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교회가 고란도전서 1장 2절에 나와 있는 "하나님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 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에 의하면 성도들이 교회라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즉 교회는 건물이 아니고 사람들(성도들)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교회는 예배 보는 장소, 즉 건물의 의미로 더 널리 사용되고 있는 듯 합니다.
국어사전에서도 교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두 가지 형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1 《예수교》 그리스도교 신앙의 공동체. 예배의식이나 그 밖의 모임을 위해 세운 건물. = 교회당(敎會堂). 성전(聖殿). 예배당(禮拜堂). 회당(會堂). [참고] 성당.
2 교리나 신앙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종교 단체, 또는 그 모임.
한국어 사전, The Korean Monolingual Dictionary (c) 1996-1999, Microsoft Corporation. Licensed from Mr. Jae Soo Cho.
제 생각에 성도들이 모여서 예배, 기도, 성경공부, 성도간의 교제 등등 하나님을 향한 행위들을 해야 할 장소가 당연히 필요하고 그 장소역시 성도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교회라고 부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건물을 보고 교회라고 부르는데 크게 거부감을 갖지 않았고 또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사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수님은 교회에만 계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기도는 꼭 교회에 가서 해야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교회(장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교회가 곧 성전이고 교회에 있는 모든 물건(비품)은 성물이니 함부로 손대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심지어는 어린 아이들이 목사님 설교 단상에 올라가는 것조차 죄를 짓는 것이라는 식이 되다보니 뭔가 좀 왜곡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회 자체를 섬기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말입니다(성전과 회당을 이해하는 데는 정순태 형제님의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목사님께 질문 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1.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교회의 정의는 "하나님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 한가지 입니까? 아니면 다른 설명이 있습니까?
2. 만일 다른 설명이 없다면 성도님들끼리 서로 "교회님" 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인가요?
3. 예배보는 건물에 대해서는 무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지요?
4. 교회(장소)를 성스럽게 꾸미는 것이 더 성경적입니까? 아니면 활동에 편하도록 청결과 정리정돈만 잘 해도 괜찮습니까?
[답변]
1. 성경적 교회의 의미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Church)는 헬라어 ekklesia를 번역한 용어로 그 근본적인 뜻은 질문자님이 이해하는 대로 “성도들의 모임”(assembly of the people of the God)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가시적인 조직체로서의 교회도 같은 용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약성경에서 이 단어가 쓰인 용례를 대별(大別)하면 다음 몇 가지로 나뉩니다.
-성도들의 모임이란 뜻으로 사용한 용례에서도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부연 설명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1) 그리스도의 몸(the body of Christ)
각 구절마다 그 강조점이 조금씩 다르지만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신 성도들의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사용된 구절의 예와 각 구절이 강조하는 요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머리(엡4:15,16), 지체들(고전6;12-20), 몸(고전12:12-27), 신부(엡5:22-31),
2)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God's new creation)
새로운 피조물(고후5:17), 새사람(엡2:14,15), 사단과 싸우는 용사들(엡 6:10-20), 빛의 자녀들(엡5:7-9)
3) 성도들의 모임(fellowship of faith)
성도들(고전1:2, 골1:2), 증인들(요15:26,27), 하나님 집(벧전4:17)
- 조직체로서의 교회(Organization of the New Testament Church)
행11;22,26, 행16:5, 고전11;18 등 다수
조직체로서의 교회라는 의미는 단순히 건물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회사를 의미할 때도 사옥(社屋)은 단지 업무를 보는 장소일 뿐이지만, 회사는 회사원을 비롯해 정관에 규정된 조직과 모든 집기 비품과 생산시설과 특허와 같은 기술과 공동 목표를 추구해 나가는 업무 등 모두를 포함해서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교회의 건물도 교회라는 조직체를 구성하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회사에선 회사원들의 모임만을 두고는 회사라고 하지 않습니다. 모든 업무가 이뤄지는 분야가 눈에 보이는 현상에 국한되어 있고 또 조직체와 시설과 건물 등이 없으면 그 일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예수님이 베드로의 신앙 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했을 때는 영적인 분야를 다루는 일을 하는 당신의 제자들의 모임을 만들겠다는 뜻이었습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게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마16:18,19) 하늘에서 매고 푸는 영적인 일을 하기에 가시적 조직체 없이도 사람들만의 모임이 교회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이 예수님이 시키신 일을 하면 바로 그것이 교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공통적으로 고백하며 그분을 경배하기 위해 함께 모이고 또 그분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러나 함께 모여 경배하고 또 그분이 맡기신 일을 효과적으로 실현하려다 보니 필연적으로 건물 비품 등을 포함한 가시적 조직체를 이룰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는 조직체가 있건 없건 간에 마16:16의 고백을 바탕으로 마28:19,20의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모임(가시적 조직체도 당연히 포함)입니다. 이런 고백과 사명이 있으면 조직체가 없어도 성경적 교회이지만, 만약 이런 고백과 사명이 없으면 아무리 조직체가 크고 체계적으로 되어 있어도 성경적 교회가 아닌 것으로 보면 된다는 뜻입니다.
2. 답변
1)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의 정의는 "하나님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 한가지 입니까? 아니면 다른 설명이 있습니까?
- 상기의 설명으로 대신하겠습니다.
2) 만일 다른 설명이 없다면 성도님들끼리 서로 "교회님" 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인가요?
- 성도 한 사람도 원칙적으로는 교회입니다. 위에 설명한 정의대로 하자면 마16:16의 고백을 했고 마28:19,20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란 정확하게는 성도들의 ‘모임’을 뜻하기 때문에 한 사람을 두고는 교회라고 말하기는 곤란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일을 함에 있어서 반드시 성도들이 힘을 합해 동역하기를 원합니다. 기독교라는 종교를 세력화 하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성도들 각자가 갖고 있는 재능과 은사가 다 다르며 모든 성도가 혼자선 절대 완전하지 못하고 연약하기 때문입니다. 또 모여야만 서로 십자가의 참 사랑으로 섬기는 하나님의 왕국이 이 땅에 건설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상에 천국의 모형을 만들어 훈련하고 그 은혜를 함께 나누라는 것입니다.
3) 예배 보는 건물에 대해서는 무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지요?
- 정확히 구별하자면 정순태 집사님의 표현대로 ‘예배당’이 제일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에 대한 정확한 뜻만 알고 있다면 ‘교회’라고 해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언어 표현상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회사에 출근할 때 분명히 그 사옥이 있는 장소로 이동하면서도 회사 건물로 출근한다고는 말하지 않고 단순히 회사에 출근한다고 말해도 그 뜻을 서로 다 알아듣는 것과 같습니다. 영어로도 Church라는 단일 단어로 성도들 모임, 조직체 교회, 교회 건물, 교단이나 교파의 뜻까지 다양하게 표현되는 것과 같습니다.
4. 교회(장소)를 성스럽게 꾸미는 것이 더 성경적입니까? 아니면 활동에 편하도록 청결과 정리정돈만 잘 해도 괜찮습니까?
-두 말 할 것 없이 깨끗하고, 검소하고, 효율성 있게 건축하고 관리하면 됩니다. 화려하거나 거창하게 꾸밀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교회로서의 경건하고도 정숙하며 신령한 분위기와 이미지가 자연스레 조성될 수 있도록 하셔야 합니다. 세속적, 인간적, 물질적인 치장을 피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 안의 집기 비품도 다 같이 아끼고 깨끗하게 유지 보수해야 합니다.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서 성도들의 피땀 어린 헌금으로 구입한 것들이라 당연히 아껴야 합니다. 또 강대상과 그 근처도 경건하고 정숙하게 보존되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내용을 잘 모르는 어린아이가 강대상 근처에서 떠들거나 뛰어 다녔다고 해서 죄라고 매도하거나 야단 쳐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본당 안에서 조용하고 정숙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타이르고 가르칠 필요는 있습니다.
혹시라도 교회 건물 자체를 교회라고 강조하면서 자칫 숭배(?))까지 가도록 강요하거나 목사들의 권위를 앞세우기 위해 강대상 근처를 성역화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7/29/2006
고린도전서 한 구절만이 제 머리속에 기억되서 교회의 의미를 너무나 편협되게 해석하려 했습니다.
깨우쳐 주셔서 감사하고요, 위에 제시해 주신 구절들을 다시한 번 숙독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