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묵상] 어.그..러...짐....

조회 수 973 추천 수 118 2010.07.18 17:40:02

어그러짐은..
맞물려 있는 물체가 틀어져서 맞지않는 상태이다.
끊어지거나 비뚤어지거나 굽음으로 서로 어긋난 모양이다.
동질감에서 이물감으로 이행되는 불균형이다.
오그라짐과 늘어짐의 대립적 긴장이다.
짓눌림과 당겨짐의 상호 갈등이다.

뼈의 어그러짐은..
에임과 저림과 젖혀짐을 넘어선 틀어짐이다.
뼈마디와 관절의 위골이요 탈골이다.
큰 뼈가 먼저 어그러지고 작은 뼈가 그 뒤를 따른다.
오그라짐과 늘어짐, 짓눌림과 당겨짐으로 시작하여
굽혀짐과 끊어짐, 쥐어짬과 으깨임이 함께 온다.
극한 고통으로 인한 악물림의 사무침이다.

십자가 상에서 모든 뼈의 어그러짐은..
양팔이 늘어나고 어깨가 탈골됨으로 시작된다.
발목과 양 손목의 역삼각형 축을 견디지 못한 모든 뼈의 위골이다.
에베레스트의 무산소 등정에 이르는 숨참에 겨운 질식이다.
단 한 방울 물만을 갈구했던 음부 속 부자의 목탐이다.
피와 땀을 차마 분간할 수 없는 육신의 발작적 몸부림이다.
신경계의 모든 통각점이 일시에 열리는 하늘과 땅의 흐느낌이다.
생명의 진액이 서서히 타들어 가는 점진적 고갈이다.
사방에서 우겨쌈을 당하는 영혼의 울부짖음이다.

그래서 십자가 주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물같이 쏟아졌으며
내 모든 뼈는 어그러졌으며
내 마음은 촛밀 같아서 내 속에서 녹았으며
내 힘이 말라 질그릇 조각 같고
내 혀가 이틀에 붙었나이다.
주께서 또 나를 사망의 진토에 두셨나이다. (중략)
내가 내 모든 뼈를 셀 수 있나이다. (시22:14,15,17)

어.그..러...짐....
오 주님.....
†십자가† 주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후기)
지난 금요일 새벽기도 때부터 제게 주신 눌림이 있었습니다.
히브리서를 묵상하면서 당신의 몸을 재물로 드린 예수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것이 시편22 편의 ‘어그러짐’으로 제 가슴에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어그러짐과 관련한 여러 모습들과 의미들이 주어졌습니다.
어그러짐에서 뼈의 어그러짐으로, 연이어 십자가 상에서 모든 뼈의 어그러짐으로,
마지막으로 그 엄청난 고통을 몸소 감내하셨던 주님의 모습으로..
바로 내 극악한 죄가 어그러짐의 직접적 원인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눈물조차 말라버린 쾡한 눈으로 이 글을 완성했습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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