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15:22-35) 교회가 제정할 유일한 규례

조회 수 27 추천 수 0 2020.11.25 11:46:20

(행15:22-35) 교회가 제정할 유일한 규례

 

“성령과 우리는 이 요긴한 것들 외에는 아무 짐도 너희에게 지우지 아니하는 것이 옳은 줄 알았노니”(15:28)

 

이방인 신자도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유대주의자들의 주장은 첫 예루살렘공의회에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이방인들로 우상의 더러운 것, 음행, 목매어 죽인 것, 피 네 가지를 멀리하라고 결의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할례 받지 않으면 구원 못 얻는다고 주장했으나 공회는 하나님이 그것을 구원의 조건으로 요구한 적이 없고 오히려 그와 상관없이 구원을 주셨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럼 이 규례 넷은 신자가 되는 조건이 아니라 교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서로 화목하고 교제하는데 필요한 조치라는 뜻이 됩니다.

 

예루살렘교회는 자신들을 대리해서 동일한 권위를 갖고 새 규례를 설명하고 시행을 독려하도록 유다와 실라를 안디옥에 내려 보냈습니다. 그 조치를 전해들은 안디옥 교회도 즉, 이미 구원 얻은 신자들 모두가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하나가 되어 안정됨으로써 바울과 바나바의 복음전파가 한층 왕성해졌습니다.

 

공회에서 야고보는 우상의 더러운 것을 금하자고 했는데 지금 사절단은 우상의 제물이라고 바꿔서 말하고 있습니다. 우상을 숭배하는 것은 십계명의 첫째와 둘째 계명을 위반하는 것으로 하나님과 전혀 무관한 불신자이므로 교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상 제물이 바로 우상의 더러운 것으로 우상 신전의 추악하게 타락한 예배를 말합니다. 이방인 교인더러 혹시라도 미련이 남아서 비밀리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근처에 가서 구경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당시의 고기는 거의 다 우상 제물이었으나 교회가 그들에게 시중에 파는 고기까지 먹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주목할 것은 유다와 실라가 규례를 전하는 방식입니다. 이 요긴한 것들 외에는 아무 짐도 지우지 아니하는 것이 옳은 줄 알았다고 한다. 이 넷 외에는 모든 것을 허용한다는 뜻입니다. 할례 외에 다른 종교적인 규칙들로 이방인들을 추가로 속박하면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넷은 너무나 요긴하므로 반드시 시행해야 하고 그럴수록 이방인 신자들에게 아주 유익하다는 뜻입니다. 이 네 조치는 오직 하나님만 경배하고 우상을 멀리하며 생명을 주관하는 그분의 권능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넷은 구원의 조건이거나 준행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벌을 받고 행하면 상을 받는 차원이 아니라 교회에서 지켜야 할 윤리에 해당됩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삼가면” – 의무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지만 옳다고 여기고 그대로 지키면 - “잘되고 평안함을 얻을” 것이라고 설명한 것입니다. 각자의 자유로운 선택과 시행과 책임에 맡긴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방인 교인이 어쩌다 실수하여 한두 번 이 네 규례를 어기거나 나아가 할례를 받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대인들만 이를 문제 삼지 않으면 유대인과 이방인 교인 간의 화목과 일치는 자연스레 이뤄질 것입니다. 문제는 새로 입교한 이방인 교인이 아니라 교회의 관습과 규칙에 익숙한 오래 된 유대인 신자라는 뜻입니다.

 

비유컨대 한국교회에 외국인이 출석한다고 해서 한국식 문화와 관습을 강요할 필요도 이유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이 이방신자의 구원은 물론 신앙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 결코 아니지 않습니까? 반면에 그들이 한국식 문화와 관습에 스스로 익숙해진다면 기존의 한국인 신자와 우의를 돈독히 하고 한국교회에서 이전보다 더 풍성한 은혜를 받아서 아주 좋을 것입니다.

 

요컨대 교회는 너무 많은 규례를 만들어 교인들에게 짐을 지울 필요가 없습니다. 각 교인의 개인적인 신앙유익에 도움이 되면서 성도간의 교제에 꼭 요긴한 최소한의 것들만 정하면 됩니다. 그마저도 각자 믿음의 분량대로 시행하면 된다고 신자의 재량권에 맡겨야 합니다.

 

그런 규례를 선정하는 기준도 간단합니다. 성삼위 하나님의 이름이 높아지고 성도의 거룩한 성장과 성도 간의 일치 화합과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 진작되는 규례면 됩니다. 대신에 하나님보다 담임목사와 교회의 명성이 높아지고, 교회의 교세를 자랑하고, 교회 안에 분파가 생기게 하고, 각 개별 성도의 영적 성장과는 무관하게 교회에만 복종하게 하고, 이웃과 지역사회에는 외면하는 등의 규례는 절대로 금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교회와 목사를 위하는 규정들은 제정해서도 안 되고 제정되어도 신자가 순종해야 할 의무도 없는 것입니다.

 

교회는 규칙과 프로그램에 따라 운영되는 일반 단체와는 전혀 다릅니다. 오직 예수님을 머리고 모시고 성령의 인도에 따라 성경의 진리만이 선포되는 영적 공동체입니다. 교회의 모든 사역, 모임, 교제, 봉사 등에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만이 증거 되고 실현되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교회에는 죄는 죽기까지 미워하되 죄인은 끝까지 사랑하는 십자가의 긍휼이라는 규례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뜻입니다.

 

(11/25/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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