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이건 질문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질문을 드립니다.
저는 교회를 많이 갈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말씀 듣고 기도하고 교제하고... 이런 환경이 집에 있는 것 보다는 교회가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단, 말씀이 은혜스럽고 성도간의 교제가 은혜스러운 경우에 한해서 말입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성경에 교회 출석에 관해 구체적인 기록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주일은 꼭 지키라고 성경에 말씀하신 것으로 아는데 수요예배나 금요예배, 구역예배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요?
[답변]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성경에는 수요예배, 금요예배, 구역예배 등에 관한 명시적 설명이 없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성경이 기록될 당시에는 그런 제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구약 시대의 성전 제사 제도의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제사를 드려야 한다고 율법에 규정되어 있었고 또 그대로 따르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이스라엘은 그 규정된 대로 따르기만 하면 된다고 치부해버렸습니다.
“너희가 더러운 떡을 나의 단에 드리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를 더럽게 하였나이까 하는도다.”(말1:7) 영적으로 극도로 타락한 이스라엘은 최소한의 형식만 갖추기 위해 저는 것, 병든 것 등을 바쳤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너희가 이같이 행하였으니 내가 너희 중 하나인들 받겠느냐.....너희 중에 성전 문들 닫을 자가 있었으면 좋겠도다”라고 한탄했습니다.
예배를 비롯한 모든 하나님을 위한 일은 자원하여 기쁨으로 수행되어져야 합니다. 너무 규정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으면 신자들이 자칫 그 규정대로만 채우면 자기 할 바를 다한 양 착각할 수 있고, 이스라엘의 예에서 보듯이 일부러 내용보다 형식만 취해서 악용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성경이 실제 삶에 적용해야 할 신앙의 여러 구체적인 분야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항상 제사보다 순종을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
하나님은 일주일 중 하루를 따로 구별하여 거룩하게 안식하라고 했습니다.(창2:3/출20:8) 신자라면 주일에 예배드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마땅히 해야 할 바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드리는 예배의 모형은 구약의 성전제사가 아니라 신약의 초대교회 예배입니다. 그래서 유대교의 안식일(현 토요일) 대신에 주님이 부활하신 주님의 날(主日 현 일요일)에 모입니다. 영벌에서 구원 받은 신자는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 안에서만 참 안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주일 예배에도 창조시의 안식일의 의미는 그대로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이 땅에서부터 영생을 누리고 있기에 그 의미가 완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성경적으로 따져 신약시대의 신자더러 다른 요일에 예배를 꼭 드려야 한다는 말씀은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교회의 경우에는 주일 예배 한 번만 보는 곳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성경적으로 잘못되었다고는 말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긴 해도 성경은 분명히 자주 모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며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5) 또 실제로 초대교회에선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 하게”(행2:46) 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회가 해야 할 사역을 크게 다섯 가지로 대별합니다. 예배, 교육, 전도, 구제, 교제입니다. 교회가 하는 일이란 곧 바로 성도가 해야 할 일이라는 뜻입니다. 목사만 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목사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것뿐으로 실제 연주는 그 단원인 교인들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주일 예배 만으로는 그 기능을 충분히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 마다 주중의 다른 날에도 여러 가지 성격의 모임들을 갖는 것입니다. 예컨대 비록 이름은 수요예배, 금요예배라고 붙여져 있지만 수요 예배는 성경 공부 위주로, 금요예배는 찬양과 기도 위주로 진행하는 교회가 많습니다. 또 구역예배를 드리는 가장 큰 목적은 성도 간에 사랑으로 섬기는 훈련을 하고 실제로 서로 돕는 작은 공동체를 이루라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성도는 하나님의 일을 임무로 생각하시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좋고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지도 않습니다. 하나님은 신자더러 당신을 사랑하라는 말 외에는, 사실은 그 말씀마저도 강제성을 띄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사랑을 강요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면 그 상대가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자진해서 다 해주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요일의 예배의 경우도 전적으로 개별 교회의 사정과 각 성도 개인의 영적 수준에 달린 문제입니다. 정말 영적 유익을 주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성도로 세우는 예배와 모임이라면 (가능한) 다 참석해야 하겠지요. 물론 반드시 본인이 진심으로 그러기를 원하고 하나님의 일을 헌신하겠다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적 형편은 고려되어져야 합니다. 주중에 너무 바쁜 의사나 사업가 같은 경우는 쉽사리 권장할 문제가 아닙니다. 긴급한 수술이나 상담이 생기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키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나아가 소방관 경찰 군인 교통 및 방송 기관 종사자들 같이 구조적으로 주일마저 지키지 못할 직업을 가진 자도 많습니다. 대체 요일에 예배를 드릴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주일 새벽 예배 한 번 드리는 것으로도 그들에게는 대단한 일이 됩니다. 역으로 그런 분들에게 어떤 마음이 들겠습니까? 제발 예배라도 실컷 좀 자주 드려봤으면 하는 소원이 들지 않겠습니까?
물론 교회는 성도들을 붙들어 묶어 놓고 교회 안에서만 우리끼리 복을 받고자 해선 절대 안 됩니다. 각자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자로 훈련시켜 세상으로 흩어져 내보내야 합니다. 만약 교회의 다른 날의 예배가 정말 은혜가 안 되고(조금 어폐가 있지만) 교회 안에 모여서 우리끼리 복만 받고자 한다면 나아가 담임 목사에게 충성을 강요하는(?) 일이 있다면 재고해봐야 할 것입니다. 아니 그 때는 그 교회에 계속 출석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 문제부터 심각히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모이기에 힘써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아무리 믿음이 좋은 신자라도 집에서 혼자 영적 성숙을 다 이룰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혼자 있으면 오히려 퇴보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가능한 자주 함께 모여 위로하고 권면하고 도전 받아야 합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고 받은 은혜를 나눠야 합니다. 또 인간 의지력의 한계는 작심삼일이라는 경구에서 보듯이 3일 정도 밖에 못 갑니다. 현실적으로 주중에 한 번쯤 더 영적 양식을 공급받을 필요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뜻입니다.
신자가 특정 교회를 선택해 교인으로 등록해 다니고 있다면 그 교회의 일원 아니 주인이 된 것입니다. 단순히 예배를 구경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예배는 절대 목사 혼자서 하는 Talk Show가 아닙니다. 모든 성도들은 자기 교회의 예배를 목사와 함께 적극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교회의 진정한 주인은 교인이고 목사는 임시 고용직입니다. 그런데 교회 행사에 주인은 참여하지 않고 직원에게 다 알아서 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수요, 금요, 구역 예배는 성경에 명시적 규정은 없습니다. 그러나 모이기에 힘쓰고 나아가 흩어지기에는 더욱 힘써야 합니다. 흩어지기 힘쓰기 위해서라도 모이기에 힘써야 합니다. 그러나 흩어질 생각은 전혀 없이 단지 모이기에만 힘써선 안 됩니다.
7/29/2006
혼자서 말씀읽고 기도하고 찬양하며 지내다 보면 제 신앙 수준이 꽤 높은 걸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내게 죄지은 자를 용서해 줄 수 있을 것같고 원수조차 사랑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어려운 자들을 위해 시간과 마음과 물질을 선듯 나누어 줄 것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교회에 나가 사람들 틈에서 지내다 보면, 남을 사랑한다는 것이, 남을 용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