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옴] 수어(手語) 예술

조회 수 1517 추천 수 148 2006.05.25 00: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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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보는 수화 찬송

제가 수화 찬양을 처음 본 것은 약 6년 전 한 미국교회의 주일 대예배였습니다. 사실은 수화 찬양이라기보다는 몸으로 하는 율동 찬양이었습니다. 그것도 농아들로만 이뤄진 미국 젊은 여성들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영어는 말보다 노래가 알아듣기가 더 힘듭니다. 가뜩이나 영어가 짧아 목사님이 표준 발음으로 해주는 설교 메시지나 그것도 신경을 바짝 써야 대충 알아듣고 있는데, 찬양을 눈으로만 보게 되니까 너무 편할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한 편의 무용극을 보겠거니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렵소! 그게 아닌데...” 라는 탄성이 절로 새어나왔습니다. 찬양 단원들의 진지한 태도는 둘째 치고 정말 얼굴에 웃음을 함빡 머금다 못해 빛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예상과는 달리 온 몸으로, 그 중에서도 손과 팔을 주로 사용하여 표현하는 내용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제스추어는 인종과 문화를 초월한 공통언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그들의 눈 빛,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조차 “주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사랑합니다”라는 진심어린 고백이었습니다. 그들의 몸동작에 따라 지금 어떤 찬양 가사를 노래하고 있는지가 제 머리 속에 함께 떠올랐습니다.

정말 완전히 빨려들어 가듯이 그 찬양을 눈으로 보고 들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듯 제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습니다. 그 울음의 의미는 두 가지였습니다. 우선 그들이 주님을 너무나 사랑하는 그 열기와 순수함에 완전히 감동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그런 힘든 핸디캡의 상태에서도 주님을 저렇게도 사랑하는데 비해 제 자신의 믿음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기억하기로는 그렇게 은혜로웠던 찬양은 그 전과 후에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체험을 저와 똑 같이 하신 분이 그 감동을 시로 표현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기쁜 마음에 아래에 옮겨 싣습니다.  



수어(手語) 예술 - 수어 오페라를 보고,

(윤학재 수필가, 워싱톤 문인협회)


눈빛에 사랑담아
손끝으로 말해요
시끄럽지 않아요 예쁘게 말해요
열 손가락 삼십 개 마디마디 앞 뒤  손바닥
팔 다리 몸짓 눈동자에
한국말 미국말 다 있어요

귀 있어도 눈으로 들어요
아무 소리 안 들려도 눈으로 알아요
감사한 마음 깊은 사랑도
정겨운 눈 빛 모두며 귀를 열고 입을 열어요

말씀이 살아 있어요
손가락으로 미소로 율동으로 말씀을 전해요
천지창조를 배웠어요
요셉을 알았어요
마리아를 용서했어요
십자가를 품었어요
부활을 보았어요

성경말씀 육십육 권
일천백팔십구 장 십만이천이백칠십한 절
다 읽었어요
손가락으로 눈으로 찬양으로 춤으로, 오늘
다 읽었어요 눈물로 읽었어요  

(장애인 선교회 밀알 선교단의 회지: 밀알과 세계 2006 3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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