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탈출 130일차 – 또 다시 실패해 이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또 다시 실패 그리고 이전과 같은 생활

 

목사님께선 이제껏 실패라는 단어 말고 넘어짐이라 여겨주셨습니다. 넘어짐이라는 말속에 느껴지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되었다"같은 뉘앙스가 책임을 덜어놓는 것 같아 스스로가 넘어졌다고 여기기 어렵습니다. 저는 문제를 직면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한 결과는 탈출기 이전생활로 점점 돌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실패에 비관하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주님께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것이 나에게도 세상에도 유익하고 주님에게도 기쁨일 것임을 믿습니다.

 

실패의 시작의 씨앗은 언제 온지도 모르겠는 메시지 하나 였습니다. 이전에 하던 게임의 광고 메시지였습니다. "한번쯤은 괜찮겠지"를 조심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었죠. 게임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메시지에 달린 업데이트 내용 링크를 봤는데 그것이 너무 시각적으로 매력 있게 느껴졌고 제 생각의 한 곁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게임을 하지도 않았는데 한번 본 것으로 인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틈틈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제가 생각한 "한번쯤은 괜찮겠지"는 한 번의 유혹을 뿌리치면 이겨내서 또 한동안 흔들리지 않는 그런 시나리오로 이야기 한 것인데 겪어보니 이건 지속적인 씨름이었습니다. 2일 동안 머리 속 틈틈이 비집고 들어오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저항했습니다만 이래저래 바쁘게 지내고 돌아온 저녁 10시경 저는 딱 한번만 해보자고 다시 설치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물 흐르듯 이전 생활로 돌아갔습니다. 잠시 게임과 포르노에 멀어져있었을 뿐 이 같은 것을 좋아하는 나라는 건 변하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추악한 나의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주님 안에서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들로 시간을 채워 넣어 평생토록 추악한 내가 드러나지 않게 피해 살아야 할 것이라 여겨집니다.

 

듣기 거북할 수 있지만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포르노는 보지 않았습니다만 수많은 성적인 사진을 보았습니다. 수음도 광적으로 했습니다. 이것은 게임 커뮤니티 서핑에 연장선이었습니다. 삶에 무질서함이 찾아왔습니다. 제 입에 미소는 사라졌고 무기력함이 쏟아졌습니다. (이것은 성적인 이미지와 수음의 자극이 도파민 체계를 무너뜨렸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안하던 지각을 2번이나 할 뻔하고 일에 대한 책임은 더 커졌는데 온전히 집중을 못하며 일하는 시간이 괴롭고 잡념에 실수도 많았습니다.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인내라는 것을 또 잃어버린 것만 같았습니다.

 

같이 헬스하는 친구에게 이젠 개인적으로 하자고 말했습니다. 친구의 세상적인 가치관을 주님이 나에게 그랬듯이 인내하고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주님이 보내주신 친구를 포기하고 도망쳤습니다. 무기력함에 헬스도 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전에 제가 정신 차리려면 골반 뼈가 부서져서 절뚝거리며 살아야 할 것만 같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자기중심적인 마음으로도 삶에 질서를 지키지 못하는 제가 주님 중심을 떠나 사는 것 자체가 비참한 날들임을 느낍니다.

 

이런 와중에 주님께서 작은 선으로 인도해주신 부분이 있습니다. 또 대책 없이 피시방에서 새벽까지 혼자 게임을 하는데 닉네임이"예수님 곁으로"라는 사람이 있어 마음에 들어 계속 같이 게임을 했습니다. 그러자 알게 된 사실이 청소년인데 새벽에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물질적 도움을 구했습니다. 평소에 관심 있던 가출청소년인가 하고 직접 통화로 이야기를 나눠 봤는데 정말 가출청소년이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퇴학, 가정폭력 이 숨이 막히는 두 가지 키워드가 주된 이유였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야기 들어주고 위로 해주고 돈 몇 푼 주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날 스스로에게 분노가 차올라 이가 갈리고 머리를 깨부시고 싶었습니다. 죽음과 다름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지금 도움을 바라고 있는데 가장 먼저 나서야할 주님의 아들이라는 인간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삶을 낭비하고 있음이 화가 났습니다. 게임할 맛은 뚝 떨어져서 집에 돌아오면서 그리고 자기 전까지 그 친구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더 이상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직접적인 제 역할은 여기까지였나 봅니다.

 

더 비극적인 것은 저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분노한 감정은 까먹고 또 충동에 가까이 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탈출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게임, 성적인 것에 충동에서 저항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저인데도 여전히 주님이 나를 사랑하심을 느낍니다. 교회 청년분들과 좋으신 주님을 얘기할 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다시 새벽기도를 나갈 생각입니다. 주님으로 하루를 살고 싶습니다. 제가 받은 것들로 섬김을 행하고 싶습니다.

 

 

-일과 예배와 보컬레슨은 지속하고 있습니다.

-또 다시 시작하는 탈출기에 조금 달라진 마음이 있다면 세상 사람과 보내주신 친구들도 중요한데 부름 받은 가정에서의 크리스천으로서 섬김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우선하는 마음입니다.

-충동적으로 비디오 게임기를 구매했습니다. 그래도 중독성은 덜하겠지만 아무튼 이제 주님이 원하시는 일, 감동 주시는 일만 하려하는데 휴식시간에도 이 게임기가 사용될 일이 없다면 처분하려 합니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중독이라 여긴 게임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성적인 충동은 최근에도 저항하기 실패했습니다.

 

(11/2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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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코멘트

 

형제님 무소식이 희소식일 줄 알았더니 안타깝게도 그 반대가 되었네요. 그래도 끝까지 소망을 놓치지 않고 또 돌아갈 자신이 있다니까 안심입니다. 어떻게 해야 중독에서 탈출할 수 있는지 잘 아시고 또 그 동안 큰 성공도 했으니 이젠 제가 따로 코멘트 할 내용은 없습니다. 어쨌든 이 문제로 당하는 부정적 영향은 몽땅 형제님이 떠안아야하기에 다시 실패해서 넘어지는 횟수와 그 부작용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일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기 이전에 혹은 동시에 자신과의 싸움에서부터 승리해야 할 것입니다. 형제님 말씀대로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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