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 성모 마리아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주체할 수 없어, 마리아의 평생 처녀설을 지극 정성으로 변호하고 계시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의 글을 읽을 때마다 마음 한편에서 일어나는 아픔이 너무 큽니다. 잘못된 관점으로부터 출발해 놓고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논리를 계속 전개하는 것을 지켜본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무수한 반론이 가능하지만 일일이 반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반론을 통해 이분의 생각을 변화시킬 도리가 없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성령님께서 이분의 심령을 어루만지셔서 진리에 대한 영안이 열려지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비록 이분에 대한 설득은 포기할지라도 참 진리에 대한 관점만큼은 변호되어야겠기에, 몇 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첫째,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서 해석할 때도 당연히 하나님의 감동이 필수입니다. 이는 인간적인 생각으로 해석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금지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해석할 때, 전승이나 상식이나 감정(신비주의의 전초 단계) 등을 적용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이런 것들은 단순한 참고사항에 불과할 뿐이며, 이들을 성경해석의 절대적 기준자료로 오해하는 것은 넌센스일 뿐입니다.

우리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 검게 보이듯, 성모숭배주의적 시각으로 성경을 보면 성모숭배론이 그럴듯하게 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본시 검은 것이 아니듯, 성모숭배론 또한 본시 옳은 것이 아닙니다. 성모숭배사상이라는 색안경을 벗어버리고 성경을 보면 성모숭배사상의 오류가 아주 분명하게 이해됩니다!

성모숭배에 관한 견해차이는 이미 수백 년 이상 대립되고 있는 해묵은 논쟁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대세는 천주교와 기독교로 분리되는 것으로 일단락된 사실입니다. 성모숭배를 주장하는 기독교인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는 단순한 종파의 문제가 아니라 진리와 비진리의 문제입니다. 기독교는 전승과 상식과 감정과 인간의 생각에 근거한 성모숭배를 받아들일 방법이 없습니다. 성모숭배주의의 거부는 지극히 성경적인(자연스러운) 바른 선택인 것입니다!

둘째, 인간 성개념의 왜곡입니다. 이분은 자신의 성관념을 근거로 마리아의 평생 처녀설을 주장하시는데, 기본 성개념이 매우 부정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타락한 현대 성도덕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지론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사실 현대의 성은 타락해도 너무 타락했습니다. 변명의 여지조차 없을 정도입니다(이런 상태는 구약을 비롯한 모든 시대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동서고금의 타락한 성문화를 변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의 성까지 경원시해서는 아니 됩니다. 성경에 의하면 성이란 지극히 거룩하고 숭고한 축복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나서 가장 먼저 주신 복이 바로 성입니다. 창1:28절의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은 축복이기도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인간의 최우선적 사명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번성 방법을 결정하실 때, 아담/하와처럼 창조방식도, 하급동물처럼 무성생식 방식도 적용하지 않으셨습니다. 대부분의 동물들처럼 유성생식 방식을 택하시되, 특별히 인간에게는 발정기마저도 적용치 않으시고, 무제한적인 번식 방식을 허락해 주셨던 것입니다. 단지 그 방식의 유일한 제한은 ‘사랑’입니다. 부부간의 진정한 사랑의 조건하에서 성생활을 통한 번식의 방식 - 하나님의 계획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육체로 오시는 통로’의 역할을 하신 분입니다. 이것으로 자신의 사명을 완벽하게 완수한 것입니다. 예수님을 출산하신 후, 마리아가 요셉과 성생활을 하고 예수님의 동생들을 출산한 사실은, 결단코 신성모독이 될 수 없고 마리아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명령을 잘 이행한 잘한 일이 됩니다.

마리아의 자궁을 예수님께서 잠시 머무신 ‘신성한 장소’로 짐작하여 성전의 지성소 및 성소 개념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아기 예수님을 뉘셨던 구유가 성전이 아닌 것과 동일한 개념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십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우주 공간의 어느 곳이라도 결코 수용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성전을 건축한 후 솔로몬이 드렸던 감사기도를 찬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왕상8:22-53). 특히 그는 27절에서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전이오리이까”라고 고백함으로써, 지상 성전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지성소와 성소를 통해 가르쳐 주시고자 하시는 진리의 핵심은, 우리의 심령을 하나님께 드리라는 것입니다(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유일한 것은 바로 우리의 마음입니다!!!). 지성소와 성소를 포함하는 성전은 그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 것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 장소적으로 또는 지역적으로, 성전에 거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대단히 참람할 것 같은 이러한 이해가 잘못되었을까요? 아닙니다. 증명은 아주 간단합니다. 역사상 3개의 성전이 존재했으나 모두 철저히 파괴되었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정말로 임재하시는 장소적 개념이라면 이는 말이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철저하게 패하셔서 성전에서 쫓겨나신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의 이해처럼, 성전이라는 장소적 구역에 제한된 분이 아니십니다. 역사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신 성전은 하나님의 임재를 잊지 말라는 상징입니다. 마치 선악과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오순절 이후 하나님의 성전은 ‘믿는 자들 모두의 심령’입니다. 예루살렘이라는 도시에 있었던 성전이 아니라 성도들의 마음이 곧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것입니다. 아주 기본적이고도 쉬운 진리이기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자, 보십시오. 하나님 임재의 상징이었던 3개의 성전은 파괴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분이 생각하시듯 마리아의 자궁이 예수님께서 잠시 머무셨던 성전과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성전처럼 파괴될 수도 있습니다!(예수님의 동생들을 출산할 수 있다는 의미). 조금도 이상한 현상이 아닙니다. 성전이 하나님을 온전히 수용할 수 없듯이, 마리아의 자궁도 예수님을 온전히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수태와 관련된 마리아의 사명은 ‘육체로 오신 예수님의 통로’의 역할이었고 이는 충분하게 완성되었으며 그 이후 마리아가 처녀성을 유지했느냐 아니냐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이분의 성관념은 초대교회부터 기승을 부렸던 성속이원론의 변형이라 할 것입니다.

셋째, 논리의 비약의 무서움입니다. 이분은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단지 ‘마리아의 처녀성만 옹호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을지 모르겠습니다. 즉, 마리아 숭배는 아니라고 말입니다. 이해는 되지만, 무척 위험한 사고입니다.

인간의 사고는 제한받지 않습니다. 어디까지 비화될지 예상할 수조차 없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마리아 평생 처녀설은 그 자체로서 끝나지 않습니다. 필연적으로 성모승천설 및 성모무흠시태설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리아에 관한 이 3가지 천주교적 사고는 마리아의 신격화에 다름 아닙니다. 천주교의 설명을 들어보면, 말로는 상당히 유화적이고 절제된 표현을 합니다만, 실제적으로 마리아는 천국에서는 ‘예수님의 모친’ 역할을, 지상에서는 ‘성령님의 대리자’ 역할을 잘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천주교는 성령님을 인정은 하지만 성령님의 역할에 대한 설명은 일체 없습니다. 왜냐하면 마리아가 그 역할을 다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천주교는 지금 “하늘 황후”(렘7:19) 내지 “하늘 여신”(렘44:17) 놀이에 심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속이 훤히 보이는 작태이므로 더 이상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마리아 숭배는 이래서 성경과 다르다는 점만큼은 반드시 기억하셔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든 모세든 마리아든, 어느 인간을 높이기 위해 일하시지 않으십니다! 성경은 아무리 위대한 인간이라 하더라도 인간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선포하십니다. 마리아가 인간이 아니라면 모르겠으나, 인간인 이상 그녀 역시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성경의 선포를 피해갈 방법은 없습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즉, ‘마리아가 천 명 있어도 단 한 명의 인간도 구원할 수 없다!’는 점만 아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평생 처녀설이니 뭐니 하면서, 마리아를 숭배해야 할 이유는 아무 것도 없는 것입니다(이러한 설명을 마리아의 무시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마리아는 위대한 신앙선조 중의 한 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인간은 누구든 하나님의 긍휼에 의해 구속되어야 할 대상일 뿐입니다. 여기에는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습니다. 마리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쉽고도 당연한 결론일 뿐입니다. 조금도 어렵지 않습니다. 정말 쉬운 결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모숭배사상을 염두에 두고 성경을 보려고 한다면(의도적으로), 그렇게 보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는 이치와 동일하다는 점을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성도들의 기대와 달리 성모숭배사상을 지닌 사람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성모숭배를 주제로 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성모숭배사상에 관한 논쟁은 결말이 나지 않는다는 데에 우리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성모숭배론에 관한 추가적인 논쟁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말입니다. 그러므로 논쟁은 논쟁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말씀을 드리며 마치겠습니다(수24:15b). 잘 살피셔서 바른 선택하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샬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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