꾸려나갈 책임이 있는 남편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남편이 온전히 사랑해준다면 아내로선 순종만 하면 됩니다. 물론 남편이나 아내나 공(共)히 주를 사랑하듯 사랑하고 주께 하듯 순종해야만 합니다. 정말로 그렇게 되면 누가 가정의 영적 지도자가 되고 또 누가 순종해야 하는지 아무 문제가 될 리가 없지 않습니까? 문제는 순서나 대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참된 연합이 안 되는 데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이 사역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절대 없습니다. 그러나 남성 담임목사는 여성 일반직분 목사 내지 사역자를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면 그들 또한 남성 담임 목사를 주께 하듯 순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또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교회 내에서도 문제는 주님 안에서 남녀 간에 동등한 자격과 신분의 바탕에서 진정한 연합을 이루는 것이지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주어야 하느냐 마느냐로 서로 언성을 높일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10/18/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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