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에서 율법이란?
[질문]
성경을 보다 보니, 신약에 와서는 율법의 가치가 낮아(?)졌습니다. 율법주의가 아닌 믿음을 강조하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율법은 모세 5경에 나오는 레위기의 제사법, 예배법, 안식일 등만을 말하는 것인가요? 구약에서는 제가 알기론 율법을 말할 때에는 모세 5경을 말하는데, 신약의 율법 또한 모세 5경을 말하는 것인지, 혹은 구약 전체를 말하는 것인가요?
[답변]
신약에서 율법이라고 말할 때는 모세 5경과 구약전체 둘 다를 대변합니다. 그 판단은 당연히 앞뒤 문맥에 따라야 합니다. 그럼에도 대체로 통용되는 몇 가지 원칙은 있습니다.
- ‘율법과 선지자’ 식으로 구분해서 말할 때는 율법은 모세5경을 의미합니다.
- 또 서신서의 경우는 그 주된 내용이 죄에서 구원 얻는 십자가 복음에 관한 진술이므로 대체로 모세 5경(넓은 뜻으로는 구약성경 전체의 하나님의 모든 계명)을 온전히 준수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율법이라고 말합니다.
- “모세의 율법”이라고 수식어가 붙은 경우는 당연히 모세 5경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의 깨달음이니라.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롬3:20,21)
여기서 율법은 모세5경입니다. 그리고 율법 외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22절)인데 요컨대 그리스도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 의가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모세5경과 선지서에, 구약성경 전체를 뜻하는데 아래에서 설명함, 그리스도에 관해 이미 계시되어 있었던 은혜로 얻는 구원이 골고다 십자가로 실현되었다는 것입니다.
“또 이르시되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한바 곧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한 말이 이것이라 하시고”(눅24:44)
스승의 십자가 죽음으로 실망하여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서 성경을 풀어서 강론해주셨습니다.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 - 즉 성경 전체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신약성경이 기록되기 전이라 당연히 구약성경 전부를 말합니다.
주목할 것은 당시(지금도) 유대인들은 구약성경을 크게 3등분했습니다. 오늘날 개신교는 모세5경, 역사서, 선지서, 지혜서로 4등분하지만 그들은 역사서도 선지서로 구분합니다. 따라서 예수님이 선지자의 글이라고 하면 바로 역사서와 선지서를 합한 것이며, 시편이라고 말한 것은 지혜서를 통칭한 것입니다. 결국 구약성경 전부를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편이라고 덧붙인 경우는 상기의 예뿐입니다. 그 외는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라고만 말하는데 여전히 구약성경 전부를 칭합니다. 즉 선지자, 혹은 선지자의 글은 모세5경을 제외한 구약성경 나머지를 뜻합니다. “율법과 선지자는 요한의 때까지요 그 후부터는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이 전파되어 사람마다 그리로 침입하느니라.”(눅16:16)가 대표적 예입니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일획이라도 반드시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마5:17,18)
예수님이 17절에서 말한 “율법과 선지자”는 당연히 구약전체입니다. 그런데 18절에선 앞 절에서 말한 율법과 선지자 즉, 구약성경 전부를 율법이라는 한 단어로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선지서에 나타난 도덕적 계명을 신자들더러 하나 빠트리지 않고 준행해라는 단순한 뜻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에 관한 예언들이 모세5경과 선지자(나머지 구약)에 두루 나오기에, 당연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구약성경 전체가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리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 율법에 기록한바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성경은 폐하지 못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 사람들을 신이라 하셨거든”(요10:34,35) 예수님이 34절에서 말씀하신 “율법에 기록한 바”는 시편82:6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율법은 모세5경이 아니라 구약성경 전체를 뜻합니다. 그래서 35절에서 성경,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다시 부연해 설명해 준 것입니다.
몇 가지 대표적 예를 살펴본 대로 상기의 세 원칙을 염두에 두시고 앞뒤 문맥을 잘 따지면 구체적인 성경신학적 지식이 없어도 율법이 모세5경만 말하는지, 구약전체를 뜻하는지 판단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은 구약 전체를 뜻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고, 또 “율법과 선지자”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7/2/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