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마태복음 27장 52~53절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많이 일어나되 예수의 부활 후에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에 들어가 많은 사람에게 보이니라"

 

저는 이 질문을 다른 두 목사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한 분의 설명은 이러합니다. "요한계시록에 6번째 인과 7번째 인 사이에 14만 4천명의 내용이 나온 것과 같이 아직 이루어 지지 않은, 앞으로 이루어 질 삽입절이다." 다른 분의 설명은 이러합니다. "마태복음은 요한계시록과 같이 예언서가 아니고 예수님의 사역을 설명한 책이기에 이 구절은 예언이 아니라 정말로 있었던 사실이었다. 즉 사람의 몸이 무덤에서 나와 거룩한 성에 들어가 실제로 부활했다." 정말로 무덤이 열려서 죽었던 사람의 육체가 부활하여 많은 사람에게 보였는지, 아니면 나중의 일을 설명하기 위해 써 놓은 구절인지 알고 싶습니다.

 

[답변]

 

본문은 당시 유물이나 증인이 지금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그 기록이 과학논문처럼 상세하지 않은데다 아주 특이한 내용입니다. 그 해석이 신학자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앞뒤 문맥에서 말하는 핵심주제와 성경전체가 계시하고 있는 일관된 진리에 비추어 가장 개연성 있는 해석을 채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본문이 속한 문맥에서 눈여겨볼 구절은 골고다 처형장과 예수님 무덤을 지키던 백부장과 로마 군병과 대제사장의 하속들의 반응을 기록한 54절입니다. “그 되는 일들을 보고 심히 두려워하여 가로되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하더라.”(54절b) “되는 일들”이라고 복수의 표현을 사용했는데 예수님 처형 후에 일어난 어려 징조들을 말합니다.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고 땅이 진동하며 바위가 터지고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많이 일어나되 예수의 부활 후에 저희가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에 들어가 많은 사람에게 보이니라.”(51-53절)

 

주목할 표현은 “바위가 터졌다”는 것입니다. 야산에 있는 큰 바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유대인들은 굴을 파서 시체를 층계별로 안장하는데 그 입구를 막아 놓은 큰 바위를 말합니다. 그런 바위가 터지거나 쪼개져 열리려면 땅이 진동하여 지진이 일어나야 했고 또 그 바위가 터졌으므로 당연히 무덤이 열린 것입니다. 나아가 무덤이 열렸다면 그 안에 안장된 시체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바꿔 말해 땅의 진동, 바위가 터짐, 무덤이 열림, 성도가 걸어 나옴은 “성도의 부활”이라는 한 가지 사건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기록했다는 뜻입니다. 성도의 부활이 없었다면 앞의 일들은 일어날 필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마태가 말하는 징조에서 이 부활 사건을 빼면 성소 휘장이 찢어진 사건 하나만 남게 되는데 “그 되는 일들”이라고 복수로 표현한다면 모순입니다. 요컨대 마태는 “성소 휘장이 찢어진 것”과 “성도가 부활한 것” 두 사건을 두고 “그 되는 일들”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태는 이 사건들을 동일한 시제를 사용해서 병열하고 있습니다. 한 장소와 비슷한 시간대에 일어난 일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백부장과 로마 군병들과 대제사장의 하속들이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즉, 같은 의미를 지닌 징조들이라는 것입니다. 예수가 부활했고 그 부활과 함께 자던 성도들도 부활함으로써 예수가 메시아임이 입증되었다는 것입니다.

 

거기다 병열 방식으로 동일한 의미를 지닌 일련의 사건을 설명하면서 먼 장래의 일을 예표로 불쑥 삽입하는 비논리적인 저자는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본문의 일은 당연히 예수님 부활 당시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으로 봐야 합니다.

 

한두 가지 첨가할 사항은 본문에 대해서 누가 부활했느냐, 어떤 방식으로 부활했느냐를 두고도 왈가왈부 말이 많습니다. 우선 구약시대의 믿음의 영웅들이 부활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에는 이미 에녹과 엘리야가 죽음을 보지 않고 승천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하나님의 특정한 일을 맡은 자에게 성령이 일시적으로 임하고 또 그런 자들 위주로 구원이 이뤄졌던 것입니다.

 

반면에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후로는 누구라도 하나님을 순전히 믿는다면 성령이 임하고 구원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약성경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이루신 구원의 의미와 결과에 대해 성도들에게 정확히 계시해주어야 하므로 믿음의 영웅이 아닌 일반 성도가 부활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둘째로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 그 힘을 받아 부활한 것이므로 주님처럼 신령한 육신으로 부활했다고 해석합니다. 신령한 육신이라면 시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영원히 살아야 합니다. 그럼 이 땅에 계속 영원히 남아 있든지, 아니면 주님처럼 승천해야만 합니다. 성경 전체가 이야기 하는 진리는 그런 신령한 육체의 부활은 마지막 때에까지 유보되어 있습니다. 만약 이 때 이미 신령한 육신의 부활이 여럿 있었다면 예수님만이 지닐 수 있는 메시아 신성에 대한 유일성과 절대성의 의미가 약화될 수 있습니다.

 

성경에 그런 기록은 물론 그렇게 해석될 여지도 없습니다. 신령한 부활이 아니고 죽은 자가 이 땅의 육신적 생명을 얻고는 조금 있다가 다시 죽는 소생을 했다고 보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그러면 성경이 그들의 이후 행적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나아가 죽은 지 나흘이 되어 무덤에 묻혔다 소생한 나사로 사건은 유대인들 사이에 익히 알려졌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함께 당신을 믿는 일반성도 누구에게나 그런 기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계시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래도 나사로의 경우처럼 육신의 소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보입니다.

 

본문에서 마태는 지금 성전 휘장의 찢어짐과 성도의 부활(소생)이라는 두 가지 징조로 예수님의 메시아 됨을 그분의 대적이었던 이방인들과 유대교인들까지 인정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휘장의 찢어짐은 당신의 몸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성도의 부활은 예수님 부활과 동시에 일어난 것입니다. 예수님 오신 이후에 신약시대의 구원은 한 죄인이 주님의 십자가 죽음과 연합하여 옛사람이 죽고 주님의 부활과 연합하여 새사람으로 거듭남으로만 이뤄진다는 뜻입니다.

 

1/27/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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