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3:17의 연대가 이해가 안 됩니다.

조회 수 156 추천 수 0 2019.02.23 11:15:04

갈3:17의 연대가 이해가 안 됩니다.

 

[질문]

 

“형제들아 내가 사람의 예대로 말하노니 사람의 언약이라도 정한 후에는 아무도 폐하거나 더하거나 하지 못하느니라 이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한 사람을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 내가 이것을 말하노니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신 언약을 사백삼십 년 후에 생긴 율법이 폐기하지 못하고 그 약속을 헛되게 하지 못하리라 만일 그 유업이 율법에서 난 것이면 약속에서 난 것이 아니리라 그러나 하나님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아브라함에게 주신 것이라.”(갈3:15-18)

 

아브리함과의 언약 후 430년 후에 생긴 율법이 폐기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야곱 때 애굽에 들어갔고 애굽에서 430년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았던 것으로 압니다. 야곱은 아브라함의 손자로 둘 사이에도 상당한 기간이 흐르는데 본문은 아브라함 이후 430년 후에 모세에게 율법이 주어졌다고 말하고 있으니 시간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답변]

 

질문자께서 성경을 아주 세밀하게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성경은 수치나 규격에 차질이 없어야 하는 과학논문이나, 육하원칙에 충실해야 하는 신문기사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들의 역사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또 그분의 보호 인도를 받은 당신의 백성들의 그분에 대한 믿음의 반응을 기록한 책입니다. 후대의 독자들로 하나님이 어떤 분이며 인간 역사를 어떻게 이끄시는지 알게 하려는 영적 진리를 계시한 책입니다.

 

그 계시에 대한 원본은 없어지고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사람에 의해서 필사 번역 보존되었습니다. 따라서 성경에는 연대나 사람 이름 등의 구체적인 부분에선 불합리해 보이는 표현들이 가끔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특별히 유대인들은 선조들의 이름을 열거할 때에 순서대로만 말하지 않고 종종 중간에 생략했고, 연대나 인구나 크기 등의 수치를 대략적으로 말할 때도 많았습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반드시 알라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 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히리니.”(창15:13) 전통적인 학설에 따르면 아브람이 본 계시를 받은 것은 BC 2081년 경, 야곱 가족이 애굽으로 이주한 해는 BC 1876년 경, 야곱의 후손 이스라엘이 출애굽한 것이 BC 1446년 경. 모세가 시내 산에서 율법을 전수 받은 것도 같은 해 BC 1446 년으로 봅니다. 따라서 야곱 가족이 애굽에서 살았던 기간은 430년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직접 말씀하시면서 “사백 년 동안”이라고 두리뭉실한 수치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애굽으로부터 요셉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선대를 받았으니 그 기간을 30년으로 환산해 사백 년이라고 이해해선 안 됩니다. 요셉이 애굽 총리가 될 때가 30세(창41:46)였고, 애굽에서 110세에 죽었으므로(창50:22) 총리 재직 후 80년간 생존했습니다. 요셉이 죽자 바로 학대를 받았다 쳐도 80년을 430년에서 빼면 즉, 최대한으로 잡아도 350년만 학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사백 년 동안 괴롭힘을 당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묘하게도 성경을 읽을 때에 일부 수치적인 불일치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는 점을 하나님은 질문하신 바로 그 주제에 대한 말씀을 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네 자손은 사대 만에 이 땅으로 돌아오리니.”(창15:16a)에서도 430년을 사대(四代)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시의 백세가 넘은 족장들의 연령을 감안하여 단순히 사백 년 정도의 기간이라고 말하고 있는 셈입니다. 출6:16-20에 따르면 야곱의 셋째 아들 레위, 고핫, 아므람, 모세로 이어지는 사대 만에 출애굽하게 됨을 봅니다.

 

상기의 갈라디아서 본문에서 아브라함과 언약한 시점에서 따지면 430년이라는 설명이 모순될 수 있습니다. 출애굽기 12:40은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 거주한 지 사백삼십 년이라.”고 말합니다. 전통적으로 바울이 단순히 구약성경의 이 본문을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봅니다. 물론 또 다른 해석도 있습니다.

 

본문은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약속들’이라고 복수로 지칭했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람의 자손에게 여러 번 말씀하셨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태여 아브람과 행한 창15:13 한 번의 언약으로 국한해서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바울이 말한 그대로 아브람의 후손 야곱이 애굽에 들어가기 직전 가나안을 떠날 때에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창46:2-4의 약속으로 이해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 한 약속이 실제적으로 확증 실현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해가 1876년이므로 수치적으로 따져도 430년에 하자가 없다고 글리슨 아처라는 신학자가 변증했습니다.(*)

 

아처는 “여기서 바울은 아브라함 족속의 역사 속에서 두 개의 주요한 단계, 즉 언약시대와 율법시대를 대조시키는 것이다. 은혜의 언약의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까지 여러 번 반복되었다.”라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바울이 본문에서 강조하려는 초점은 언약이 율법보다 최소 430년 즉, 오랜 시간 전에 있었다는 것이며 또 그래서 율법으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약속에 따른 은혜로 구원 받는다는 점입니다.

 

12/4/2018

 

(*) “성경난제 백과사전”- 글리스 아처 저작, 황영철 역, 생명의 말씀사 1990년 발간, 55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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