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재개가 정말 환영할 만한 조치인가?

조회 수 20 추천 수 0 2020.05.27 16:09:03

교회재개가 정말 환영할 만한 조치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의 교회가 가능한 빨리 재개되길 원한다’며 ‘교회는 ‘국가의 정신(psyche)’에 있어 매우 중요하며, 교회들의 폐쇄가 계속 이어진다면 국가는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명한 인터넷 기독교신문의 어제까지의 헤드라인 기사였습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그 신문의 오늘자 헤드라인 기사는 제가 예상하고 염려했던 대로 아래와 같이 바뀌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교회와 예배당 등 종교시설을 ‘필수적 장소’라 지시하며 주지사들을 향해 ‘현장예배 재개 허용’을 촉구한 것과 관련, 미국 복음주의 목회자들이 적극적인 환영과 감사를 표하며 지혜롭게 교회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속속 밝히고 있다.”

 

교회의 현장 예배가 정말로 지혜롭게 재개되는 일은 적극 환영할만합니다. 함께 모일 때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지 않게 하는 방안을 아직 아무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가 유감스럽다고 말한 뜻이 몇 있는데 우선 기독교인들이 트럼프를 하나님의 기름 부은 충성된 종이라고 치켜세우는 것 때문입니다. 현 단계에서 그의 최고 관심은 자신의 재선여부뿐입니다. 거의 유일한 치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적 호황이 코로나 사태로 수포로 돌아갈 판입니다. 또 그의 절대적 지지기반인 복음주의 진영의 지속적인 협조도 절실합니다.

 

그의 정치적인 결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의도는 없으며 제가 그럴만한 처지도 안 됩니다. 재선을 앞둔 정치인의 입장에선 그런 식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제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무시해도 좋지만, 그는 거듭난 크리스천 같지 않습니다. 야고보 사도가 말한 대로 행함이 없는 죽은 믿음의 쭉정이 신자인 것 같습니다.

 

너무나 세속적인 삶을 살았다는 단순한 뜻이 아닙니다. 기독교적 세계관이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는 것 같다는 뜻입니다. 정치평론가는 아니지만 그의 재선 캠페인의 구호도 변함없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될 것입니다. 이 또한 정치적으로는 당연한 것이라 구태여 시비를 걸지 않겠습니다.

 

그보다는 그의 개인적인 진짜 주인이 하나님이 아니라 분명히 돈인 것 같은데도 신자들이 그를 주의 종이라고 칭찬하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동성애와 낙태를 반대하고 메리 크리스마스를 회복시키긴 했지만 단순히 자신의 이성적 판단에 따른 상식적 도덕적 조치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거듭난 신자라면 행하지 말아야 할 조치들을 훨씬 많이 시행했습니다.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마땅히 솔선해서 본을 보일 품격과 행동과도 거리가 너무 멉니다. 제 눈에 그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이라기보다는 미국주식회사의 사장 같을 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트럼프 개인에게 제가 시비를 걸 의사는 없고 어차피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바뀔 리도 없습니다. 평생을 자기 멋대로 행동할 수 있는 위치와 신분을 누리고 있기에 재선여부와 관계없이 계속해서 자기 임의대로 또 아주 영악하게 행동할 것입니다. 그보다는 교회의 조속한 재개를 적극 환영하는 기독교계의 입장에 대해서 조금 따져볼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조속히 종식되도록 함께 모여서 기도하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교회가 재개되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도 분명히 신자의 기도에 응답하여 땅을 고쳐준다고 약속했습니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대하7:14)

 

그런데 상기 구절에서 신자들이 하나 빠트리고, 그것도 가장 먼저 행할 일을 하지 않고 합심기도만 하려고 하지 않는지 저로선 크게 의심스럽습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고 스스로 낮추어야 하고 그런 후에 기도하라고 했습니다.

 

악한 길에서 떠나라는 것은 단순히 마음속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나 말로 잘못했다고 실토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잘못되었던 행동들을 완전히 뜯어 고치고 하나님의 길로 다시 들어서야 합니다. 요컨대 기도만 한다고 땅을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백성들이 그렇게 바로잡는 일부터 행한 후에 기도해야 땅을 고쳐준다고 - 전체적으로 내린 형벌을 거두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동안의 교회의 부정과 목회자들의 비리를 회개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런 교회와 목회자들은 기독교와 아무 상관이 없기에 상기 말씀이 전혀 적용되지 않습니다. 교회와 목회자들도 잘못을 범할 수 있으나 진정으로 회개하면 여전히 교회로 목회자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연히 다 들어났는데 전혀 회개치 않거나 한술 더 떠서 자기들이 옳은 양 온갖 핑계를 대는 것은 진노의 심판을 피할 길이 없는 쭉정이일 뿐입니다.

 

상기 말씀은 알다시피 솔로몬이 성전건축을 완성하고 봉헌할 때에 계시 받은 내용입니다. 이스라엘 전백성이 여호와 한 분 하나님만 믿고 따랐고 성전이 모든 정치와 종교의 중심이 되어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인류전체에 주는 메시지와 같습니다. 전 세계 사람을 전도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모든 신자의 상시적인 평생 소명이므로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코로나 사태 같은 것이 일어나게 된 직간접적인 원인을 교회나 신자가 제공하지 않았는지 회개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그런 잘못들이 있었다면 그 길에서 떠나야 합니다. 교회부터 앞장서서 그런 잘못을 고쳐나가야 합니다. 그동안 자연을 훼손하고 생활여건을 오염시킨 결과로 나타난 폐해가 바로 코로나 사태입니다. 또 그 원인은 돈만 주인으로 삼아서 나라별로 사회집단별로 무한 경쟁을 일삼았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주식회사를 세계 최고로 다시 부흥시키려는 정책도 또 다른 방식의 코로나 사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신자들이 그를 성경적 대통령이라고 따르는 것을 보면 신자들도 돈을 주인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예수님은 분명히 선언했습니다. 교회와 교인들이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서고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불신자들이 신자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즉, 거룩한 삶으로 전도하라고 가르쳤습니다.

 

돈을 주인으로 모셨기에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열성으로 가득 찼음에도 종교적으로 의롭게 위장한 유대교 성전을 향해서 주님은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게끔 하나님이 심판하실 것이라고 엄중하게 선포했으며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코로나 사태를 교회에 어중이떠중이 신자들이 함께 다 모여서 기도만 하면 하나님이 종식시켜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교회재개 조치를 환영한다면 주님이 같은 심정으로 눈물 흘리면서 쳐다보고 계시지 않을까요? 교회들의 폐쇄로 국가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이 정말로 예수님만을 주인으로 모시지 않는다면, 그래서 사회의 소금과 빛이 되어있지 않으면 국가는 무너질 것입니다. 

 

5/25/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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