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오경에 관한 이런저런 의문들(1)
(1) 창 37:10 “그가 그의 꿈을 아버지와 형들에게 말하매 아버지가 그를 꾸짖고 그에게 이르되 네가 꾼 꿈이 무엇이냐 나와 네 어머니와 네 형들이 참으로 가서 땅에 엎드려 네게 절하겠느냐.” - 엄마가 죽지 않았나요?
요셉의 어미 라헬은 이미 죽었습니다.(창35:18,19) 여기선 야곱이 그 꿈이 의미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풀어서 요셉에게 반문한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이미 죽은 엄마가 살아나 절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 앞의 9절에서 요셉이 “해와 달과 열한 별이 내게 절하더이다”라고 말했기에 그것을 풀어 설명한 것입니다. 열한 별은 분명히 요셉의 형제들이고 그럼 해는 아비를, 달은 어미를 상징한다고 야곱이 해석한 것으로 형들 앞에서 잘난 척 하지 말라는 꾸중의 뜻으로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2) 창 45:10 “아버지의 아들들과 아버지의 손자들과 아버지의 양과 소와 모든 소유가 고센 땅에 머물며 나와 가깝게 하소서” 창 47:11 “요셉이 바로의 명령대로 그의 아버지와 그의 형들에게 거주할 곳을 주되 애굽의 좋은 땅 라암셋을 그들에게 주어 소유로 삼게 하고” - 고센인가요, 라암셋인가요?
라암셋은 고센의 다른 이름으로 구체적으로는 고센 땅에 세운 한 국고성(國庫城)의 명칭이므로 같은 장소를 의미합니다.
(3) 창 46:27 “애굽에서 요셉이 낳은 아들은 두 명이니 야곱의 집 사람으로 애굽에 이른 자가 모두 칠십 명이었더라” - 남자만 70명?
“야곱의 집 사람”이지 야곱의 아들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열두 아들과 며느리와 손자들과 합쳐서인데 정확하게는 70명을 조금 넘지만 편의상 그렇게 부른 것입니다. (본 홈페이지의 ‘성경문답’ 사이트의 “애굽에 내려간 야곱의 후손의 숫자는?”의 글을 참조하십시오. 아래 검색창을 제목으로 바꾼 후에 상기 제목을 타이프인 하시면 해당 글로 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4) 창 48:8 “이스라엘이 요셉의 아들들을 보고 이르되 이들은 누구냐?” - 아들을 못 알아보심?
이스라엘은 야곱의 별칭입니다(창32:28 참조). 이스라엘 즉, 야곱은 요셉과 청년 시절에 생이별 했다가 애굽에서 22년여 만에 만났고 그 사이에 요셉은 애굽에서 결혼하여 아들 둘을, 야곱에겐 손자들, 얻었습니다. 야곱이 애굽으로 이주해 왔어도 그 두 손자들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거나 혹은 자주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노쇠하여 눈이 어두워진 야곱으로선 미처 알아보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11절과 연결해서 생각해보십시오.
(5) 창 48:22 “내가 네게 네 형제보다 세겜 땅을 더 주었나니 이는 내가 내 칼과 활로 아모리 족속의 손에서 빼앗은 것이니라.” - 언제 야곱이 세겜을 뺐었나요?
구약성경의 예언을 해석하는 원칙을 유대인들의 관용어법에 비추어서 본문을 이해해야 합니다. 먼저 미래에 분명히 이루어질 사건은 그 확정성을 더 강하게 드러내기 위해서 과거 시제로 예언하는 법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중에 후손들이 가나안 정복 전쟁에서 반드시 세겜 땅을 차지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또 주어를 “내 – 야곱”이라고 사용했지만 야곱은 이스라엘 12지파의 선조로서 이스라엘 전체를 대변하는 뜻이기도 합니다. 유대 관용어법은 개인 이름으로 공동체를 대변하게 하거나, 때로 선조를 단순히 ‘아비’로, 후손들도 ‘아들’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내가 내 칼과 활로 빼앗은 것”은 이스라엘이 나중에 반드시 정복하게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6) 출 2:17,18 “목자들이 와서 그들을 쫓는지라 모세가 일어나 그들을 도와 그 양 떼에게 먹이니라 그들이 그들의 아버지 르우엘에게 이를 때에 아버지가 이르되 너희가 오늘은 어찌하여 이같이 속히 돌아오느냐.” - 왜 딸들을 쫓아냄? 18절을 볼 때 쫓아낸 게 하루 이틀이 아님을 알 수 있나요?
본문의 앞뒤를 주의 깊게 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버지 르우엘이 딸들을 쫓아낸 것이 아닙니다. 르우엘에게 딸만 일곱 있었고 아들이 없었습니다. 양을 치는 일을 딸들이 맡아 하고 있으면서 양 무리에게 물을 먹이려는데 남자 목자들이 와서 자기들 양에게 먼저 물을 먹이려고 르우엘의 딸들을 쫓아낸 것입니다. 그 때에 모세가 그 목자들의 행패를 막고 딸들을 도와서 양 무리에게 물을 먹이도록 해주었고 그런 일을 아비에게 보고하려고 평소보다 일찍 아비한테로 돌아간 것입니다.
(7) 출 4:18 “모세가 그의 장인 이드로에게로 돌아가서 그에게 이르되 내가 애굽에 있는 내 형제들에게로 돌아가서 그들이 아직 살아 있는지 알아보려 하오니 나로 가게 하소서 이드로가 모세에게 평안히 가라 하니라.” - 왜 전부 말하지 않았나요?
장인 이드로는 미디안 제사장으로 여호와 신앙에는 무지합니다. 또 모세는 그 집에 실질적 장남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모세를 순순히 보내준 그의 인격은 칭찬받을 만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사건을 영상녹화 하듯이, 혹은 과학논문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기록한 책이 아닙니다. 명시적 기록은 없어도 개연성 있는 행간(行間)의 의미는 추정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합니다. 따라서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어도 장인 이드로는 맏사위 모세의 모든 사정을 익히 알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성경문답 사이트의 “모세 장인 이드로는 여호와 신앙을 가졌는가?”의 글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8) 출 4:25 “십보라가 돌칼을 가져다가 그의 아들의 포피를 베어 그의 발에 갖다 대며 이르되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하니.” - 이 아기는 누구인가요?
모세는 애굽에서 미디안으로 도망하여 십보라와 결혼한 지 이미 수십 년이 흘렀고 그 사이에 두 아들을 보았습니다. (출2:22, 4:20, 18:3-6 등 참조)
(9) 출 6:3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전능의 하나님으로 나타났으나 나의 이름을 여호와로는 그들에게 알리지 아니하였고.” - 모세 이전에는 하나님이 여호와라고 알려지지 않았나요?
이전에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호와를 부르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창15:7, 22:14, 28:13 등 참조) 여기서 ‘알리지’라는 히브리어 ‘야다’는 체험으로 완전히 속속들이 안다는 뜻입니다. 부부가 결혼해서 성관계를 가진 후에 정말로 온전히 상대를 알듯이 안다는 것이 원어가 가진 의미입니다. 물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등에게 하나님이 당신의 보호 인도를 체험으로 알게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출애굽의 구원이, 구약 백성이 하나님의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구원을 체험하는 사건이 그래서 하나님에 대해 더 깊이 친밀하게 알게 되는 사건이 곧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10) 출 18:2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모세가 돌려보냈던 그의 아내 십보라와” - 애굽까지 가족이 같이 갔나요?
모세가 가족과 함께 애굽으로 들어갔는지 여부에 대해선 성경은 침묵합니다. 대신에 본문에 따르면 가족을 장인에게 돌려보낸 것은 분명합니다. 언제 어디서인지 명백한 설명은 없으나 학자들은 애굽으로 함께 들어가려던 중도에 할례 문제로 두 아들들이 죽을 뻔하게 되자(출4:24-26) 모세가 앞으로 출애굽 소명을 행할 때에 자칫 가족까지 위험에 처할 수도 있겠다고 여기고 그 때 돌려보낸 것으로 추측합니다.
(11) 출 21:7 “사람이 자기의 딸을 여종으로 팔았으면 그는 남종 같이 나오지 못 할지며” - 남종은 7년에 면제받는데 여종은 왜 그렇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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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이어지는 8-11절이 보충 설명하듯이 특별히 첩으로 딸을 판 경우를 말합니다. 일반적인 여자 종의 경우에는 “네 동족 히브리 남자나 히브리 여자가 네게 팔렸다 하자 만일 여섯 해 동안 너를 섬겼거든 일곱째 해에 너는 그를 놓아 자유롭게 할 것이요”(신15:12)에서 보듯이 남종과 마찬가지로 7년에 면제 받습니다.
(12) 성막 입구가 동쪽이라는 구절이 모세 오경에 있는가요?
예 있습니다. 출27:9-19까지의 성막의 뜰과 뜰을 감싸는 포장에 관한 규정에 보면 남, 북, 서쪽으로는 포장에 관한 설명만 있는(9-12절) 반면에 동쪽을 향해선 중간에 문을 두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13-16절)
****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Qwerty님 약속드린 대로 이처럼 짬이 나는 대로 답변 글 올리겠습니다.
계속해서 답글이 업데이트 되는지 신경 써주시기 바랍니다.
성경을 아주 정밀하게 읽으시고 의문나는 사항을 반드시 해결하려는 자세가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사항이 있습니다.
돈이 조금 들겠지만 가능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톰슨주석성경" 혹은 "오픈성경" 중에 하나를 사서 주석과 함께 읽어보십시오.
질문하신 것들 중에 스스로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또 앞으로도 비슷한 의문들을 그 성경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답변도 그 성경에 의존하는 것들이 꽤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왕에 주신 질문들은 계속해서 답변드리겠습니다만...
성경을 더 깊이 읽으려는 자세를 지녔기에 꼭 상기의 성경을 사서보길 강력히 권고드립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