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옴]나의 가장 훌륭한 스승

조회 수 2364 추천 수 300 2006.11.28 19: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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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훌륭한 스승


되돌아보면 결혼생활은 나의 가장 훌륭한 스승이었다. 나는 나 자신의 자기도취로 인해 결혼한 지 2년쯤이 지나서야 나의 아내인 릴리가 단순히 나의 부속물이 아니라, 그 이상의 어떤 의미를 가진 존재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나의 눈을 뜨게 한 것은 우리 부부 사이의 불화가 불거진 것이었다.

내가 릴리를 필요로 할 때 그녀가 물건을 사기 위해 외출을 해 버리고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또 혼자 있고 싶을 때는 그녀가 옆에서 성가시게 구는 것에 또 화가 났다. 나는 내가 화를 내는 대부분의 경우는 내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유별난 생각 때문이라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되었다. 나는 내가 원할 때면 릴리가 반드시 그곳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그녀의 존재가 성가시게 된다면 사라져야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더더욱 가관이었던 것은, 그녀가 그런 때가 언제인지를 알아야 될 뿐만 아니라, 내가 말해 주지 않더라도 알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10년이 더 지나고 나서야 나의 유별난 광기는 완전히 치료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이었을 뿐이었다. 릴리와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 둘 다 나름대로 아주 사려 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우리의 사려심도 초보적 수준이었으며, 오로지 자신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었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의미는 사려 깊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좋은 사람, 사려 깊은 사람이 되는 가장 중요한 규칙을 알고 있었다. 그 규칙은 이렇다.

“네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들에게 베풀어라.”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대접받고 싶은 방식으로 서로를 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결과가 아주 좋지는 않았다. 사실 릴리와 나는 다른 부부들처럼 비교적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자기도취자로서 결혼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벽 2시에 전화를 거는 그런 부류의 사람은 아니었다. 우리는 아주 예절 바른 사람들이었지만 현명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도 우리와 같거나 그렇지 않으면 잘못 교육받은 사람들이라는 자기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행동했었기 때문이다.

궁극적을 알게 된 사실은 그 황금율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다름(차이)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결혼생활의 고급과정이다. 그 교훈은 이렇다.

“당신이 다른 사람의 특별한 입장에 서게 되었을 때, 당신이 그들로 하여금 당신에게 베풀어 주길 원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행하라.”

그것은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나이를 먹었지만 아직도 릴리와 나는 그것을 배워 가고 있는 중이고 때로는 초보자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 곧 결혼 생활의 지혜이면서 동시에 양념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배워가고 있다.



출처: 스캇 펙(M. Scott Peck, M.D.) “그리고 저 너머에”(And Beyond), 열음사 출간 pp141-143

- 상기의 글은 저자가 결혼생활을 통해 느낀 자기 체험을 예로들면서 영적으로 성장하려면 자기도취(나르시시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제로 적은 글의 일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결혼생활 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해야할 내용인 것 같아 옮깁니다. 예수님이 가르치신 황금율은 단지 시작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다 다르게 창조하신 섭리를 깨달아 예수님의 십자가 안에서 서로를 자기보다 낫게 여기면서 섬길 때만이 이 황금율이 황금율로서 제 몫을 다할 것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결혼은 다른 모든 인간관계를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을 배우라는 하나님이 마련해 주신 가장 기본적인 훈련장이 됩니다. 매일 서로 다른 두 사람인 부부끼리 부딪힐 수밖에 없는 그 현장에서 하나님의 뜻에 따르는 길을 갈고 닦아서 바로 다음 단계인 자녀와의 관계에 적용하고 또 다음, 그 다음 단계가 다 아름답게 변화되고 그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실천적인 모습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저자는 교파를 초월한 기독교인이라 자부하나 카토릭적 성향이 다분한 심리학자임, 그럼에도 인간 내면의 심리를 신과 영성에 연결지어 예리하게 분석한 측면이 많음, 그러나 잘 구분하면서 읽어야 함.

11/28/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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