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멘넷에서는 '교회 비리 알려야 하나 숨겨야 하나'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쉽지 않은 논제입니다. 하지만 저는 '알려야 할 것은 알려야 한다'는 편에 속합니다. 교회 내 비리를 공개하면 아픕니다. 하지만 숨길 경우 병만 더 키우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왔습니다. 작게 곪았을 때, 신중하게 짜내면 흔적없이 나을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수술해야 하고 심할 경우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교회 비리를 공개하는 것은 교회의 자정능력에 비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이러한 시각에서 이미 만천하에 공개된 비리이지만, 개인적인 느낌을 가미하여, 다시한번 되짚어 보고자 합니다. 아픈 마음으로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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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16일(화) 2315시 MBC의 PD수첩은 “목사님은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제목의 취재물을 방영하였습니다. 필리핀에서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 김 모 목사의 미성년자 성폭행 내지 성추행 의혹을 다룬 것이었습니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개략적인 내막을 알고 있었습니다만, 보다 정확한 정황을 자세히 알고 싶어, 관심을 가지고 시청하였습니다.

성추행 사건의 전형적인 행태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인 필리핀 여성 6명과 피의자인 한국인 목사의 주장은 상반되었습니다. 수사관이 아니므로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판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보도된 내용만으로 볼 때, 피의자의 변명은 매우 궁색한 느낌이 든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 이 사건의 진위에 관한 심리를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추측컨대 양쪽 모두가 허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최소한 어느 한편이 허위일 수밖에 없다는 점만큼은 꼭 지적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어느 편의 잘못이든 간에, 이는 교회의 망신이 된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필리핀 여성이든 한국인 선교사이든, 세상 사람들은 모두 기독교인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인들 간의 이전투구와 이로 인한 기독교에 대한 실망과 염려 - 이 사건에 관한 세상의 인식일 것입니다.

이 사건은 한국교회가 처한 비참한 현실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공개되는 목사/장로/권사/집사들의 비리의 하나인 것입니다. MBC의 이번 보도에 대한 교계의 공식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슨 변명을 하겠습니까? 유구무언일 뿐일 것 같습니다.

문제는 ‘성도들은 이 사건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입니다. 여러 가지 견해가 제기될 수 있겠으나, 이미 방송에서도 슬쩍 내 비친 바처럼(피의 선교사를 파송한 교단의 비공식적 입장이었습니다) “누가 누구를 정죄하겠는가? 덮어주고 넘어가자.”거나, 인터넷에서 제기된 소수의 변호 의견처럼 “한 두 사람의 실수를 가지고 대다수 선량한 목사나 선교사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룰까봐 참으로 걱정됩니다. 그 충정이야 이해되지만, 이는 바른 해결책이 아닐 뿐 아니라 성경적인 생각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 성도들은 다시 생각해야 할는지도 모릅니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처럼 아무 문제가 없는 신앙으로 치부되는 한국적 신앙관의 오류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곤란할는지도 모릅니다. 즉, 『무조건적인 비판금지와 무제한적인 관용』에 대한 망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했을 때의 용서 또한 필요합니다. 그러나 용서는, 고의든 과실이든 간에, 잘못한 자의 시인과 참회를 전제한 것입니다. 우리 한국교회는, 성경과 달리, 과실자(범죄한 성도)의 시인(회개) 이전에 미리 용서하는 것이 참 기독교 정신이라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씀하시는 용서는 항상 회개를 전제한 것입니다. 과실자의 시인(회개)이 없는 한, 용서가 만사는 아닙니다. 성경의 용서와 한국인의 묵인(눈 꾹 감고 모른 척 넘어가 주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용서에 관한 대표적 교훈인 마18:21-22절 말씀을 뭉텅 잘라서, ‘아무 것도 따지지 말고 무조건 용서하라.’는 식으로 받아들여 버립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이 구절도 성경 전체를 고려하며 해석해야 합니다만, 아무리 양보하더라도 바로 위의 15-20절까지를 포함하여 해석해야 합니다(문맥 해석법). 죄를 범한 성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또 공개적으로 잘못을 지적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15절 이후의 의미입니다. 21-22절 말씀도 과실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고 피해자에게 찾아와서 사죄할 때의 행동지침인 것입니다. 찾아오지 않는 과실자를 미리 용서해야 한다는 의미가 결코 아닙니다. 잘못에 대한 지적과 비판을 혼동하는 우를 범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이는 목사님들의 잘못된 가르침 때문인데, 성도들의 성경적인 ‘잘못 지적’에 대해서조차 ‘비판’으로 몰아붙여 이를 엄격히 금지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주 짧은 이해이며 오해일 뿐입니다. 성경은 목사님들의 주장과 다르게 말씀하십니다. 이 주제도 큰 논쟁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여기서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주님과 함께 달렸던 강도 2명 중에서 1명만 구원 얻은 사건을 ‘용서’와 연계하여 묵상해 보신다면 제 말의 의미를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어쨌든, 이번 MBC의 보도는 기독교의 부정적 이미지 확산에 일조할 것입니다(이미 인터넷에서는 상당한 욕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 상황에서 성도는 어떤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우리는 얼핏 성경을 옹호하고 기독교를 변호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 사건에 관한 한, 우리는 솔직하게 기독교의 과오를 인정하고 세상의 용서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용서해야 하는데 완전히 거꾸로 된 상황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만, 이게 우리의 숨길 수 없는 자화상이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바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당사자인 김 목사의 용기와 희생(사실은 희생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것입니다)이 요구됩니다. 솔직히 인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한국에 숨어서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필리핀으로 돌아가 피해자에게 속죄하고 사법적 책임까지 져야 합니다(무죄는 필리핀 현지에서 검증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성도의 당당한 모습이며 이때에 가서야 비로소 다른 성도들은 김 목사를 용서하고 더 이상 비난하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보도된 김 목사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기대하기 어려운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을 듯합니다.

남은 것은 한국교회 전체의 태도입니다. 비록 피의자인 김 목사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한국교회는 공개적 및 집단적 차원에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잘못을 시인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 성도들의 사고의 틀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번 MBC 보도가 우리 신앙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비록 그렇더라도 우리는 이 사건과 같은 부끄러운 현상을 초래한 원인을 지금까지처럼 ‘교회 밖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이럴 경우 또다시 실패합니다) ‘교회 안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와 관련된 물의가 대두될 때마다, 교회가 보인 공식적 모습은 언제나 같았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무식한 것들이 감히 거룩한 교회(목사/성도)를 비방한다. 자꾸 그러면 우리의 빽인 하나님이 가만 계시지 않는다. 더 큰 징계를 자초하지 말고 찍소리 말아라. 우리는 거룩하며 따라서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은 옳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안」(나/성도/목사/교회)을 향한 반성(성찰)은 염두에도 없는, 「밖」(너/불신자/이방인/세상)을 향한 책임전가적인 사고인 것이지요. 비리 목사를 비호하려는 상황일 때 특히 더 두드러지는 현상입니다. 저는 이러한 교회와 성도의 태도야말로 완벽한 착각이며 비성경적이라고 믿습니다!  

몇 년 전, KBS도 이와 유사한 특집방송을 내 보낸 바가 있으며, 또 프랭크 바이올라라는 분은 ‘교회가 없다.’라는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방영 반대시위를 벌였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느 목사님은 이 2가지를 소제로 비판설교를 한 바가 있습니다. 설교를 듣고 저는 그 목사님의 인식의 미비점이 너무 안타까워 그분의 설교와 반대되는 견해로서 묵상을 실시했던 바가 있습니다.

그 묵상에서 저는 교회가 업신여김을 당하는 이유는, 대부분 성도들의 불평처럼 불신자들의 무지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주님을 믿는 성도들의 공동체를 보호하겠다는 인간적인 욕심에 의해 촉발된다는 점을 지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잘못된 생각에 이르게 되는 책임의 크기는 교회 지도자인 목사님들의 과오가 가장 크다는 점을 제시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MBC 보도에 대하여 한국교회는 진정으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용기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든 성경과 기독교를 옹호하려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아 과오 여부를 살피고 만약 잘못이 발견된다면 조금도 주저하지 말고 시인하여 용서(주님의 용서뿐 아니라 세상의 용서도)를 받아야 합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성경이 말씀하시는 우리의 위상을 바로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경에 의하면 성도란 ‘잘못 저지르기의 귀재’랍니다. 그러므로 성도의 잘못이 지적되었을 때,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에 목숨 걸지 말고, 솔직히 시인하고 용서받아야 한다는 것이 성도의 올바른 태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도 한국교회의 참으로 부끄러운 과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능하다면 거론조차 하지 말기를 바라겠지만, 회피가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비록 부끄럽고 아플지라도 진심으로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사건일 것입니다. 과연 한국교회는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귀추가 주목된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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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글은 인터넷에서 발췌한 의혹 내용입니다. MBC 보도는 인터넷을 통해 다시 보실 수 있으며, 시청이 여의치 못하신 분들을 위해 덧붙여 드립니다.



선교자들마저 ‘어글리 코리안’… 필리핀 현지 실태 고발


(고뉴스=이철 기자) 지난해까지 파송한 선교사가 1만4086명으로 미국에 이어 해외 선교사 파송 2위인 대한민국이지만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필리핀 선교사의 성추문 의혹이 제기되며, 관리감독 기관이 없는 해외 선교시스템의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대체 필리핀 선교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MBC ‘PD수첩’이 현지 취재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선교사 성추문 의혹과 양적 성장만을 추구해 온 해외 선교의 현실을 짚어보는 ‘필리핀 선교지의 어글리 코리안(가제)’을 오는 16일 방송한다.

이 방송에서는 최근 필리핀 선교 현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성추문 의혹사건의 장본인 A목사를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그는 7개 교회를 개척해 현지인들에게 존경받고 있었지만 현재 자신의 교회 신자인 에이미(16세, 가명)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현지 검찰에 고발된 상태.

에이미는 A목사가 두 차례 차 안에서 자신의 입을 맞추고, 가슴과 다리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하고, 11월 14일에 모텔에서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A목사는 에이미가 주장한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하지만 에이미와 함께 교회에 다니던 4명의 여학생도, A목사가 장학금을 주겠다며 접근해 가슴과 다리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털어놨다. 피해자의 부모들은 믿고 따랐던 ‘목사님’에게 자녀가 유린당했다며 울분을 터트리고, 혐의를 부인하는 A목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합의를 통해 소리 없이 묻힐 수 있었던 A목사의 성추문 의혹이 현지에서 공론화 된 것은, 지난 2월 필리핀의 한 도시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때문. 한국인 H모씨가 운영하는 골프장에 우리나라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NBI(필리핀 국립수사국) 요원들 6명이 총으로 무장하고 급습했다.

골프장 측 신고를 받고 출동한 PNP(필리핀 경찰)가 이들과 팽팽하게 맞서는 와중에 몸싸움과 총격이 있었고, 현지 언론들은 유래 없는 두 국가기관의 충돌을 대서특필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놀랍게도 이 사건에 A목사가 개입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성추문 사건의 합의를 부탁했던 A목사와 대리인으로 나섰던 H모씨의 사이가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과연 성폭행 혐의의 A목사와 에이미 등 피해자 측 사람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또 A목사는 어떤 식으로 총격사건에 개입했으며, 이 사건이 일어난 속내는 과연 무엇인지 방송을 통해 살펴본다.

한편 비단 성추문으로까지 번진 A목사 사례뿐만이 아니라 필리핀 선교사 사회에서는 한국 선교사들의 물질 선교와 권위주의 선교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다. 취재진이 만난 한 현지인 목사는 “한국 선교사들의 권위적이고 성과과시에 치중하는 선교 방식이 한국의 잘못된 선교시스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현재, 선교사들이 후원금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이를 견제하거나 관리하는 시스템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 이들을 후원한 한국 교회도 현지 선교사의 후원금 사용 내역을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취재진이 만난 필리핀 교민들은 일부 한국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보내 준 후원금으로 골프와 카지노를 즐기고 좋은 집과 차를 가지고 있어 필리핀에서는 ‘최상류층’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돈을 보내주는 ‘물주’격인 후원 교회에서 손님이 오면 서로 접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자신이 더 많은 후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선교사들끼리 서로를 깎아내는 것도 비일비재라고 했다.

이런 선교사들의 행태 때문에 현지의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지만, 필리핀에서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을 관리감독하거나 제재하는 기관은 거의 없는 실정. A목사의 성추문 의혹이 불거지자, 파송 교단에서는 A목사의 선교직 반납으로 교단 측과 관계가 정리됐으니 더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필리핀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는 약 1000여명. 이미 포화상태가 된 필리핀 선교 현장은 선교사들 간의 과당 경쟁과 성추문으로 찌들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설명: NBI와 PNP간의 충돌사건을 보도한 ‘채널6’의 자료화면. MBC) yichol76@g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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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선교사 필리핀 측근 “성추행 피해자 더 있다”

[주재일 기자 필리핀 현지 리포트 2信] 김성국 선교사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필리핀 경찰에 고소되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그가 목회하는 바나고 마하나임 교회(Banago Mahanaim Presbyterian Church) 교인 103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 문서는, 김 선교사가 담임목사(Head Pastor)로서 1998년부터 지금까지 전심을 다해 목회하고 있으며 교인들은 그를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선교사는 지난 2월 27일 <뉴스앤조이>와 인터뷰할 때 이 문서를 공개했다.

바나고교회는 성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제니스(17·가명)를 비롯, 성추행 혐의로 김 목사를 고소한 메리(17·가명)와 하렐(21·가명) 등 피해자 4명 가운데 3명이 출석했던 곳이다. 당연히 바나고교회는 김 선교사가 목회한 여섯 교회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만약 김 선교사가 성폭행 혐의로 고소된 뒤에도 이 교회의 교인 200여 명 가운데 103명이 그를 지지한 것이 사실이라면, 김 선교사의 '결백'을 상당 부분 입증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김 선교사는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 서명을 근거로 다수의 교인들은 자신을 지지하지만, 현지인 목사 마까야란(Macayaran)을 중심으로 제니스와 메리 등을 비롯한 일부 교인들이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마까야란 목사는 교회가 탐이 나서, 일부 교인들은 돈을 벌려는 속셈으로 자신에게 얼토당토안한 누명을 씌웠다는 것이다.

바나고교회 교인들은 아직도 김 선교사를 ‘지지’하나

김 선교사가 주장한 것처럼 바나고교회의 교인들은 김 선교사를 여전히 목회자로서 존경하고 지지하고 있을까. 교인들의 여론을 살피기 위해 3월 12일 10시 바나고교회의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바나고교회는 바콜로드 시내 빈민가에 있는 교회로 김 선교사가 목회하는 교회 가운데 가장 많은 교인이 모이는 곳이다.

마까야란 목사는 필리핀 말로 설교했기에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간간히 ‘쓰나미’, ‘카트리나’, ‘이라크전쟁’, ‘지진’ 같은 단어들이 들렸다. 기자와 동행한 통역인은 어지러운 세상 중에서도 주님을 의지하자는 내용의 설교일 것이라고 귀띔해줬다. 설교와 특송, 헌금시간, 기도 등 예배 순서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불과 몇 달 전에 홍역을 치른 교회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평온했다. 교인들은 100여 명이 출석하는 등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었고, 교인들도 ‘한국인’에게 특별한 경계심 없이 호의를 베풀었다.

예배 후 예배당에서 마까야란 목사와 사모, 성추행 피해자인 메리와 그의 가족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왜 김 선교사가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메리의 어머니는 “김 선교사를 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메리는 평소에도 자주 “죽고 싶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날 메리는 다시 이번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흘렸다. 그는 먼 바다로 고기 잡으러 떠난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까봐 두렵다고 했다. 마까라얀 목사는 메리의 아버지가 하나 밖에 없는 딸을 애지중지했다고 말했다.

“장학금은 성추행을 위한 미끼일 뿐”

메리는 제니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장학금을 주겠다고 맥도날드(필리핀에서는 고급 음식점이다-편집자 주)로 함께 외식을 나갔다가 교외로 드라이브 가자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성인용 숙박업소로 끌려가는 도중 마까야란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끔찍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마까야란 목사는 김 선교사가 상습적으로 어린 여자들에게 장학금을 미끼로 접근해 성폭행 및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하는 곳 주위로 모여든 여러 교인들도 한 목소리로 김 선교사의 '추태'를 비난했다. 이들은 “장학금은 장학금이 아니라 용모가 아름다운 아이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봐라, 이번에 당한 아이들은 모두 우리 교회에서 가장 예쁜 아이들이다”고 말했다. 한 젊은 여성은 “목사님에게 불려갈까 겁났다”고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김 선교사가 무서워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누구 하나 나서서 말을 못했다고 했다.

바나고 교회 교인들은 지난 달 김 선교사의 사모인 김 아무개 씨가 방문을 계기로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한다. 교인들은 김 사모가 교회에 방문하자 김 선교사의 일에 대해 뭔가 책임 있는 말이 나오길 기대했다. "최소한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오직 루머일 뿐이고, 절대 그런 일을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교회 운영에 필요하다며 교인들의 사인을 받았다. 곧 한국으로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많이 슬펐다. 그리고 섭섭했다." (마까야란 목사)

김 선교사를 옹호하는 사람은 없었다.

기자가 만나본 교인들 중에 김 선교사의 입장에서 그를 옹호해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지 서명’에 대해서도 김 선교사의 아내가 한국에서 필요한 서류라며 사인을 부탁해 응했을 뿐, 그것이 김 목사를 지지하는 서류는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마까야란 목사는 "이제 겨우 교인들이 안정을 찾고 뭉치고 있다. 그러나 김 선교사가 결백하다고 믿는 교인은 한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가 한국에서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며, 현지인 목사들이 교회 재산이 탐나 꾸민 일이라고 주장한 사실을 알려줬다. 그러자 교인들은 “120% 거짓말이다”, “우리가 가난하니까 모든 것을 돈과 연결해 생각하는 모양이다”, “과연 필리핀 법정에서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성토를 내뿜었다.

바나고교회 목사와 교인들은 김 선교사는 잘못했기 때문에 죄 값을 치러야 하지만 한국교회와는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까야란 목사는 사건이 터진 작년 11월 이후 김 선교사에게 사례금을 받지 못해 지금까지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자신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리나 목사,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후 기자는 김 선교사가 목회한 다른 교회인 굿시드(Good Seed)교회를 찾았다. 이 교회는 바콜로드 외각에 있는 교회로 리나토 마리나(Renato Marina·43) 목사가 목회하고 있다. 마리나 목사 내외는 김 선교사의 가장 든든한 현지인 파트너로 김 선교사가 설립한 법인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기자는 김 선교사와 관련된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마리나 목사는 몇 년 전 김 선교사가 가사 도우미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사건이 커지자 자신이 중재에 나선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리나 목사는 “당시 1만 페소(약 20만 원. 기술을 가진 노동자가 일당 200페소를 받는다-편집자 주)를 주고 합의했다. 그 때는 실수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두 번 세 번 비슷한 일이 벌어지니 너무 실망스럽다. 피해 아이들의 부모가 남에게 알리기 부끄럽다며 조용히 넘어가길 희망해 여태까지 온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벌어진 사건 외에도 또 다른 건이 있다는 말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러 차례 물어도 마리나 목사는 입을 열지 않았다. 피해자 가족이 믿지 않는 사람이어서 더욱 조심스럽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김 선교사가 한국에서 현지인 목사들이 교회 재산을 노리고 자신을 음해한다고 주장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마리나 목사는 심경의 변화를 보였다.

“내 아내는 법인의 비서과 난 이사다. 그러나 모든 재정은 목사님이 관장했고, 우리는 단지 사인만 했을 뿐이다. 얼마가 한국에서 오고 어떻게 쓰이는지 전혀 모른다. 지금도 목사님이 없어서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교회 재산이야 모두 법인 것인데 내가 욕심을 부린다고 차지하겠나. 설령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재산에는 관심이 없다. 그를 신뢰했지만, 지금은 그와 함께 목회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목사님 원하는 대로 해야 차에서 내릴 수 있었다”

마리나 목사는 책상에서 서류 봉투 하나를 꺼냈다. 그곳에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 외에도 또 다른 여학생 두 명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서류가 들어 있었다. 도나(가명·20)는 지난해 4월 김 선교사가 집까지 데려다 준다는 말을 듣고 차를 얻어 탔다가 성추행 당했다고 밝혔다. 도나에 따르면, 김 선교사는 그의 손과 다리 등을 쓰다듬으며 사랑한다고 말했고, 그는 김 선교사의 손을 뿌리치고 집으로 도망쳤다.

제이(가명·18)도 “지난해 9월 김 선교사와 드라이브를 하는 도중 김 선교사가 자신을 더듬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이마에 키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에서 내리려하자 김 선교사가 키스를 해면 내려주겠다고 말해 그의 뺨에 키스한 뒤에야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키스를 한 뒤에 김 선교사가 장학금으로 4000페소(약 8만 원)를 주었다고 했다.

이러한 진술서들은 사건이 일어난 지 한참 지난 올해 2월 작성되었다. 마리나 목사는 “김 선교사가 한국에서 돌아왔을 때 미안하다고 사과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그는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했다. 그는 다른 사실들도 모두 부인할 것 같아 피해 여학생들을 불러 미리 작성해두었다. 그렇지만 그가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법적인 시비를 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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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하나님의 계획에 관한 질문 [6] 최상남 2006-08-29 1364
330 하나님 저랑 장난 하시는 겁니까??? [10] archmi 2006-08-28 6200
329 공평하신 하나님 12부 [4] 김문수 2006-08-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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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공평하신 하나님 11부 [5] 김문수 2006-08-19 1512
326 마태복음의 산상 수훈은 9복입니다. [1] 이준 2006-08-17 1548
325 [묵상나눔] 사도신경 유감 [5] 정순태 2006-08-15 1331
324 본디오 빌라도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한국의 사도신경 [6] 이준 2006-08-13 4934
323 공평하신 하나님 10부 [7] 김문수 2006-08-11 1230
322 모든 성경 책은 오류가 있습니다 [10] 이준 2006-08-08 2231
321 아주 훌륭한 "바보같은 질문"들 [2] 김유상 2006-08-07 1139
320 완악하고 교만한 것, 변케하여 줍소서[#1] [8] 김형주 2006-08-05 1140
319 [바보같은 질문 #8] 식사기도에 대한 질문입니다 김형주 2006-08-05 1072
318 [바보같은 질문 #7] 우상숭배에 대한 질문입니다 김형주 2006-08-05 832
317 목사님^^ secret [1] 박명한 2006-08-04 5
316 공평하신 하나님 9부 [4] 김문수 2006-08-03 916
315 [바보같은 질문 #6] 교회라는 용어에 대하여 [2] 김형주 2006-07-29 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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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바보같은 질문 #5] 교회밖에 구원이 있다는 주장과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3] 김형주 2006-07-28 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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