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쫓으려면?(2)

조회 수 1142 추천 수 30 2009.11.20 04:18:10
귀신을 쫓으려면?(2)


“저희가 무리에게 이르매 한 사람이 예수께 와서 꿇어 엎드리어 가로되 주여 내 아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저가 간질로 심히 고생하여 자주 불에도 넘어지며 물에도 넘어지는지라 내가 주의 제자들에게 데리고 왔으나 능히 고치지 못하더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를 참으리요 그를 이리로 데려오라 하시다 이에 예수께서 꾸짖으시니 귀신이 나가고 이아가 그때부터 나으니라 이때에 제자들이 종용히 예수께 나아와 가로되 우리는 어찌하여 좇아내지 못하였나이까 가라사대 너희 믿음이 적은 연고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만일 믿음이 한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기라 하여도 옮길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마17:14-20)


귀신들려 간질로 고생하는 아이를 제자들이 고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순전한 믿음에 바탕을 둔 참된 기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오늘날 때때로 우리가 경험하듯이 분명히 확신에 찬 기도를 온전하게 했는데도 귀신이 쫓겨나가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유가 나갈 수 없느니라.”(막9:29)고 한 구절에 일부 영어 역본은 금식을 덧붙여서 “기도와 금식 외에는”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본(寫本)에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인데  권위 있는 여러 사본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축사(逐邪)하면서 금식했다는 기록은 광야에서 사단에게 시험 받을 때(본문과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말고는 없습니다. 제자들도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금식을 한 후에 축사를 시도했다는 어떤 언급이나, 그렇게 유추될만한 단서도 없습니다. 아마도 초대 교회 필사자들이 금식을 추가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들도 기도만으로는 귀신이 잘 쫓기지 않고 금식을 함께 해야 되더라는 것을 체험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금식에는 여러 가지 영적 유익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세상적 힘을 완전히 단절한 후에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고 또 마음에 잡다한 것들을 없애 영혼이 하나님만 소망하는 순수한 단계로 변화시켜 줍니다. 금식마저 수단으로 사용하면 마찬가지로 실패하는 결과를 낳지만 금식으로 믿음이 온전하고 순수해진 후에 기도를 하면 능력이 나타납니다. 원문에 금식이란 단어가 추가되었다 하더라도 별문제는 없고 오히려 그 뜻을 더 확실하게 해준 셈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금식의 능력을 강조한 것은 좋지만 그렇게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입니다. 마침 자기 교회 성도이거나 자주 만나는 사람이면 모르지만 사역현장에서 바로 만났는데 금식하고 기도할 수는 없습니다. 또 그런 때일수록 순전한 믿음으로 기도했지만 축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귀신을 쫓는 일은 가장 센 영적전투이기에 그렇습니다. 가장 세다고 해서 또 다시 기도에 힘을 더 세게 보태라는 뜻이 아닙니다. 축사는 사단 혹은 그 졸개들의 실체와 직접 대면해 싸우는 전투이기에 신자가 기도하는 바로 앞에서 사단이 자꾸 농간을 부립니다. 사단으로선 기도하는 것 자체는 막을 수 없으니까 자꾸 의심을 불어넣어 신자 스스로 초조에 빠지게 하여 괜히 부르짖거나 시간을 끌며 기도하게 만듭니다.  

바로 이것이 제자들이 기도했는데도 축사에 실패한 이유일 수 있습니다. 우리도 자주 범하는 그런 잘못을 고치기 위해선 예수님이 축사에 성공한 이유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본문과 마가 및 누가 복음의 평행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님 말씀에 모순이 하나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기도 외에는 이런 유가 나가지 않는다고 말해놓고 정작 자신은 기도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에 예수님은 귀신을 꾸짖었을 뿐입니다. 그럼 예수님에게 하나님 당신의 권세가 있으니까 꾸짖을 수 있고 신자는 그런 권세가 없으니 꾸짖지 말고 하나님께 기도만 해야 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제자들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고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는 음부를 이기는 권세를 이미 받았습니다. 그 무엇에는 흑암의 세력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예수님이 신자와 항상 함께 하기에 사단을 얼마든지 묶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자는 간구하는 기도를 할 때도 있지만 예수님의 이름으로 직접 귀신을 내어 쫓을  때도 있어야 합니다. 또 그런 영적분별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신자가 사람을 언뜻 보기만 해도 귀신 들렸는지 알아볼 수 있는 영분별의 은사(고전12:10)를 갖추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특별한 은사를 받은 자가 아니고는 그럴 수 없습니다. 또 어지간한 믿음을 가졌어도 육신적 질병, 정신적 스트레스, 정서적 상처, 혹은 진짜 귀신의 차이를 분별하기는 참으로 미묘하고 힘듭니다.    

신자가 갖출 영적분별력은 아주 간단합니다. 사단이 있고 그 졸개들이 사람을, 심지어 신자마저 괴롭힐 때가 많다는 사실부터 분명히 알면 됩니다. 그리고 귀신이 분명하다고 확인될 때는 간구보다 대적기도를 하라는 것입니다. 또 그러기 위해선 치유대상자를 오랜 기간을 두고 사랑으로 섬기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전문가와 상담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초대교회의 믿음 좋은 필사자들도 축사하려면 금식이 함께 필요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당사자와 상담을 하며 영분별 하는 절차를 생략했거나, 귀신인 줄 알고도 기도만 하면 당연히 나갈 것이라고 믿은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반면에 예수님이 오셔서 치유한 절차는 조금 달랐습니다. 마가복음의 기록에 따르면 예수님은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느냐고 질문했습니다. 물론 예수님은 귀신의 짓인 줄 이미 분별하셨겠지만 그 귀신이 어떤 유인지 재확인하여 그에 상응한 치유 절차를 취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신자가 하나님에게 간구할 일은 하나님 당신의 뜻을 묻거나 자신에게 필요한 일용할 양식을 구하거나 환난에서 건져 달라고 할 때입니다. 그러나 귀신들린 것이 확실한 경우에는 더 이상 하나님의 뜻을 물을 필요 없이 바로 대적해서 묶여야 합니다. 그래서 영적분별력이란 간단히 말해 꾸짖을 때와 간구할 때를 구분할 줄 알아 그대로 하는 것입니다.

신자는 세상의 죄악, 사단으로부터 오는 시험과 유혹, 우상, 귀신같은 더러운 영적 실체들은 상대하거나 하나님께 없애달라고 간구하기 이전에 즉시로 꾸짖어야 합니다. 그러나 귀신을 향해 큰소리치며 나가라고 윽박지르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꾸짖으려면 우선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확실히 알아서 자기는 지금 분명히 옳은 쪽에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진리에 대한 확신이 있는 자가 옳지 않은 쪽에 있는 상대를 향해 진리와 비진리를 단호하게 구분지어야 합니다. 똑 같이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썩 물러가라”는 대적기도를 해도 단호한 확신 위에서 하면 소리의 크기나 말투나 분위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뜻입니다.      

신자는 음부를 이기는 권세를 이미 받았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영이 함께 하고 있기에 아무리 더럽고 강한 흑암의 세력도 언제 어디서든 당당하게 맞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이름만으로도 사단을 쫓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아니 구태여 대적할 것도 없이 내가 가는 바로 곁에 예수님이 있고 또 내가 바로 예수님의 사신이기에 어떤 귀신도 나를 보는 순간 물러간다는 당당함만 있으면 됩니다. 귀신들린 자들이 먼저 예수를 알아보고 거품을 물고 넘어지는 일이 신자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귀신들린 자를 앞에 두고 대적은 하지 않고 하나님에게 간구만 하고 있으면 아무리 눈으로는 그 상대를 보고 있더라도 영적인 측면에선 하나님 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사단을 등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선 사단으로선 겁을 먹지 않습니다. 마음속에서부터 어떤 주저나 초조함 없이 음부를 이기는 권세를 활짝 드러내어 보이며 당당하게 사단을 똑 바로 쏘아 보아야 합니다. 실제적으로도 귀신들린 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가끔 아무리 믿음이 좋고 심지어 축사의 은사를 받은 사람이라도 상대하기 힘든 강한 귀신이 있습니다. 그럴수록 큰 소리로 간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큰 소리는 오히려 자신이 없거나 겁날 때에 나타나는 반응인줄 사단이 더 잘 알고 있어서 사단의 힘만 더 복 돋우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럴 때는 오히려 잠시 휴전을 하고 영적으로 재충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 번에 축사하려 하기 보다는 장기전에 대비해서 정말 금식하며 십자가 보혈의 권세로 재무장해야 합니다. 사단이 자주 쓰는 전략 중의 하나는 신자로 지쳐 떨어져 나가게 하는 것이므로 신자도 그에 맞추어 누가 끝까지 이기나 시합할 각오로 대하되 최후 승리는 반드시 십자가에 있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그러면 사단이 도리어 제풀에 일찍 떨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음부의 권세를 이기는 열쇠를 주면서 제자더러 매거나 풀라고 했습니다. 그 둘을 동시에 해야 할 때가 많다는 뜻입니다. 열쇠로 문을 열면 들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나오는 것도 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죄악에 빠져 있는 성도들에게 죄가 얼마나 추악하고 힘이 센지 솔직하게 깨닫게 하고 담대하게 함께 대적하여 그 죄를 묶어야 합니다. 대신에 십자가 앞에 그 영혼을 들고 나가 예수님의 보혈로 씻어달라고 간구하며 죄에 묶인 영혼을 함께 풀어야 합니다.

귀신들린 자도 마찬가지로 귀신을 대적하여 묶되 그 귀신에 사로잡혔던 영혼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귀신만 쫓을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복음을 동시에 전하며 사랑으로 섬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귀신만 쫓으면 깨끗해진 영혼에 일곱 귀신이 다시 들어가 사는 수가 생깁니다. 그래서 사단과 대적할 때에는 항상 사단을 향해선 꾸짖되 그동안 사단에게 묶여 있었던 모든 부분을 하나님에게 간절히 기도하여 풀어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왜 축사가 안 되었는지 그 이유를 대답해준 후에 기도로 심지어 산을 명하여 옮길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신자가 기도만 하면 천지개벽할 만큼의 기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무리 산만큼 큰 죄악이나 영적으로 악한 세력이라도 꾸짖으면 물러가게 할  권세가 신자에게 있고 또 그렇게 하면 물러간다는 뜻입니다.

기도하면 대박의 행운이 따른다는 의미는 성경 어디에도 없습니다. 반면에 기도에는 반드시 묶고 푸는 권세가 있습니다. 산과 바다 같은 악이라도 묶을 수 있고 산과 바다 같은 선이라도 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자가 귀신에 대해선 겁을 먹고 초조해져 큰 소리만 치면서, 자신의 대박을 위해선 새벽 기도, 금식 기도, 천일 작정 기도 등 알고 있는 기도는 다 동원합니다. 기도가 아니라 기독교라는 종교의 틀만 빌려서 하는 주문에 불과합니다. 자신을 위해 기도를 깎아 다듬고 있으므로 기도 자체가 우상이 됩니다.    

신자가 정작 해야 할 기도는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 되고 선이 편만하게 행해지며 대신에 어떤 추악하고 더러운 세력도 무너뜨려서 사단의 나라를  정복하는 것입니다. 너무 거창하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장 가까운 내 부부, 내 자녀, 내 직장과 교회의 동료들 사이에 진정한 예수님의 사랑으로 섬기는 하나님 나라가 견고히 서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런 기도를 하나님이 응답 안 해 주실 리가 없지 않습니까? 또 그런 신자나 신자가 속한 공동체에 감히 귀신이 덤벼들겠습니까?  

하나님 나라 안에 있는 어떤 죄악도 꾸짖으면 사단의 나라로 옮기워지고, 대신에 사단에 묶여 있는 어떤 하나님 백성도 사단을 꾸짖으면 하나님 나라로 옮기워집니다. 죄악과 귀신에 대해선 양해, 타협, 조종, 묵인, 허용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오직 당당히 맞서 꾸짖어야 합니다. 또 그런 일을 하라고 당신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셨으며 그 흘리신 보혈의 권세를 우리에게 주셨지 않습니까?      

9/8/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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