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동지의 식탁

조회 수 1328 추천 수 131 2003.07.08 22:27:15
북한 김정일 지도자의 전속 주방장으로 13년 간 일했던 한 일본인이 “가까이서 본 권력자의 본(本) 모습’ 이라는 책을 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직업이 직업인 만큼 책의 상당 부분을 김정일의 식생활 습관에 관해 적었다. 그는 매일 세계적 부호들이나 먹을 수 있는 최고로 비싸고 진귀한 요리만 찾는다고 한다. 우리는 듣도 보지도 못한 야자상어날개탕, 러시아식 바비큐 요리 샤슬리크, 프랑스식 치즈요리 라클레트, 차는 중국산 최고급 녹차인 물고기용정차를 마신다는 것이다.

식량 위기가 한창이던 1994년의 메뉴도 이와 전혀 다를 바 없었다고 하니 그가 정말 인간인가 싶고 그의 잘못을 따지려면 입만 아플 뿐이다. 그 보다는 매일 그렇게 먹어 과연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하며 먹었을지 의심스럽다. 세상의 어떤 쾌락도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효용체감(限界效用遞減)의  법칙이 적용 되지  않는 것이 없다. 처음 느꼈던 재미와 감격은 반복될수록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위대한(?) 지도자 동지께서도 요리란 첫째 모양, 둘째 향기, 셋째 맛이라고 말했다. 생존과 맛을 위해  먹는 차원을 훨씬 뛰어 넘었다. 갈 데까지 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계효용이 체감된다는 사실만 알지 정작 더 중요한 것은 미처 알지 못한다. 그가 국민들은 굶어 죽는데도 불구하고 매일 호사스럽게 먹어야만  했던 이유는 반드시 식도락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제보다 맛이 없는 메뉴가 올라 오면 아예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같은 수준이라야 젓가락이라도 가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주방장은 당장 총살감이다.

솔직히 따지자면 주님의 은혜를 바라는 신자의 마음도 김정일의 식탁메뉴와 크게 다를 바 있겠는가? 어제 보다 최소한 같거나 나아야 한다고 떼를 쓴다. 주위에 굶거나 훨씬 어렵게 사는 이가 얼마든지 많은 데도 말이다. 더 화끈한 은혜를 바라지 않으려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처음 받은 은혜가 세상에서 가장 커다는 것을 확신 하면 된다. 근래 중국 관광 코스로 인기 있다는 수천 만원짜리 황제의 식사를 먹었다면 그 다음에 먹는 것은 아무래도 좋지 않겠는가? 신자가 처음 받은 은혜가 무엇인가? 예수님이 내  대신 죽어 내가 살아난 것 아닌가? 이것보다 더 큰 은혜는 이 세상에 없다. 그런데도 신자들의 한결 같은 불평은 오늘의 은혜가 어제보다 못하며 매일 제일 큰 사랑만 달라고 난리다.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치 아니하면 내가 네게 임하여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계2:4,5)

6/22/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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