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서에도 복음이 있는가?

조회 수 488 추천 수 0 2015.02.27 17: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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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성경의 모든 부분에서 복음을 발견할 수 있어야 우리가 성경을 바로 이해한다고 들었는데 에스더서에서도 복음이 있습니까?

[답변]

복음의 정의

질문자께서 지적하신대로 구약 성경의 정경화 작업을 할 때에 가장 문제가 되었던 책 중의 하나가 에스더서였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 없고 히브리어 본문 중에 야웨 하나님의 명칭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내용적으로도 유대인 여주인공이 이방인과 결혼했으며 비록 유대인들이 먼저 핍박을 받았지만 대적들을 잔인한 피의 축제로 복수했다는 것들이 완전히 용납되기 힘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사본들 간의 시대적 전후관계를 확실하게 검증할 수는 없지만, 현재 정경으로 사용하는 맛소라 사본보다 훨씬 더 자세히 기록된 일부 고대 사본에는 하나님의 이름이 언급됩니다. 실제로 70인역 헬라어 구약성경의 본서에는 약 100절 정도가 더 첨가되어 있는데 여호와라는 명칭이 나옵니다. 어쨌든 정경채택 과정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문제가 된 것을 보면 더 길게 기록된 사본이 후대의 첨가로 보여지지만, 마태와 누가가 가장 짧은 마가복음을 근거로 기록되었다고 보듯이, 아무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어쨌든 이 책이 정경으로 채택 된 것은 하나님에 대한 명시적 언급은 없어도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보호하는 섭리와 또 그것을 믿고 기도하며 완전히 신뢰하는  백성들의 신앙을 선포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유대인들은 이 책의 가치를 모세 오경 다음으로 가장 높게 치고 있습니다.  

특별히 질문자께서 모든 성경이 예수님의 복음이 드러나야 하는데 이 책에 그런 내용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 물으셨습니다. 복음의 성경적 정의는 물론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롬1:2)으로 “이 아들로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가운데서 부활하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롬1:3,4)십니다. 에스더서에선 예수님에 대한 직접적인 예언, 상징, 관련 내용이 전혀 없어 보이기 때문에 당연히 갖게 되는 의문입니다.  

그러나 ‘선지자들로 미리 약속하신 것’만 찾으려면 구약에서 이책뿐 아니라 잠언, 전도서, 아가서 등 직접적인 언급이 없는 책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통해서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과 그 뜻만 분명히 드러나 있다면 복음을 내포한 것으로 보셔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에스더서에 나와 있는 복음의 증거를 간단하게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복음의 증거

앞에 말씀 드린 대로 하나님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보호하신다는 신앙에서 이 만큼 확고한 책은 없습니다. 하나님께 금식하며 기도할 때에 현실로는 도저히 가능성이 없는 완전히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건져 주십니다. 왕의 명령을 어긴 연약한 식민지 백성을 처벌하라는 조서가 이미 선포되었고 그 형벌의 집행만 남았는데 하나님은 유대인들을 구원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이 없었더라면 모두 본질상 진노의 자녀로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우리 인간을 죽음에서 건져내는 복음의 모습입니다.

유대인들이 구원 받음에 있어 자기들이 하나님 앞에 내세울 것 하나 없었습니다. 오직 회개하며 금식 기도한 것 뿐이었습니다. 특별히 에스더가 “죽으면 죽으리라” (5:16)고 고백한 것은 하나님에게 자기 인생을 완전히 의탁한 것입니다. 살고 죽음의 문제, 가장 귀중한 생명마저 주님의 손에 맡겼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이 구원의 능력으로 발휘되기 위해선 신자가 자기 삶과 전존재를 완전히 의탁하는 것이 그 출발입니다.    

사단의 흉계로 나무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은 오히려 3일 후 부활하셔서 영광의 승리를 보여 주셨고 대신에 사단은 철저한 패배를 당해 인간을 묶고 있던 모든 멍에와 권세가 끊겨졌습니다. 인간의 판단으로는 최악의 상태에 빠졌던 예수님이 오히려 최상의 자리로 올라갔고 사단은 최상의 자리에 오른 것 같았지만 최악으로 떨어져 내렸습니다. 하나님의 간섭으로 모르드개가 달렸어야 할 나무에 그 대적 하만이 대신 달리고 하만이 타야 할 왕의 수레에 모르드개가 타는 대 역전극이 펼쳐 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에스더서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점은 성경이 강조한 대로 하만은 아각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3:1, 9:24) “아말렉 사람의 왕 아각을 사로 잡고 칼날로 그 모든 백성을 진멸하였으되 사울과 백성이 아각과 그 양과 소의 가장 좋은 것 또는 기름진 것과 어린 양과 모든 좋은 것을 남기고 진멸키를 즐겨 아니하고 가치 없고 낮은 것은 진멸하니라.”(삼상15:8,9) 하나님이 진멸하라는 명령을 사울 왕이 어기고 살려 주는 바람에 하나님이 “사울을 세워 왕 삼은 것을 후회”(삼상15:11)하게 된 사건의 장본인이 아각이며 하만은 그 자손입니다.

하나님의 섭리가 놀랍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한 번 계획하신 일은 반드시 이루십니다. 자기 백성이 이루지 못하면 당신이 직접 나서서라도 경영하신 것을 헛되게 끝내는 법이 없습니다. 바로 그런 뜻에서 모르드개도 에스더에게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비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위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아느냐”(에5:14)라고 깨우쳐 주었습니다.  

에스더서를 유대 역사적 관점이나 도덕윤리적 측면으로 단순하게 판단해선 안 됩니다. 언뜻 보면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복수가 잔인해 보일 수 있습니다만 아각 사람을 진멸하고 유대인들을 구하려는 것은 이미 사울 왕 때에 하나님께서 계획해 놓으신 일이었습니다. 당신의 일을 자기 백성을 통해 이루시고자 하는 계획에 모르드개와 에스더는 단지 쓰임을 받았을 뿐입니다. 물론 대적의 핍박을 통쾌하게 갚으려는 유대인들의 분노의 감정이 분명히 개입되었겠지만 하나님은 그것마저 합력하여서 당신의 뜻을 드러내십니다.

하만이 왕을 설득해 모르드개와 유대인을 죽이려 했던 것이 우선 그들이 왕의 명령을 어긴 것과 자신의 권위가 떨어진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겠지만, 아각 사람으로 자기 선조 때부터 내려 오던 유대인에 대한 반감이 사실은 더 큰 원인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만이 모르드개만 죽이면 되는데도 “모르드개만 죽이는 것이 경하다 하고 아하수에로의 온 나라에 있는 유다인 곧 모르드개의 민족을 다 멸하고자”(에3:6) 했던 것입니다. 윤리적 측면에서도 모르드개가 잘 한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는 하만이 비난을 더 받아 마땅합니다. 예수님도 “검을 가지는 자는 다 검으로 망하니라”(마26:52)라고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고대의 두 민족간의 반목이나 반유대주의(Anti- Semitism)로만 설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궁극적으로는 세상이 하나님의 백성을 증오한 것으로 그 근원은 사단이며 하나님의 구속 목적을 분쇄 시키려는 시도였습니다. 사단의 그런 시도는 역사적으로는 결국 반 메시야, 반 그리스도 주의로 이어지게 합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 알라.”(요15:18)

그러나 하나님의 뜻과 섭리는 에스더서 9:1에서 “유다인의 대적이 저희를 제어하기를 바랐더니 유다인이 도리어 자기를 미워하는 자를 제어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세상의 사단의 대리인들이 자기 백성을 해하려 하면 하나님은 그 해를 오히려 대적에게 돌리십니다. 바로 우리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창12:3)의 약속이 에스더에서 만큼 정확하게 실현된 예도 드뭅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될 구속사의 역할을 담당할 유대인들을 비록 그들이 세상적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중 남은 자들은 끝가지 보존하였습니다. 에스더에서 발견되는 메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이 책은 오늘 날의 기독교인들에게도 세상에서 사단으로부터 시작되는 핍박과 증오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억할 것은 신자가 죽으면 죽으리라고 주님의 십자가 아래에 자기의 모든 것을 내려 놓을 때에 주님의 은혜와 권능으로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이처럼 에스더서에서도 십자가 복음은 곳곳에 보석처럼  너무나 많이 숨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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