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27:12-17 너무나 무심한 하나님

조회 수 1025 추천 수 46 2009.09.10 19:16:26
너무나 무심한 하나님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 아비람 산에 올라가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준 땅을 바라보라 본 후에는 네 형 아론의 돌아간 것같이 너도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니 이는 신 광야에서 회중이 분쟁할 제 너희가 내 명을 거역하고 그 물가에서 나의 거룩함을 그들의 목전에 나타내지 아니하였음이니라 이 물은 신 광야 가데스의 므리바 물이니라 모세가 여호와께 여짜와 가로되 여호와 모든 육체의 생명의 하나님이시여 원컨대 한 사람을 이 회중 위에 세워서 그로 그들 앞에 출입하여 그들을 인도하여 출입하게 하사 여호와의 회중으로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민27:12-17)


성경의 하나님을 묵상하거나 실제 삶에서 그분을 체험으로 겪어 보면 때때로 너무나  무심하고도 냉정한 하나님이라는 기분을 지울 수 없습니다. 본문의 경우 하나님으로부터 가나안 땅을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말씀을 들은 모세의 심정이 과연 어떠했겠습니까? 그냥 안 들여보내면 되지 꼭 죽기 직전에 그 땅을 일부러 보여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냉정하다 못해 잔인하기까지 한 하나님 같습니다.

하나님이 그 이유로 드신 사건을 살펴보면 더더욱 그런 마음을 지울 길이 없습니다. 신 광야 므리바에서 물이 없어 불평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은 모세가 반석에 명하기만 하면 물을 주시려는데 화를 내며 반석을 두 번 쳤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모세가 분명히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순종하지 않은 죄가 큽니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가 열정이  지나쳤고 또 백성들의 원망에 지치고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너그럽게 양해를 해주면 되었을 텐데도 말입니다.    

그럼에도 모세는 어떻게 했습니까? 하나님에게 불평과 원망 한 마디 없이 오히려 자기 사후에 백성들이 목자 없는 양떼 같이 될 것부터 가장 먼저 염려했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을 인도할 좋은 후계자를 세워달라고 간구했습니다.

그 괄괄하던 모세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인자해질 수 있었을까요? 죽을 때가 되어 기력이 소진해 모든 것을 달관했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그는 떨기나무 불꽃으로 이스라엘의 구원자가 되라는 소명을 받은 이후로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길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므리바 사건처럼 때로는 모세가 하나님보다 앞장서서 간 적이 있을지 몰라도 그분을 따르지 않은 적은 없었습니다.

그는 떨기나무 사건이 있기 전까지 80년이나 하나님 없이 방황했었던 자입니다. 인생 말년에 하나님을 직접 뵙고서 그분의 대행자 역할을 했습니다. 어떻게 그분을 떠난 모세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 없이 지냈던 80년의 잃어버린(?) 세월이 아까워서라도 하나님 곁에 온전히 딱 붙어 있었을 것 아니겠습니까? 애굽을 상대하고 광야를 건너다보면 언제 어떤 위험한 처지를 당해 죽을지 모르는데 더더욱 그랬을 것입니다.    

성경을 통틀어 정말 하나님과 얼굴과 얼굴을 맞대면하여서 직접 교제할 수 있는 은혜를 받은 유일한 선지자였습니다. 하나님과 항상 교제하다보니 단순히 그 명령을 수행하는 자가 아니라 그분의 마음까지 헤아리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모세는 그분의 마음이 지도자인 자기를 영화롭게 하기 이전에 양떼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더 안타깝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입니다.

모세로선 가나안 땅을 죽기 전에 산 위에서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감사했을 것입니다. 마치 부모가 평생의 천신만고 끝에 이제 자식이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기만 하면 되도록 큰 기업의 모든 여건을 다 마련해 놓고 죽는 심정과 비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기로선 모든 것을 다 바쳤고 그 결실도 이제 곧 나타날 것이니까 여한이 없지만 그래도 아직은 여러 면에서 부족한 자식을 자기 대신에 돌봐줄 후견인을 세워야 안심하고 눈을 감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부모로선 그 기업을 자식이 차지하게 하려는 목적이었고 또 그렇게 되면 만족하는 법이지 구태여 자기가 소유할 욕심은 없는 것입니다. 나아가 하나님은 모세가 당신의 마음을 너무나 잘 헤아리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기는 가나안 땅에 못 들어가도 백성만 들어가면 얼마든지 만족하고 감사할 만한 믿음에까지 자랐다는 것을 잘 알았던 것입니다.

시련과 고난은 지도자가 다 감당하고(부모가 그러듯이) 그 열매는 백성들(지식들)이 따 먹어야 합니다. 이게 참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이 시대에 가장 아쉬운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비는 많지 아니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복음으로써 내가 너희를 낳았음이라.”(고전4:15)

이런 지도자는 절대로 지식적 훈련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모세가 그러하듯이 오직 하나님과 대면한 자라야만 합니다. 언제나 주님 앞에 온전히 무릎 꿇고 그분의 목숨을 걸고 그분의 뜻만 따르기로 헌신해야 합니다. 세상과 사람과 사단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생명을 던져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사역을 통해 인간적, 도덕적, 현실적, 종교적, 영광(사실은 업적이나 자랑에 불과함)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 보기를 간절히 소원해야 합니다.

실제로 모세의 후계자로 세워진 여호수아 때부터는 제사장을 따로 세우고 하나님의 뜻을 우림으로 제사장이 먼저 물은 후에 지도자는 그 지시대로 따랐습니다.(민27:21) 반면에 모세는 하나님과 직접 대면하여 말하였을 뿐 아니라 또 하나님의 영광을 비록 뒷모습이지만 직접 보았습니다.(출33:17-23) 이미 이 세상의 영화와 가치를 하늘의 영광과 가치로 맞바꾼 자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풍요롭게 사는 것은 그에게 아무런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고 대신에 하나님과 자기만큼 충만하게 교제하지 못하는 연약한 백성들의 앞날만을 걱정했던 것입니다.

성경은 그 후 그에게 어떤 상급이 주어졌다고 증언하고 있습니까? 그 무심하고 냉정하고 잔인해 보이기까지 한 하나님이 그를 어떤 영광된 자리에 세웠습니까? “예수께서,,, 저희 앞에서 변형되자 그 얼굴이 해같이 빛나며 옷이 빛과 같이 희어졌더라 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로 더불어 말씀하는 것이 저희에게 보이거늘”(마17:2,3) 천국 보좌에서 성자 하나님과 함께 교제하는 자리에 세우셨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무심하지도, 냉정하지도, 결코 잔인하지도 않았습니다. 모세를 얼굴과 얼굴 정도가 아니라 마음과 마음, 심령과 심령으로 대면해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말년의 40년을 비록 앞서간 적은 있어도 한 순간도 하나님을 떠나지 않았던 그에게 이미 하나님은 그에 걸 맞는 상급을 천국에 쌓아 놓으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상급이 모세에게만 아니라 오늘 날의 지도자들 나아가 전성도들을 향해 이미 예비되어 있습니다. 단 그 상급은 모든 고생은 자기가 도맡고, 열매는 양떼와 이웃이 차지하도록 하고, 영광은 하나님께로만 올려지는 지도자와 성도들에게만 허용되어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나님이 세상적으로는 마치 자신에게 무심하고 냉정하고 심지어 잔인해 보일지라도 항상 그분 앞에 엎드리어 심령과 심령으로 교제하는 자여야 합니다. 그래서 황폐한 이 땅과 완악한 이 백성들을 향한 그분의 애끓는 심정에 동참하여 자기부터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의 길을 갈 수 있어야 합니다.    

7/31/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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