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신기한 틈새
“그러므로 바로가 그 모든 신민에게 명하여 가로되 남자가 나거든 너희는 그를 하수에 던지고 여자여든 살리라 하였더라.”(출1:22)
애굽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이 너무 강해지자 바로는 그들이 더 창성해지지 않게 할 정책을 세웁니다. 먼저 국고성 건설의 고역을 부과해 보지만 오히려 더욱 번식했습니다. 그래서 히브리 산파들에게 남자 아이가 나면 죽이라고 했지만 그들이 지혜롭게 처신하는 바람에 이 계획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마침내 노골적인 학살 명령을 내립니다. 나일 강에 던지라는 것은 악어의 먹이로 주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죄악의 세력은 오직 신자를 넘어뜨릴 목적으로 그 위협의 강도(强度)를 점차 높이며 끝없이 다가옵니다. 사방을 완전히 옥죄어 개미도 빠져나갈 틈새 없이 좁혀 옵니다. 이 명령이 시행된 후 태어난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자 모세도 삼 개월을 숨겨봤지만 어쩔 수 없이 하수에 버려질 처지가 되었습니다.
틀림없이 그 부모는 여호와께 구원책을 달라고 안타깝게 매달렸을 것입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바로의 마음이 바뀌어 명령을 취소했습니까? 아닙니다. 하수에 던져질 운명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삼 개월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니 임신 때부터 여자 아이가 태어나기를 소원한 것까지 합치면 일 년이 넘는 기간을 기도했을 텐데도 말입니다. 그럼 하나님이 신자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은 것입니까? 이 또한 아닙니다. 하나님은 대신에 그들에게 지혜를 주었습니다. 하수에 던지되 갈대 상자에 담아 던지게 했습니다. 바로의 공주에게 자녀가 없거나 마음이 자비롭다는 사실을 알아서 그녀가 하수에 목욕하러 오는 시간에 맞추어 떠내려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어떻게 될지를 누이가 지켜보도록 했습니다.
아무래도 사방이 다 막혀 빠져 나갈 구멍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 같았지만 그 가운데도 하나님은 피할 길을 내어주셨습니다. 사방의 거대한 벽을 단숨에 무너뜨리는 기적으로 응답하시기보다는, 여리고 성 사건처럼 아주 특수한 경우는 그럴 수 있지만, 그 웅장한 벽 한 구석에 눈에 띌까 말까하는 작은 바늘 구멍을 뚫어 주십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당신의 지혜의 빛이 새어 들어오게 합니다. 그 빛은 또 믿음의 빛입니다. 담대하게 갈 바 모르지만 깨달은 지혜대로 한 걸음이라도 내딛게 합니다. 아무리 작은 틈새라도 하나님은 크고 신비한 통로로 바꾸어 당신의 권능과 은총을 신자가 도무지 감당치 못할 만큼 부어주십니다.
참으로 그분의 섭리가 오묘하지 않습니까?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보다 더 창성해질까 두려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거푸 세 번의 강공책을 사용했습니다. 마지막 조치로 완전히 화근을 없앴다고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근 사십 년 간이나 말입니다. 물론 그 사십 년간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태어난 아들을 다 악어 밥으로 던져 주어야 했던 너무나 비참한 통한의 세월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당시 세계 최강국을 상대하여 무참하게 10전 전승으로 이기고 마지막 홍해의 물로 그 군대를 수장시킬 구원자를 다른 곳도 아닌 자기 궁중의 왕자로 키우게 했습니다. 모세는 생명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아무 장애 없이, 아니 최상의 대우와 교육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사방으로 거대한 벽을 둘러치게 만든 장본인인 사단의 핵심부에 하나님은 생명의 빛을 심어놓았습니다. 비록 당신의 백성은 아주 오랫동안 그 빛을 볼 수는 없었어도 분명히 그 빛은 항상 그곳에서 찬연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최근 종교법이 통과되어 선교의 손발이 다 잘린 한 이슬람 국가의 여자 선교사님이 그런 가운데서도 사역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달라고, 즉 바늘구멍 같은 틈새를 통해 하나님의 빛이 새어들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분의 기도는 분명히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응답될 것입니다. 지금 모세의 경우처럼, 나아가 십자가에 돌아가셨을 때는 사방이 칠 흙 같이 어두워졌지만 사흘 후 이 세상엔 없는 하늘의 영광의 빛을 부활을 통해 준비해 놓으신 예수님의 경우에서 보듯이 말입니다. 혹시 지금 당신의 처지가 사방이 막혀 전혀 출구가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까? 하나님의 신기한 틈새를 사모하며 간절히 기도하여 그분의 지혜를 구하십시오. 또 믿음으로 하루에 한 걸음씩만이라도 진전하십시오. 비록 지금 당장, 아니 생각하는 이상으로 오랫동안 벽이 무너지기는커녕 틈새조차 잘 안 보일지라도 말입니다.
8/13/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