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 사랑과 아가페 사랑의 관계는?
[질문]
신자는 모든 사람을 아가페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고 믿고 그렇게 실천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 적령기가 넘었는데도 앞으로 이성에 대해서 가슴 뛰는 설렘과 열정을 느끼지 못할지 조금 걱정됩니다. 인간 세상의 비극을 애통해하고 죄악에 대해 분노하는 감정은 풍부한데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한 감정은 메말라진 것 같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아가페적 사랑과 에로스 사랑과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답변]
성경에서, 특별히 예수님 오신 이후의 가르침인 신약성경의 사랑은 전부 아가페적인 사랑을 의미합니다. 올바르게 이해 적용하고 계십니다. 그렇다고 남녀 간의 에로스 사랑을 성경이 부인하는 것이 절대 아니고 오히려 장려합니다. 하나님은 교회를 설립하기 이전에 가정 제도부터 먼저 만들어서 당신을 주인으로 모시고 따르는 거룩한 가정을 통해서 이 땅을 거룩하게 다스립니다. 그 가정을 이루려면 당연히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순전한 에로스 사랑부터 해야만 합니다.
“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 하니라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니라.”(창2:23-25).
타락 전의 아담과 이브가 그런 순전한 에로스 사랑을 했습니다. 구약 성경의 아가서가 그런 에로스 사랑을 고무 찬양하는 책입니다. 아가서를 이전에는 성도와 교회의 예수님을 향한 사랑을 상징한다고만 해석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남녀 간의 에로스 사랑을 찬미한 것으로 봅니다. 또 그런 의미를 당연히 교회와 그리스도의 관계에 확대 적용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최초 인간 부부가 하나님을 거역한 죄를 범하자 그렇게 순전했던 에로스 사랑이 변질 오염되었습니다. 감출 것 하나 없이 서로에게 부끄러운 짓을 전혀 하지 않았으나 곧바로 서로에게 자기를 숨기면서 자기만 높이려고 상대의 잘못만 따지려 들었습니다.(창3:7 & 12) 그런 타락 후의 모든 인간의 에로스 사랑은 감정적으로는 열정이 타오르고 서로 죽도록 사랑하지만, 본인은 의식하지 못해도 영적으로는 오염된 모습을 띨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신혼부부가 신혼여행 중에서부터 아주 사소한 것들로 아웅다웅 다투기 시작하지 않습니까? 죄에 찌든 인간은, 특별히 신자는 창조 당시 에덴동산에서 실현되었던 순전한 에로스 사랑을 온전히 회복할 책임이 있습니다.
에로스 사랑은 하나님이 주신 너무나 아름답고도 귀한 차원을 넘어서서 숭고하기까지 한 선물입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생명 창조 사역에 동참하고 또 태어난 새 생명과 함께 가정에서부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락 전의 아담과 이브의 가정으로 회복해야 하는 것이 구원의 일차적인 목적이기도 합니다. 신자라면 결혼하고 아이를 가져서 대대로 믿음의 거룩한 가문을 세우는 이 과업에 적극 참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에로스 사랑부터 하셔야 합니다.
하나님은 또 인간에게만 번식기가 아닐 때도 성을 즐기도록 만들어서 나날이 부부간의 사랑을 더 뜨겁게 유지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아가서가 강조하듯이 육체적인 성관계 또한 감사함으로 귀하게 여기며 부부가 서로 대화 협력하면서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아무리 믿음이 좋은 신자끼리라도 타락 후의 죄인들끼리의 사랑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서 에로스 사랑에도 아가페적인 사랑을 적용해야 합니다. 매번 자기를 낮추고 상대를 자기보다 낫게 여기면서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서 사랑하셔야 합니다.(빌2:2-5) 생명의 유업을 함께 받을 자로 귀하게 여기며 항상 기도해주어야 합니다.(벧전3:7), 남편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사랑해야 하고, 여자는 그런 사랑을 베푸는 남편에게 교회가 주께 하듯이 범사에 복종해야 합니다.(엡5:25)
질문자님도 결혼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순전히 따르는, 즉 에로스 사랑과 아가페 사랑의 관계를 정확히 알고서 실천하는 믿음 안에서의 배우자를 속히 만나서 아름다운 사랑을 하셔서 하나님의 숭고한 역사에 동참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9/14/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