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미국대선에서 누구를 찍어야 하나요?

조회 수 310 추천 수 9 2012.07.03 23:27:56
올 미국대선에서 누구를 찍어야 하나요?


지난 주일에 성경공부를 마쳤더니 어떤 분이 올해 미국대선에서 오바마와 롬니 중에 누구를 뽑아야할지 질문하셨다. 제 답변인즉, “아무나 마음에 드는 사람 찍으십시오.”였다. 질문하신 분은 예상 밖의 답이었는지 약간 당황해 하셨다. 목사라면 당연히 동성애와 낙태를 반대하는 롬니 편을 들 줄 알았던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던 역사를 이끄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다. 단순히 정치 경제 사회적 측면만이 아니라 도덕적 영적인 측면도 그러하다. 아니 도덕적 영적인 측면이니까 더더욱 하나님이 이끄신다. 물론 그중에 대부분이 신자의 책임으로 맡겨져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언뜻 동성애와 낙태를 반대하는 롬니를 지지하는 것이 그 책임을 다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얼마 전에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 있는 보수주의 기독교 대학교인 리버티대학교(신학대학원도 있음) 졸업식에서 롬니가 Main Speaker로 연설했다. 그가 연설에서 동성결혼을 반대한다고 선언하자 교수진과 학생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기독교 진영으로선 고무적이고 환영할만한 일인 것 같다. 그러나 제가 볼 때에는 오히려 땅을 치고 통탄할 일이었다.  

이슬람도 동성애결혼은 극렬 반대한다. 몰몬교는 이단 중의 이단이다.(저는 몰몬교의 본거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에 살았기에 그 기원과 교리에 대해 그런대로 아는 편이다.) 말하자면 기독교 대학에서 사회에 첫발을 디디는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권면을 해달라고 이슬람 지도자를 연단에 세웠고 또 그에 대해 큰 환호를 보낸 것과 방불하다.  

오해는 말아야 한다. 롬니 개인은 물론 몰몬교나 이슬람에 대한 비난이 아니다. 제가 그 연설 전체를 들은 것도 아니다. 분명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충고도 주었을 것이다. 또 동성결혼은 신자라면 반드시 반대해야 한다. 그러나 몰몬은 분명 거짓 복음을 증거하는 이단이다. 성경은 거짓 복음을 전하면 천사라도 저주 받을 것이라고 선언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보수 기독교대학의 가장 중요한 공식행사에 이단 인사를 초대하여 연설하게 하고 또 총장 이하 모두가 갈채를 보내는 그 일이 아주  잘못되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지만 동성결혼은 기독교 교리에 어긋나는 죄다. 그러나 기독교국가인 미국에서조차 드디어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사람이 과반을 넘었고 그렇게 되는 데 오바마의 찬성발언이 큰 몫을 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던 시간문제일 뿐 다수 국민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미국에선 동성결혼이 언젠가는 합법화될 판인데, 그런 사태를 막으려면 대통령을 누구를 뽑느냐(정치적 운동) 보다는, 국민들 생각부터 바꾸어야(영적부흥 운동) 한다는 뜻이다.  

만약 롬니가 대통령이 되면 동성결혼 합법화는 어느 정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미국민들 사이에 사교(cult) 내지 이단(heresy)으로 간주되었든 몰몬교가 당당하게 기독교의 한 분파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또 그렇게 만드는데 리버티대학 졸업식이 이미 일조(一助)를 담당했지 않는가? 지금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이 아프리카에 몰몬 선교사로 간 두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the Book of Mormon인 것도 예사로 보아 넘길 사안이 결코 아니다.

물론 당장의 기독교계의 공식인증이 아니라 미국대중들의 정서부터 그렇게 바뀔 것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기독교와 몰몬교 교리의 차이에 대해 잘 모르는 타종교계도 그렇게, 사실은 이미 몰몬교를 기독교로 보고 있지만 더 확정적으로 인정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지금껏 그래왔듯이 대중들이 바뀌면 다수 미국 기독교계도 그 흐름에 편승할 것이다. 만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이처럼 몰몬교가 공식으로 대접받는 일은 막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오해는 말아야 한다. 제가 오바마를 지지한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그는 스스로 중생(重生)한 신자라고 고백했지만, 최근 그가 백악관으로 옮기기 직전까지 다녔던 시카고의  교회 담임 목사가 그 사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또 교회에 출석은 해도 기독교 교리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며 오히려 그의 종교적 관심의 대부분이 이슬람에 가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럼 이제 신자들 앞에 놓인 영적 판단과 결정은 무엇인가? 롬니를 뽑아 동성결혼의 합법화를 조금 지연시키는 대신에 몰몬교를 인정해줄 것인가? 오바마를 뽑아 언젠가 바뀔 동성결혼은 포기하는 대신에 몰몬교를 계속 이단으로 묶어 둘 것인가? 하나님은 과연 어느 쪽을 원하실까?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저도 온전한 판단이 서지 않아서 아무나 찍으시라고 답한 것이다. 쉽게 말해 둘 다 영적으로는 비교 분석할 의미가 없는 불신자라는 뜻이다.
    
둘 다 불신자라면 투표할 기준으로 정치 경제적 공약만 보면 된다. 이는 비교적 판단이 용이하다. 오바마는 약한 자를 돕기 위해 정부가 민간 부분, 특별히 기업과 고소득층에 더 많이 간섭하여서 분배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롬니도 약한 자를 돕되 정부가 간섭을 가능한 적게 하여서 민간 부분 스스로 생산을 증가시켜서 전체 국민소득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단순화시키면 균형과 성장 중에 어느 쪽을 중시하느냐다.

경제주기로 보면 생산을 늘린 후에 계층 간 소득격차가 벌어지면 분배를 늘리고, 그러다 경기가 위축되면 다시 생산을 늘리는 식으로 순환이 된다. 미국에선 어쨌든 민주당(분배균형)과 공화당(생산성장)이 번갈아 집권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이 또한 모든 상황을 단순화 시킨 분석이다. 지금 현재의 극심한 불경기에 어느 정책이 나을지는 각자가 판단하여 미국시민으로써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면 된다. 혹시 그 판단이 잘못되더라도 역사의 궁극적 방향은 결국 하나님이 이끄신다는 진리를 확신한 후에 말이다.    

아직도 동성결혼과 낙태를 반대하는 롬니가 더 나아 보이는가? 최선은 아니고 차선이라서 그에게 표를 몰아주어야 할 것 같은가? 기독교 신앙 정서상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기독대학교 교수들도 그러한데 우리 같은 자들이야 하물며 그러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작금 미국의 영적으로 혼란스런 이 같은 상황의 배후에 사탄의 음흉하고도 교묘한 제 3의 계교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아서 계속 찜찜하다는 것이 솔직한 제 심정이다. 표면만 보다가 이면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본질적인 문제에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독교 신앙을 도덕주의와 대체시키려는 것이 사탄의 고차원적인 전략으로 여겨진다는 뜻이다. 신자들로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운동에 집중토록 하는 것이다. 비기독교인들이 볼 때는 기독교는 인권과 자유에 쓸데없는 제한을 가하고 성적 소수자를 차별하는 보수꼴통으로 간주하게 만든다. 비지성적, 비윤리적, 반인권적, 반문화적, 시대역행적인 아주 거만한 종교라는 비방을 퍼붓게 만든다. 기독교 내부에서도 정작 열심을 쏟아야할 복음전파 대신에 자칫 정치적 운동에 정력과 시간을 소비하게 만드는 것이다.  

세 번째로 오해는 말아야 한다. 신자라면 당연히 최선을 다해 동성결혼 반대운동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해야 한다. 설령 대중의 추세대로 합법화 되는 시기가 조만간 닥칠지라도 여전히 반대하는 사람도 꽤 많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합법화 되고 난 이후라도 하나님의 놀라운 간섭이 이뤄지도록 계속 기도하고, 현실적 제도를 이전으로 복구시키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대중들에게 성경적 도덕관을 온유와 인내로 교도해야 한다.

그러나 동성결혼 반대운동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신자가 꼭 해야 할 바를 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나쁜 것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한 것을 실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나쁜 것을 고치는 최선의 방법도 그것을 직접 뜯어고치기 보다는 그것을 대체하는 선을 베푸는 것이라는 뜻이다. 동성결혼이 나쁘다는 사실을 이성간의 결혼이 너무 좋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알게 해주어야 한다. 신자는 간음 같은 성적 타락은 물론 이혼도 하지 말고, 대신에 세상 사람들이 시샘이 날 정도로 정말로 아름답고 진실한 사랑이 풍성히 실현되는 가정을 가꿔나가야 한다.

기독교는 도덕주의(moralism)가 결코 아니다. 영혼을 변화시키는 살아있는 생명(spiritual life)이다. 하나님의 거룩하고도 권세 있는 말씀이 더럽고 추했던 죄인의 옛 자아를 완전히 부셔버리고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게 해서 당신의 성품에 참예시킨다.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의 은혜 안에 완전히 들어온 신자는 가만히 놓아두어도 동성결혼을 끝까지 반대한다. 복음 안에 미처 들어오지 못한 신자(?)는 인권과 자유와 인간애(人間愛)로 곱게 포장된 합법화 운동에 반대할 성경적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세상풍조에 그대로 휩쓸려 가버린다.

작금 동성결혼 반대 서명운동에 교회 안에서조차 반대 내지 기권하는 자들이 의외로 많지 않은가? 특별히 젊은 세대들이 더 그러하다. 교회가 그 동안 그들에게 순전한 복음을 가르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젊은 세대들이 곧 교회의 주축이 될 이, 삼십 년 후를 예상해보라. 그 때까지도 이 문제가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 자칫 동성결혼을 합법화하자고 교회가 먼저 발의하지 않으리라고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세대의 미국에서 동성결혼 반대 운동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교회 안의 젊은 세대들에게 복음을 온전히 가르치고 그 안에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천년 교회사에 항상 공통적이었던 절대적 사실이 하나 있다. 교회 안에 예수님과 그분의 십자가가 완전히 살아 역사할 때는 죄로 타락해가는 세상이 그 앞에서 꼼짝도 못했다는 것이다. 또 교회로 인해서 세상도 더욱 거룩해졌다. 그 반대의 경우는 오히려 세상이 교회를 물들이는 당연한 결과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사탄의 작은 계교는 “동성결혼 합법화가 어차피 실현될 것이니 반대 운동을 하면 뭐해!”라고 교인들로 지레 체념시키는 것이다. 사탄의 더 큰 계교는 교회로 도덕주의나 기복주의에 빠트려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퇴색 내지 실종시키는 것이다. 교회와 신자는 항상 경성하여서 이 두 가지 계교를 다 물리쳐야 한다. 그 길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견고히 붙들고 증거하는  것뿐이다. 그러면 사탄은 만 길로 왔다가 한 길로 도망치게 되어 있다.    

6/7/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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