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반대하면 결혼하지 말아야 하나요? 

 

[질문] 

 

부모님이 여자 친구와의 결혼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 중요 이유로는 여자 친구의 아버지가 개척교회 목사님이라 너무 어려워서 결혼하면 경제적 부담을 제가 질 수 있으며, 그녀가 저보다 좋지 않은 대학교 출신으로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고 외모도 예쁘지 않으며, 학벌과 외모가 좋은 여자와 결혼해야만 그런 아이를 낳을 수 있고, 양가의 경제 수준이 너무 차이가 나며, 지금도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 돈을 낭비한다는 등등입니다. 부모님의 만류에 흔들려서 하나님께 기도했더니 “너도 현실적 유익을 문제 삼느냐?”는 깨우침을 받고 제 마음속의 기복적 신앙의 잔재를 지워 버렸습니다. 대신에 하나님은 당신에 대한 관계와 믿음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확신을 다시 얻고서 평소에 “하나님이 전부”라고 말하는 그녀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부모님께 순종하라는 말씀이 있지만 제 부모님의 이런 반대는 아무래도 성경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므로 제가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지 궁금합니다. 

 

[답변]

 

한국의 많은 기독 청년들이 유사한 문제로 고민할 것입니다. 특별히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같은 유교적 전통에 젖어 있는 한국 청년들로선 부모가 분명히 비성경적인 이유를 드는데도 대놓고 거역하기는 너무 힘듭니다. 단호하게 결단 시행하는 일이 현실적 감정적으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결론 내리든 부모와 여자 친구 중 한쪽만 편드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고 그 후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어쨌든 성경이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라고 가르치는지 정확하게 정리는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니라.”(창2:24,25) 

 

하나님이 아담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않아서 돕는 배필로 이브를 만들어 그에게 이끌어 왔습니다. 아담은 이브를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고 아주 소중하게 여기며 깊이 사랑하여 부부가 되었습니다. 상기는 하나님이 이 첫 부부를 통해서 결혼의 의미와 절차에 대해서 계시해주신 말씀입니다. 

 

그 전에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면서 생육하고 번성하며 이 땅을 당신 대신에 거룩하게 다스리라는 소명을 주셨습니다.(창1:28) 부부가 돕는 배필이 되어야 하므로 함께 힘을 합쳐서 가정을 통해서 이 땅을 거룩하게 다스리겠다는 하나님의 창조 목적을 달성해야 합니다. 그런데 남자가 부모를 떠나서 아내와 한 몸을 이루라고 했습니다. 남자가 책임지고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새로운 믿음의 가정을 세우는 것이 결혼입니다. 당연히 부부 사이에는 서로 부끄러울 것 하나 없이 순전하게 사랑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부모가 자식의 결혼에 구체적으로 간섭 개입 강요 명령할 수 없다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결혼할 두 사람이 서로 온전히 사랑하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일을 함께 행하는 믿음의 가정을 둘이서 책임지고 수행해야 합니다. 결혼은 부부가 될 두 사람이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하는 것이며 결혼 후에도 평생토록 두 사람의 뜻과 계획에 따라 가정을 이뤄나가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지만 질문자님이 장차 아내가 될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지 부모랑 결혼하는 것이 아니므로 형제님과 배우자의 의견이 최우선입니다. 

 

물론 십계명은 다섯번 째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명합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여섯 계명 중에 첫 번째입니다. 그러나 첫째부터 네 번째 계명을 온전히 지키는 바탕에서 그래야 합니다. 특별히 첫째인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는 계명부터 철저히 지키면 나머지도 자연히 그렇게 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바꿔 말해 만약 부모가 하나님의 뜻에 위배 된다면 꼭 순종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말씀대로 부모를 진심으로 “공경은 해도” 성경적으로 잘못된 일을 강요한다면 아무리 부모라도 무조건 복종해선 안 됩니다. 

 

율법은 인간이 죄로 타락한 후에 주신 것입니다. 죄가 무엇인지 깊이 깨달아서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을 소망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롬 3:19-28, 갈3:24) 쉽게 말해 원죄 이후의 모든 인간은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지 못하니까 부모도 온전히 공경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신자의 가정에서만은 자식이 가장 먼저 하나님부터 온전히 섬기는 것이 부모를 온전히 섬기는 길이 됩니다. 

 

실제로 바울이 에베소서 5-6장에서 성도의 삶에 관해 가르칠 때 가장 먼저 부부 사이를 다룬 후에(엡5:22-33) 부모 자식 관계에 대해 권면했습니다.(엡6:1-4) 간단히 살펴보면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교회와 그리스도의 관계에 비유했습니다. 아내는 교회가 주님께 순종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하고, 남편은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듯이 아내를 사랑하라고 합니다. 남편이 먼저 아내에게 주님과 같은 사랑을 베풀어야 하고 그럼 아내는 당연히 주님께 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자식이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은 믿음과 상관없이 모든 인간으로선 마땅히 행할 바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주 안에서” 순종하라고 합니다.(엡6:1) 다시 강조하지만 주님의 뜻에 어긋나면 순종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대신에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부모를 공경은 해야 합니다.(2절) 특별히 주목할 말씀이 있습니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4절) 부모들더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고 즉, 자녀들더러 부모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주의 교훈과 훈계로만 자식을 양육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개인적 욕심이나 자존심을 세우려고 혹은 현실적 이유로 고집하고 강요하면 자식이 노엽게 된다는 것입니다. 부모더러 그렇게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질문하신 내용이 바로 이 말씀에 정확하게 해당됩니다. 죄송하지만 결혼을 반대하신 이유 모두가 성경적으로 합당하지 않습니다.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왜 그런지 아실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근본적으로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하나님의 가정을 세워서 그분의 창조 목적을 실현하는 일에 그런 것들이 특별한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현실적 삶에서의 궁핍해지거나 불편해질 가능성이 있는 사항들만 열거한 것입니다. 아무리 부모님이라도 순종할 이유나 필요가 없으며 그런다고 잘못이 전혀 아닙니다. 

 

그럼에도 반드시 부모님을 공경은 해야 합니다. 부모님은 순전히 형제님의 장래를 생각해서 이왕이면 자식이 조금 더 풍요롭게 살고 고난이 안 생겼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염려하시는 내용들입니다. 이왕이면 그런 조건이면 더 좋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의 반대 이유를 무조건 무시는 하지 마셔야 합니다. 신자도 이 땅에서 현실적 삶을 살아야 하므로 외부적 조건과 상황에 따라 여러모로 제약 불편 고난을 겪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서 키워보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자님으로선 여자 친구와 잘 상의하여서 최선을 다해서 둘이서 한 마음이 되어서 힘을 합쳐 부모님을 설득해야 하고 또 두 분의 염려를 최대한 들어드려야 합니다. 우선 지금 자매님과 헤어지고 다른 자매를 만난다고 해서 부모님을 백 퍼센트 만족시킬 수는 절대로 없다고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 여자 친구로선 외모나 이미 졸업한 대학은 어쩔 수 없으나 이왕이면 가까운 지역의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진정으로 서로 사랑한다면 어떤 장애도 힘을 합쳐서 뚫고 나가면 됩니다. 

 

가장 먼저 본인의 자매님에 대한 사랑과 믿음부터 다시 확실하게 하십시오. 정말로 그녀와 결혼하여 믿음의 가정을 세우고 싶다면 두 사람이 진심으로 속을 털어놓고 진지하게 이 문제를 두고 대화하며 지혜를 모으십시오. 각자가 하나님을 순전하게 믿고 그 믿음의 바탕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순전하게 사랑하고 힘을 합쳐 순전한 믿음의 가정을 앞으로 함께 세워나가기로 합의해야 합니다. 만약 그럴 자신과 믿음과 소망이 없다면 부모님이 아니라 그 자매님과 본인을 위해서라도 당장에 교제를 중단해야 합니다. 대신에 둘 사이에 확신이 선다면 최대한 온유하되 확신에 차서 부모님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막무가내로 끝까지 반대하면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부모와 관계가 당분간 단절될 것도 각오하셔야 합니다. 대신에 둘이서 결혼해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됩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기에 두 사람이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는 모습으로 행복하게 특별히 믿음의 본을 보이면서 가정을 꾸려가면 반드시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두 분의 생각과 믿음부터 확고히 정리하십이오. 그리고 간절히 합심해서 기도하면서 함께 부모님을 실제 삶으로 설득해 나가면 하나님이 반드시 선한 길로 인도해주십니다.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11/23/202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구원의 확신이 없는 청년들에게 master 2023-04-30 2665
공지 질문하시기 전에 이 차례부터 보십시오. master 2019-04-23 6476
공지 예수 믿은 후에 짓는 죄와 구원의 관계 [8] 운영자 2015-01-28 30467
719 예정의 공평성에 관한 몇몇 의문 [4] master 2023-03-10 741
718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긴다는 뜻은? [1] master 2023-03-03 400
717 구원받기에 좋은 행동을 알고 싶습니다. master 2023-02-17 349
716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에 반발만 생깁니다. master 2023-02-14 424
715 신자가 핍박에 져서 순교하지 못하면? [1] master 2023-02-03 413
714 신자가 개인적 현실적 기도를 해도 되는지요? master 2023-01-25 1609
713 동료와 화평하기 위해 술을 함께 마셔야 하나요? [3] master 2023-01-17 477
712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성경 구절들? master 2022-12-17 1785
711 아시아에 복음이 먼저 전해졌다면 한국이 더 좋아졌을까? [2] master 2022-12-13 394
710 성적인 농담도 비성경적인 걸까요? master 2022-12-13 508
709 집 근처 교회에 다녀야 할 성경적 근거가 궁금합니다. master 2022-11-28 467
» 부모님이 반대하면 결혼하지 말아야 하나요? master 2022-11-23 1035
707 앎이 먼저인가? 믿음이 먼저인가? [1] master 2022-11-18 482
706 이태원 참사에 희생된 친구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2] master 2022-11-09 682
705 신자가 할로윈파티를 개최해도 되는가? [4] master 2022-10-03 647
704 기도로 타인의 죄도 용서받는가? master 2022-10-03 305
703 삶이 믿음과 달라서 괴롭습니다. master 2022-09-30 401
702 전도할 때 복음을 어느 정도까지 전해야 하나요? [1] master 2022-09-27 430
701 신자는 어떤 자세로 봉사해야 하나요? [2] master 2022-09-16 408
700 예수님 부활기사가 복음서마다 다릅니다. master 2022-09-12 400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