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寸鐵殺人)의 깨우침

조회 수 716 추천 수 110 2011.06.15 19:04:22
운영자 *.108.161.206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깨우침


오늘(6/15) 아침 미국 ABC 방송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보았습니다. 호주를 방문한 Dalai  Lama 에게 TV 호스트가 인터뷰 중에 조크를 겸해 질문을 던지자 그가 미처 알아듣지 못해 잠시 당황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라마는 영어가 능통해 미국을 방문해도 영어로 설법(說法)을 전하고 상담해주는데도 서구 문화에 능숙하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질문의 내용인즉, 만약 라마가 피자 가게에 일한다고 가정해서 모든 것을 다 넣은 피자 하나를 만들어 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페페로니, 치킨, 버섯 등등 피자 위에 올리는 토핑(topping)의 종류와 양에 따라 그 맛과 가격이 달라진다는 것을 아마 라마는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옆에서 누군가 설명해주자 그제야 그건 불가능하다고 답을 했습니다.  

ABC에선 인터뷰 전부를 방영하지 않고 그 장면만 클립해서 보여주었기에 전후사정을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아마 현재 서구지성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현자(賢者)가 그 간단한 질문도 미처 알아듣지 못한 것이 아이러니이지 않느냐는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다 시청자더러 그런 선문답(禪問答) 가운데도 깊은 진리가 숨겨져 있음을 눈치 채라는 의도마저 있었다면 담당 프로듀서의 지혜는 높이 사줄만 합니다. 최고 좋은 토핑을 다 얹어서 최고 좋은 피자 하나를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은, 내 인생을 다 걸만한 절대적 진리에 대한 깨우침을 얻을 수 있는지 한 마디로 대답해 달라는 뜻이었으니 말입니다.  

순진한 웃음을 머금고 당황해 하는 모습에선 라마의 소탈함이, 또 그런 길은 없다는 막힘 없는 답변에선 진솔함이 배어나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대답은 분명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진리였습니다. 서구인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까닭을 이해할만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럼 대체 그는 무엇을 가르치며, 또 사람들은 왜 그에게서 답을 얻으려는 것입니까? 모든 인간이 평생을 두고 던지는 궁극적 질문에 대해 한마디로 명쾌하게 답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지 않습니까? 만약 모든 천재과학자들이 지상 최고의 슈퍼컴퓨터를 동원해도 아예 풀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면, 또 풀 수 없다는 것이 입증이 되었다면 그 문제를 갖고 씨름하는 것은 헛된 시간 낭비이자 바보짓일 뿐이지 않습니까?

지금 타종교나 달라이 라마를 폄하하려는 뜻은 전혀 없습니다.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그렇다는 뜻입니다. 유사 이래 모든 세대의 내로라하는 현자들이 평생을 두고 추구했던 질문이지만 아직도 답이 없다는 것은 바로 답이 없다는 것 자체가 정답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이 성립되려면 인간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거나 알 수 있다는 것부터 반드시 전제되어야만 합니다. 비유컨대 모든 수학공식을 꿰뚫고 있는 자에게만 어떤 난제라도 풀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지 구구셈도 모르는 이는 일차방정식조차 평생가야 풀지 못할 것입니다.

인생의 이 궁극적 과제에 대한 해답이 없다면 인간의 처지가 딱하다 못해 너무 비참하지 않습니까? 모든 세대의 모든 인간이 정답이 없는 인생을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저 안개처럼 왔다가 안개처럼 사라져버리는 것입니다. 여타 비궁극적인 문제들의 모든 해답을 얻었어도 사실은 아무 답을 얻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이런 딜레마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둘 뿐입니다. 인간은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진짜로 솔직하게 인정하거나, 그 점이 납득되지 않거나 동의하기 싫다면 모든 것을 알려고 끝까지 노력하는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당연히 모든 것을 꿰뚫고 난 후까지 이 궁극적 질문은 연기해 놓아야 합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장래 후손이나마 그 답을 얻도록 말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요? 인간이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절대자가 되지 않고선 불가능하지, 라마가 의식했던 안했던 그의 뜻도 이것이었을 것임, 않겠습니까?
    
기독교 신앙은 이런 면에서 너무나 간단하면서도 참으로 미묘한 것 같습니다. 먼저 너무나 간단하다고 말한 이유는 이 궁극적 딜레마의 해결책을 “인간은 모든 것을 아무리 해도 다 알 수 없다.”는 데서 얻었기 때문입니다. 또 미묘하다는 것은 따지고 보면 이렇게 간단한 원리인데도 수십 년을 두고도 스스로는 도무지 몰랐다는 것 때문입니다. 거기다 주위에서 아무리 그렇다고 설명해 주어도 끝까지 그렇지 않다고 우겼다가 어느 순간엔가 자신도 모르게 그 점을 인정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얹은 하나의 피자를 만들 수 있는 인간은 단 한명도 없었고, 없고, 없을 것입니다. 인간 자체가 세상의 모든 것 중에 하나일 뿐이며, 여전히 세상 모든 것을 소유는커녕 알지도 못하는 데 어떻게 그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런 질문, 요구, 심지어 소망조차 단순히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아예 말도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흥미롭다 못해 진짜 두렵기까지 한 사실은 따로 있습니다. 지금 호주  TV 호스트는 촌철살인의 깨우침을 달라고 요구했고, 달라이 라마도 그 깨우침을 가르쳐 준 셈입니다. 그런 깨우침은 있을 수 없다고, 뒤집으면 인간 스스로는 세상 이치를 다 알 수 없다는 뜻으로 분명히 대답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그들은 비록 아직은 다 알지 못해 안타깝지만 앞으로는 알 수 있으리라고 아무 공로와 소득 없는 다짐만 다시 하니 말입니다.

라마는 분명 입술로는 인간은 다 알 수 없다고 솔직하게 인정한 셈입니다. 반면에 아직까지 마음으로 겸손해질 의사는 없고 또 그러기 싫다는 뜻입니다. 솔직하다고 해서 다 겸손한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겸손해지면 자연히 솔직해지는 법입니다. 스스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고 제대로 인정하는 순간, 성경의 창조주 하나님과 그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라야 할 줄을 불신자들도 기실 알고 있는, 최소한 어렴풋이 눈치 채고 있는, 셈입니다.  

말하자면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지어진 영적존재로서 아무리 끊으려 해도 도무지 끊을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그분과 묶여져 있다는 뜻입니다. 그 중에 불신자 끈의 중간이 사단이 까맣게 막고 있어 도무지 교통이 되지 않습니다. 성경의 첫마디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느니라”(창1:1) 한 줄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바로 이 구절이 궁극적 해답이자 최소한 그 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힌트인데도 말입니다.

불신자들을 일관되게 거짓으로 미혹하는 사단의 능력이 두렵지 않습니까? 또 그런 와중에 인생에 답이 없노라 외치면서 형통과 안락만 쫓던 우리를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서 촌철살인의 지혜를 주신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는 더더욱 경이롭지 않습니까?  

“아버지께서는 모든 충만으로 예수 안에 거하게 하시고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을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케 되기를 기뻐하심이라.”(골1:19,20) 처음이자 끝이요, 알파와 오메가 되시는 예수님 밖에선 결코 모든 것을 다 얹은 피자는 구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그분의 십자가의 기쁨 안에 이미 들어 와있는 우리는 바로 그 피자를 받아먹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실감하십니까? 나의 모든 것을 걸만한 궁극적 진리를 이미 소유했기에 환난을 비롯해 범사에 자유로운지 묻는 것입니다.
      
6/15/2011


사라의 웃음

2011.06.16 10:32:03
*.174.67.99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느니라" 이 말씀 안에 모든 인생의 해답이 들어있음을....
천지를 창조하신 그 놀라우신 솜씨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빈틈없이 챙겨주시고 인도하여 주시는
우리 하나님의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예정하신 사랑을 어찌 찬양치 않을 수 있겠는지요.

정순태

2011.06.17 13:26:58
*.75.152.84

창조주 하나님을 다 알 수는 없고, 그 하나님을 부분적으로 예시한 성경도 전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인생이 세상과 인생을 다 알 수 없다고 밝히 말씀하고 계시므로,
성경을 의지하여 인간을 알아갈 수밖에 다른 길은 없겠지요.
달라이 라마의 말은 인간의 지혜입니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도 무방하겠지요.
목사님의 설명에 동의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59 매춘 월드컵과 이슬람 운영자 2006-07-07 1919
258 제 2의 솔로몬 - 찰스 황태자 운영자 2005-02-21 1907
257 십자가에 달린 산타크로스 운영자 2007-12-23 1905
256 철의 심장을 가진 불신자 운영자 2007-08-31 1903
255 장님은 밤낮을 구별하는가? 운영자 2004-11-15 1893
254 예수는 아빠가 둘이었다. 운영자 2008-11-21 1875
253 벌새보다 못한 인간 운영자 2008-03-12 1868
252 두 가지 이상한 결혼 운영자 2005-07-22 1857
251 백주 대로에 나타난 사탄 운영자 2007-03-30 1846
250 닭보다 달걀이 먼저(?) 운영자 2006-05-26 1846
249 병신은 병신끼리 살게 놔두라 운영자 2004-10-18 1839
248 김 선일 형제의 죽음을 보며 운영자 2004-06-26 1815
247 황우석보다 더 위대한 유전공학자 운영자 2005-06-30 1813
246 교회의 Potluck 교제는 불법? 운영자 2005-04-02 1812
245 추수감사절에 드릴 진정한 감사 [6] 운영자 2006-11-24 1811
244 출석만 하면 돈 주는 교회 운영자 2008-12-03 1810
243 군대 귀신이 저지른 연쇄 살인? 운영자 2004-07-24 1808
242 미국교회들에 보내는 긴급제안 운영자 2007-05-25 1798
241 영원한 베스트 셀러 운영자 2004-04-24 1795
240 Tsunami 유감(有感) 3- 물과 불의 심판? 운영자 2005-01-16 1794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