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번역을 왜 어렵게 했는가?
[질문]
성경에는 마치 타언어로 번역을 허용 안한 중세시대처럼 평신도들에겐 너무 어려운 구절들이 많습니다. 전문적으로 성경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학자들이 왜 성도들이 이해할 수 없도록 번역했는지 화가 날 정도입니다. 일례로 신명기 33:2절을 일만 천사라고 하면 될 것을 일만 성도라고 번역되어서 의미를 아는데 힘들었습니다.
[답변]
모든 번역은 반드시 원서의 뜻과 정확히 일치하도록 해야 합니다. 독자의 편의를 봐주어서 쉽게 번역해선 안 됩니다. 단어나 숙어나 문구 하나하나와 사용된 표현법은 물론 문장구조까지 정확하게 옮기는 것이 원칙입니다. 심오한 철학 서적이나 복잡한 과학도서는 전문 용어를 그대로 살려서 번역해야 합니다. 성경도 예외는 아니며 하나님의 절대적 진리가 계시되었기에 더더욱 그래야만 합니다.
번역자가 저자와 동시대에 산다면 그렇게 직역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사용된 언어들과 표현법은 물론 저자가 비유 상징한 내용이나 강조하려는 주제나 책의 배경상황 등이 같은 시대의 산물이라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난해한 부분이 있으면 동시대의 자료나 전문가들에게 쉽게 자문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한국 영화 기생충의 경우 영어자막의 번역이 잘 되어서 세계인들도 한국인이 느끼는 것과 거의 흡사한 감동을 받았기에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은 것입니다. 그렇게 잘 된 번역임에도 “짜파구리”(‘짜파게피’와 ‘너구리’ 두 종류의 라면을 함께 섞어먹는 음식)는 어떤 영어로 번역해도 그 의미를 살릴 수 없으며 관람객들로선 원래의 뜻을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 음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하게 설명해서 자막에 넣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동시대의 번역가가 원서의 언어나 상황에 능통해도 이런 식의 문화적 차이나 섬세한 감정의 흐름은 완벽하게 반영할 수 없습니다. 농담이나 욕설의 뉘앙스는 물론 비유 상징 과장 같은 문학적 기법들도 백 퍼센트 일치하게 번역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잘 된 번역도 이런 번역작업 고유의 장애나 제한들로 인해서 100%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신구약 성경 66권은 지금보다 최하 3500년 전에 저작된 모세오경을 필두로 약 2000년 전까지 1500여년이란 긴 기간에 걸쳐서 저작된 것입니다. 그것도 출신성분 성장배경 교육정도 사회적 신분 내지 직업 등이 각기 다른 약 40여명의 저자가 자기가 살던 시대 상황과 사건에 맞추어서 기록한 것입니다. 각 책의 주제와 저작 의도와 시대 배경과 문화와 관습이 다 다를 뿐 아니라 저자에 따라 특별히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법 등들도 다릅니다. 성경 자체의 이런 특성들 때문에 성경 번역에는 더 많은 애로가 따랐습니다.
거기다 말씀하신 대로 성경번역 자체가 한 동안 금지 되었기에 성경의 의미를 후대에 정확하게 전달함에 있어서 시대적 단절이 생겼습니다. 어떤 언어라도 그 용법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같은 말이라도 시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며 나중에는 사용하지 않고 사라진 단어 문구 표현법 등도 많습니다. 성경원전에 사용된 고대 히브리어나 고대 헬라어 등은 오늘날 그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어서 그 의미를 정확히 아는 데도 언어학자들의 장기간에 걸친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저작 당시의 역사적 상황이나 문화 관습 법률 종교는 물론 사람들의 가치관과 사상들을 파악하는 일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아직도 그 작업은 진행 중입니다. 성경번역은 단 번에 완벽하게 끝날 과제가 절대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 보완 수정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성경번역은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첫째는 단어 문구 표현법까지 전부 일대일로 대응하여 문자적으로 직역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기생충 영화에서 짜파구리라고 원음을 살려서 번역하는 식입니다.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에 가장 어려운 방식입니다.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원어 그대로 살리려는 뜻이었는데 성경번역 초기에는 주로 이렇게 번역되었습니다.
둘째는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학적 구조나 표현법을 경시하고 그 뜻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는 방식입니다. 자연히 원어의 단어 숙어 문구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들도 생깁니다. 최근에는 아예 원문과 상관없이 뜻만 전하는 번역도 나왔습니다. 첫째 방식의 번역이 너무 난해하다는 불평에 대한 대응책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해하기는 쉬우나 원전의 의미가 생략되거나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단점들이 노정되었습니다.
셋째는 원서의 단어나 표현법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면서 난해한 부분만 조금 더 알기 쉽게 바꾸는 식입니다. 첫째와 둘째의 번역의 절충인 셈으로 성경번역으로는 가장 좋은 방식이며 비교적 최근에 들어서야 이런 방식으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결국 성경의 원전은 하나이지만 4세기 후반 제롬이 신약의 복음서를 라틴어로 번역한 이래 지금까지 오랜 기간 다양한 방식의 번역본들이 출간되었습니다. 또 새로운 언어학적 연구와 고고학적 발견이 진행될수록 새롭게 개정해서 번역될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번역은 수많은 신학자, 언어학자, 고고학자, 역사학자, 인류학자, 사회학자 등이 함께 힘을 합쳐야만 가능한 지난한 작업입니다. 심지어 16세기 후반 영어로 번역했다고 영국국교회로부터 화형당한 틴데일도 있었습니다.
기독교가 전래된 초기에 한국에는 히브리어나 헬라어 전공자들이 없어서 영어와 중국어 성경 번역본을 원전으로 삼아서 이차적으로 번역했습니다. 차츰 원어에 능통한 신학자들이 늘어나서 원전에 기초한 번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어 번역에도 당연히 앞에서 말씀드린 세 가지 번역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첫째 직역은 흠정역, 둘째 알기 쉬운 번역은 현대인의 성경, 셋째는 표준새번역본을 들 수 있고. 영어성경은 각기 첫째 KJV, 둘째 NLT, 셋째 NIV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하신 신명기 구절도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표준새번역본은 ‘성도’에서 원문의 문맥상 의미에 맞게 ‘천사’라고 바꿨습니다. 그렇다고 그전의 성경들을 신학자들이 일부러 어렵게 번역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원어와 정확하게 일치시키기 위해서 번역이 개선되어 가는 과정 중이었을 뿐입니다.
다른 모든 책들이 다 그러하지만 성경은 더더욱 쉽게 번역한다고 해서 좋은 번역이 될 수 없습니다. 단어, 문구, 표현법, 문장구조 등이 달라짐에 따라 느끼는 감동과 깨닫는 진리의 의미까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쉬운 번역본을 읽으면 스스로 연구해서 그 뜻을 찾아볼 시도를 거의 하지 않게 됩니다. 하나님의 절대적 진리라는 인식이 옅어지고 간단한 이야기책처럼 앉은 자리에서 읽고 치울 것입니다.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로 돌아가면 각 나라의 자막이 어떻게 번역했든 영화를 보고 그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했던 사람은 추가로 알아보기 마련입니다. 성경에도 그런 부분이 당연히 아주 많이 나오는데 원문에 가장 적합한 자국 언어로 번역은 하되 별도의 주해를 붙여야만 합니다. 실제로 그런 어려운 부분마다 자세한 해석을 붙인 주해 성경들이 이미 많이 발간되어 있습니다. 짜파구리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부분의 뜻을 반드시 알아봐야겠다고 마음먹는 신자는 추가로 전문가에게 묻든지 주해성경을 구입할 것입니다.
나아가 성경의 원어까지 포함해 더 깊이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수많은 주석전집은 물론 성경해석학에 대한 책들도 다양하게 이미 발간되어 있습니다. 일반신자들도 얼마든지 스스로 연구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고 목회자 이상의 성경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성경 번역에 대한 신자들의 불만은 사실상 다 해소되었다는 뜻입니다.
어떤 책이라도 독자가 쉽게 이해하지 못할 전문용어나 다른 책들에서 인용한 경우 반드시 저자가 각주로 추가 설명을 붙여 놓습니다. 독자는 그 각주를 봐야만 책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성경은 그런 각주가 거의 모든 구절마다 필요했기에 주해를 붙인 스터디 바이블을 그것도 여러 종류로 이미 발간해놓은 것입니다.
제가 이 홈피를 통해서 주석이 붙은 스터디 성경과 성경해석학 책을 꼭 구입해서 보시라고 수도 없이 권면해 왔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신 이유도 성경을 깊이 정확히 알고 싶다는 열정 때문일 것이므로 지금이라도 그런 성경을 구입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의심나는 부분의 뜻만 목사에게 묻고 치우면 금방 잊어버립니다. 스터디바이블을 여러 번 통독하시면 금방 성경의 전문가가 되며 그전에 하나님과의 영적인 교제가 훨씬 깊어질 것입니다.
(8/1/2022)
[추가질문 3]
(1) "성경은 왜 이토록 어렵게 쓰여져서 전문가들의 해석을 필요로 하도록 했을까요?"
하나님은 당신의 진리를 특별히 십자가 구원 진리를 인간의 이해 수준에 맞추어서 점진적으로 계시했습니다. 부분적으로 불명확하게 계시해 나가다가 예수님의 가르침과 십자가 사역으로 전체적으로 명료하게 계시되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오랜 기간 40여명의 저자가 동원된 것입니다. 따라서 지난 주(7/31 죄인구원담화 1번)의 제 설교대로 성경 해석의 열쇠는 오직 예수여야 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절대적이고 완전한 진리에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지 않으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신자는 믿고 난 후에는 열심히 성경을 연구하고 신학자들이 이미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교리까지 배워야만 합니다. 다른 모든 종교는 알고 나서 믿지만 기독교만은 성령의 역사로 믿음이 먼저 생깁니다. 그 후에 믿음을 더욱 굳건하게 하기 위해서 알아나가야만 합니다. 성경을 그렇게 저작하게 한 것이 하나님의 완전한 계획입니다. 이는 솔직히 하나님께 대놓고 따져야 할 문제입니다.
(2) "연구할 부분(영적 해석)과 단순한 용어적 표현은 구분해서 번역되었으면 합니다."
성경 저자도 인간이지만 번역자도 인간으로 완전할 수 없습니다. 영적 해석은 물론 용어적 표현에서도 여전히 연구가 진행 중이며 더 나은 번역을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실로 현재까지 이뤄진 연구에 맞춘 번역본들을 출간해놓았습니다. 그리고 용어까지 쉽게 바꾼 번역본도 이미 발간되어 있습니다. 고대에 지은 책 중에 성경의 원전이 가장 잘 보존되었음에 감사해야 하고 성경의 번역에도 성령님이 반드시 역사했습니다.(제 개인적으로는 현재 거의 완벽한 번역이 이뤄졌다고 봅니다.) 하나님의 계시가 즉, 성경의 저작이 점진적으로 이뤄졌듯이 성경의 번역도 이처럼 점진적으로 또 다양하게 이뤄지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 것입니다. 신자 개인에게 적용하면 같은 성경을 읽어도 그 이해하는 바와 그에 따른 믿음이 신앙연륜이 깊어질수록 점진적으로 성숙되어지듯이 말입니다.
단순하게 현대 한국어로 이미 용어까지 쉽게 번역해놓은 성경인 '현대인의 성경', '우리말 성경', '바른 성경' 셋을 비교해보시고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읽어보시길 권면 드립니다. 참고로 성경의 모든 스토리를 시대적 순서에 따라 재편집한 연대기 성경도 있습니다. 나아가 어린이용으로 이야기책이나 만화식으로 바꾼 성경도 있습니다. 그만큼 성경번역가들이 독자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는 뜻입니다.
(3) “수천 년 동안 성경 전문가들이 그렇게 연구하고 분석하고 번역을 했는데 여전히 번역은 일반 성도들이 접근하기는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나님이 이사야를 선지자로 세우면서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하건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사6:9,10)고 말했습니다. 하나님 스스로 당신의 계시의 말씀이 결코 쉬운 말씀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예수님도 당신을 믿지 않은 자들을 향해 이 말씀을 인용했고(요12:40) 또 “이것을 지혜롭고 슬기 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하나이다”(마11;25)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들의 소원대로 계시를 받는 자 외에는 아버지를 알 수 없으므로 당신께 와서 배우라고 당부했습니다.(마11;27,28) 이처럼 성경은 쉽게 열리는 책이 아닙니다. 성령으로 거듭난 신자가 진심으로 자기를 낮추고 예수님과 십자가 구원의 진리를 알고자 간절히 소망할 때만 그 메시지가 들립니다. 성령의 영감을 받아 저작된 하나님의 절대적 진리이므로 기도하면서 성령의 조명을 구해야만 합니다. 믿기 전에는 아무리 읽어도 이해는커녕 아예 쳐다보기도 싫은 책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말씀대로 어린아이 같은 순전한 믿음을 갖고 난 후에는 천천히 묵상하면서 읽으면 신기할 정도로 쉽게 이해되고 반복해서 읽을수록 더욱 깊은 진리까지 통달하게 해주는 신령한 책입니다.
'질문하신 신명기 구절도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표준새번역본은 ‘성도’에서 원문의 문맥상 의미에 맞게 ‘천사’라고 바꿨습니다. 그렇다고 그전의 성경들을 신학자들이 일부러 어렵게 번역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원어와 정확하게 일치시키기 위해서 번역이 개선되어 가는 과정 중이었을 뿐입니다.
다른 모든 책들이 다 그러하지만 성경은 더더욱 쉽게 번역한다고 해서 좋은 번역이 될 수 없습니다. 단어, 문구, 표현법, 문장구조 등이 달라짐에 따라 느끼는 감동과 깨닫는 진리의 의미까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쉬운 번역본을 읽으면 스스로 연구해서 그 뜻을 찾아볼 시도를 거의 하지 않게 됩니다. 하나님의 절대적 진리라는 인식이 옅어지고 간단한 이야기책처럼 앉은 자리에서 읽고 치울 것입니다.
ㅡ> 성도를 천사라고 번역을 쉽게 하면
스스로 연구해서 그 뜻을 찾아볼 시도를
거의 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일만의 성도를 천사라고 번역을 하면
굳이 일만의 성도와 많은 성도를 굳이 비교하는
수고를 하지 않고 성경을 보다 더
이해하는 게 좋은 것 아닌지요?
성경을 깊이 이해하는 게 중요하지만
성경을 읽어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번역하면
오히려 성경을 보다 더 가까이 하지
않을까요?
성경은 왜 이토록 어렵게 쓰여져서
전문가들의 해석을 필요로 하도록
했을까요?
수천년 동안 성경 전문가들이 그렇게
연구하고 분석하고 번역을 했는데
여전히 번역은 일반 성도들이 접근하기는
어렵게 느껴집니다.
굳이 성경의 영적인 의미는 차치하더라도
번역 만큼은 성도들이 보다 더 쉽게
이해할 스 있도록 번역되었으면 합니다.
연구할 부분(영적 해석)과 단순한 용어적 표현은
구분해서 번역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