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에서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저 개인적으로 나름 아주 염려했던 일이기도 하다. 바둑 세계 랭킹 1위 한국 이세돌 9단이 구글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Google Deep Mind" 에게 186수만에 불계패한 것이다. 비록 유럽챔피언에게 5:0 완승을 거둔 전력이 있었지만 바둑 유럽챔피언은 한국의 아마추어 고수급 정도 실력이라 세계적인 최고수 이 9단에게는 이기기 힘들 것이라 예상했었다. 이 9단 본인도 5:0 완승 아니면 한 판 정도 질 것이라 장담했는데 첫 판에 그것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불계패한 것이다.
제가 염려했던 점은 한국 바둑 수준이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하거나, 이 9단에게 개인적으로 치명적 불명예가 된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공상과학소설이 예견했던 일들이 차츰 이뤄지고, 아니 이미 거의 그런 소설 같은 세상 속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경우의 수가 무한대로 불리고 직관적 판단이 요구되는 바둑만큼은 인공지능이 들어설 자리가 없으리라는 예상이 무참히 깨어졌고 인간의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었음이 입증되었다.
아직 네 판이 남았지만 어쨌든 첫 판에서 불계패 한지라 인간의 체면은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컴퓨터도 인간이 만든 것이긴 하지만 스스로 분석 선택 판단 결정 시행 수정하는 사고능력을 갖추었기에 어쨌든 기계에게 인간이 완전히 진 것이다. 컴퓨터가 적그리스도라는 저차원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의 바뀐 인간의 생활양식 한두 개만 간단히 따져보라. 다른 이의 전화번호 심지어 남편과 아내는 물론 자기 번호도 외우지 않는다. 운전할 때는 로봇 여성의 지시대로만 따른다. 한마디로 인간은 아예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존재가 이미 된 것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공상과학소설 그대로 되어져 가는데 오직 한 가지 예외가 있다. 인간이 옥외활동은 거의 하지 않고 과학 발전을 이루기 위해 사고활동에만 집중하기에 머리는 가분수처럼 커지고 사지는 약하고 짧아질 것이라는 생각 말이다. 인류 진화의 종점은 인간이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처럼 될 것이라고 했지만, 사고활동을 기계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대신에 스포츠 취미활동 등에만 전념하게 되니까 오히려 머리는 작아지고 몸만 커지지 않을까? 하나님이 종류별로 창조한 인간이 그렇게 될 리는 만무하지만 공상과학소설의 예측 중에 하나만은 틀렸다는 뜻이다. 또 진화를 바탕으로 예측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가 가장 염려했던 것은 이번 일이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미칠 영향이다. 안 그래도 스스로 생각하여 문제를 해결하길 싫어하는데다 오직 전자기기를 베프(best friend) 삼아 가상의 세계에만 빠져 들어가는데, 인공지능이 바둑세계챔피언을 이겼다면 이젠 더더욱 그럴 것 아닌가? 전자기기를 필두로 과학문명에 무한하고 절대적 신뢰감을 보낼 것이다. 앞으로는 자식을 컴퓨터가 대신 키워주는 정도를 넘어 자식도 자기 부모가 컴퓨터라고 말할 시대가 올 것이다. 아무도 책을 읽지 않을 것이며, 그 중에는 당연히 성경도 포함되며, 제 발로 기계를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게 될 것이다.
정말로 염려되는 점이 하나 더 남았다. 이번 이 구단의 패배 원인이 인간은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고 기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철두철미 냉정했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결국 인류의 미래는 기계가 지배하는 차원을 넘어 용서 자비 긍휼이 전혀 없는, 쉽게 말해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못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인간 스스로 기계가, 그것도 한갓 부속품이 되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알 수 없지만 인간을 뛰어넘는 기계적 지능을 사악하게 사용할 적그리스도 아래 무릎 꿇을 것이다. 부모부터 성경 진리를 제대로 알아서 자식에게 삶에서부터 온전히 가르치지 않는 한에는 ....
3/8/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