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30 08:54
중독탈출 290일차 – 너무나 착잡한 마음입니다
그동안 일을 정리해서 먼저 말씀 드리자면;
-게임을 간간히 했습니다. 다른 일에 의욕이 안 생기기 때문인지 게임에 중독되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그저 시간이 남으면 게임으로 손이 갔습니다.
-성적인 영상을 보기도 했고 이성친구와 성적인 관계가 있었습니다.
-일과 예배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다만 행동을 떠나 영적으로 침체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악을 그만 두었습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으로 참음이 사라진 제가 성악 선생님의 한국교회 비판을 견디고 있기 힘들었는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습니다.
-코로나에 걸렸었습니다. 3차 접종을 하고 2주 후에 직장동료를 통해 코로나인지 오미크론인지에 걸렸는데 저는 모든 증상이 다 나타나고 격리일 7일중 5일 동안 아팠습니다. 이후 후유증으로 1달간 기침하는 증상이 사라지지 않았고 체력이 심각하게 떨어졌습니다. 일을 하고 돌아오면 시들시들해서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 정도가 되었다가 조금씩 회복하고 있습니다.
제 스마트폰 인터넷 어플의 첫 페이지 설정은 whyjesusonly 사이트입니다. 의미 없이 스마트폰을 켜서 인터넷에 들어가는 게 습관이라 사이트에 매일같이 오게 됩니다. '질문드려요!' 글은 흥미롭습니다. 제목에 질문 키워드가 없어서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한 사람에겐 부적합할 수 있지만 저는 저 글속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궁금해서 무조건 클릭하게 됩니다. (사실 업데이트 되는 글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전부다 보긴 하네요) 다들 성경 말씀을 궁금해 하고 탐구하는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저는 그렇게까지 궁금하진 않기 때문이지요. 이게 주님을 잘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일까 싶어요. 1년 전 만해도 너무 괴로워서 목사님 글을 닥치는 대로 다 보았던 것 같아요. 매일매일 유튜브 설교영상을 보고 복기하고 매주 올라오는 칼럼을 읽었는데 주님의 말씀이 너무나 위로가 되었고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배가 불렀는지 주님을 잘 안 찾네요.
이성 친구를 사귀고 나서부터 탈출기가 멈추었죠. 이후에 오래 동안 제 시간은 일과 이성 친구 예배 정말 딱 3개로 이루어졌어요. 그리고 이성친구가 하나님보다 우선되었습니다. 고의적이라기보다 이성친구와 같이 있는 시간이 연락하는 동안의 순간순간들이 너무 좋아서 정신차려보면 주님 없이 하루가 끝나있는 날들이 지속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하심을 계속해서 알려 주셨습니다. whyjesusonly 사이트에서, 교회에서, 직장에 계신 형제님을 통해서 주님이 함께 하심을 알려주셨습니다. 어서 돌아와서 그저 주님을 사랑하기를 바라시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나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그저 이성간의 사랑과 정욕, 충동들에 내 자신을 내주었던 지난날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이성친구와 성적인 관계까지 있었습니다. 말씀도 잘 몰라서 뭐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말할 수 없는 죄책감에 빠져서 앞으로는 서로 참고 성적인 관계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해주셨습니다. 설교에 중심 되는 십자가 구원의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감사함에 눈물이 흘렀고 직장에서 괴로운 일들이 있어 최근 들어 하지 않았던 기도를 했더니 바로 괴롭지 않게 해주셨습니다. 직장에서 괴로운 일은 주님을 떠나 살았기에 가지게 된 결과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개판이 된 집안(저 말고 집을 관리할 사람이 없는데 제가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과 나의 몸 상태, 무기력한 정신도 그렇습니다. 가장 어려운건 저의 영적 상태입니다. 기도를 하려고 해도 안 되고 설교말씀도 십자가 구원이야기 말고는 잘 안 들리고 주님 안에 있어야 평안하고 기쁘고 행복한데 그리고 모든 게 다시 올바르게 세워질 텐데 주님 안에 들어가질 못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 다시 ccm을 듣고 아주 짧은 기도로 기도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드립니다. 지금 시점에서 목표하는 건 오직 주님과의 관계 회복뿐입니다.
이성 친구는 우울증과 갑상선관련 문제로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있고 기타 스트레스로 인한 병들이 많아요. 제가 남자친구로서 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으로서 정신적으로 많은 부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다 떠나서 주님을 주인삼고 주님 안에 거하면 다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이미 10년 넘게 교회를 다니며 말씀을 들었음에도 마음을 열지 않아서 제가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저를 통해 보여지는 주님의 모습에 감동을 받기를 바라며 교제하고 있습니다. 다만 교만한 제가 이게 얼마나 어려운건지 모르고 교제를 시작해서 제가 정욕과 충동에 휩쓸려 버렸습니다.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크리스천, 그리스도인, 기독교인, 미니 예수라는 말이 과분하기만 합니다. 저는 구제할 수 없는 미련한 인간인데 하나님이 끝없이 붙들어주셔서 구원받을 부끄러운 인간입니다. 그래서 이런 미련하고 무익한 인간이지만 개미 똥만큼이라도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길 소원합니다.
계속해서 글을 쓸지 잘 모르겠습니다. 목사님.. 지금의 제 상태는 너무 불안정합니다.
(4/28/2022)
오늘은 천국을 소망하며 황홀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죄와 고통과 괴로움에 빠질 때 미치지 못하고 더 이상 눈물 없이 영원토록 기쁘게 찬양할 아버지의 나라가 있으니 다시 쉬지 않고 나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피어나네요. 이 생각을 또다시 망각하고 감정도 사그러지겠지만 지금 이 순간은 너무 기쁘고 행복하네요.
(4/29/2022)
************************
운영자의 코멘트
그 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고 코로나까지 겹쳐서 많이 힘들었겠습니다. 다행히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니 감사합니다. 서로가 불편한 사이에서 사제관계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성악레슨을 그만 두신 것은 잘하신 것 같습니다. 주님이 또 다른 스승이나 더 좋은 길로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오늘은 가장 평범하고 상투적인 말씀 하나만 드리고 싶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형제님이 여러 힘든 일들을 통해서 더욱 성숙해지도록 하나님이 인도 내지 허락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영적으로 조금 게을렀다 해도 그런 과정도 당연히 거쳐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매일 뜨거운 열정만으로 주님을 섬길 수 없습니다. 형제님은 주님과의 교제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했습니다. 아니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지만 단지 주변 여건과 바쁜 일들 때문에 잠시 잊어버린 것뿐입니다. 오랜만에 다 털어놓고 나서 진정으로 주님을 사모했더니 하루 만에 영적 충만을 회복했지 않습니까? 여러 번 말씀드린 대로 굳이 주중에 교회모임에 참석할 것까지는 없고(본인 책임 하에 본인의 자유지만), 매일 아침 꾸준히 간단하게나마 기도, 말씀, 찬양의 시간을 가지면 될 것입니다.
여자 친구와는 지금 이상으로 주님의 사랑으로 위로하고 보살펴 주어야할 것 같습니다. 형제님더러 그녀를 영육 간에 강건해지게끔 도와주라고 주님이 교제를 허락하신 것 같습니다. 형제님은 충분히 그 소명을 감당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참에 두 사람만 따로 성경공부를 하거나 크리스천의 결혼, 가정, 교제 등의 세미나나 수련회 등에 함께 참석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이젠 장래를 함께 설계할 것인지를 주님에게 진지하게 묻고 서로 마음을 털어놓고 대화해보시기 바랍니다.
홈페이지 연재도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같은 고민을 갖는 형제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 싶은 체험이나 묵상이 있을 때에 나누시면 됩니다. 그 동안 진솔하게 나눠주신 내용들만 해도 많은 청년들에게 충분한 공감과 위로를 주었을 것입니다. 형제님 생각에는 여러모로 회개할 일이 많을지 몰라도 저는 아주 정상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고 여길지 몰라도 맨 처음에 중독을 끊으려 결심하고 연재를 시작할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십시오. 어느새 정말 많은 발전이 있었지 않습니까? 교회로 모여서 또는 이런 나눔을 통해서 서로 권면 격려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힘든 일을 겪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설레는 마음으로 기쁘게 당당하게 맞서서 헤쳐 나가십시오. 다시 강조하지만 아파야 자라고 또 영글어지는 것이 청춘의 특권이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하느니라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5:1-4)
(4/30/2022)
기운 내세요! 우리가 중도에 넘어지고 또 길을 잠시 돌아간다해도 우리를 붙들고 계신 하나님의 강한 팔은 한번도 힘이 빠진적이 없으니까요. 그분의 사랑 은혜는 늘 변함없으시니까요.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