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조회 수 1226 추천 수 76 2005.11.09 01:44:11
얼마 전에 장애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고 계신 선교사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저희 부부에게 주어졌습니다. 주로 중국 각 처와, 카작스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오래동안 사역을 해오신 분들이었습니다.  저는 이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다시 한 번 하나님의 깊은 사랑에 감동되어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그 분들 중엔 가족 중 장애인을 둔 분들도 계셨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았으며 최근까지 장애인을 본 기억이 없다는 분도, 장애인 사역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러한 그들을 하나님께서 한 분 한 분 각자에 독특한 방식으로 이 길로 이끄신 겁니다.

그 중 “기쁨”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제 갓 스물된 여대생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선교사랍니다. 미시간 주에 있는 한 학교에서 특수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다더군요. 형제 중에 장애인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니라 하기에 그러면 어떻게 그쪽에 관심을 갖게 되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어릴 때부터 쭉 그 쪽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대답하더군요. 여덟 살 때였답니다. 부모님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있었는데 어떤 불구자가 구성진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르며 구걸을 하더랍니다. 그날 이후 저절로 마음이 장애인들에게만 향해졌답니다. 후일 어머니께서 이렇게 그날의 기억을 알려 주셨다더군요. “어린 너가 눈물을 줄줄 흘리며 그 사람을 바라보고 있더구나.”

중국에서 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옥화 자매는 얼마 전까지 장애인을 본 기억이 없다 했습니다. 돈을 잘 벌겠다고 경영학을 공부하고자 연변에 있는 선교대학인 과학기술대학에 등록한 것이 계기가 되어 우여곡절 끝에 결국엔 예수를 영접하게 되었고 버지니아 주에 있는 칼빈 신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기에 이르렀는데, 우연찮게 작년에 조이장애선교센터와 연결이 되면서 장애인 사역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더군요. 정말이지 자기는 꿈에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일도 없고 또 그럴 계기도 없었다면서 본인이 신기해 했습니다.

필리핀에서 맹인들을 상대로 선교를 하고 있는 노화진 선교사 역시 집안에 맹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맹인들을 섬기겠노라 작정한 일도 없었답니다. 그저 하나님께 헌신하였고 필요한 곳에 써주십사 기도했을 뿐인데 10여년을 한국에 있는 한 맹인교회에서 섬기게 하셨고 그 교회에서 파송을 받아 수 년 전에 필리핀으로 나가 사역을 해오고 있다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맹인들과 함께 있을 때 가장 기쁘고 힘이 난다더군요.

세상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무시되고 멸시받는 사람들을 하나님께선 버려 두지 않으시고 이렇게 당신의 사람들을 길러서 그들을 보살피게 하고 계신다는 것을 그들의 간증을 통하여 듣게 되자, 저는 제 하나님, 우리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북받쳐 올랐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심장을 가지고 그 어려운 장애인 사역에 헌신한 그 분들이 너무도 고맙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장애아를 둔 아비인 제가 하지 못하는 일을 그들이 하고 있다 생각하니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비겁하게 그들에게 떠맡긴 것이라는 질책도 제 맘 속에 들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 그런 부끄러움과 자책감을 덜어 주시고자 제게 그분들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나 봅니다. 하나님, 당신은 진정 사랑이십니다.

11.8.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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