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의 가족계획은 정당한가요?

조회 수 40354 추천 수 1 2016.02.25 15:13:21

신자의 가족계획은 정당한가요?

 

[질문]

 

기독교인으로서 피임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정립이 되지 않아 문의를 드립니다. 저 역시 두 자녀를 낳은 후 정관수술을 받았는데요, 정관수술을 받으러 가는 날까지도 혹시 이거 하나님께 죄 짓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만약 피임(수술)을 하지 않았다가 원치 않았던 임신으로 더 큰 갈등(?)에 빠진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욱 큰 문제가 아닌가 라는 생각 끝에 결국 정관수술을 결심했습니다. 주위의 기독교인 가운데 많은 분들이 정관수술에 대해 죄의식은 갖고 있지 않지만 정관수술(또는 피임)이 기독교인으로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는 딱히 정립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오늘날 아이가 생기는 대로 낳아 기를 수만은 없기에 정관수술(또는 피임)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지혜를 주셔서 허락하신 하나의 의료행위 같기도 한데요,,, 이에 대한 입장 정리가 아직 되지 않았습니다.

 

질문을 다시 정리해드리자면 창세기에 나오는 오난과 같은 악의적인 마음은 아닙니다만, 정관수술이나 피임이 혹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어긋나는 행위는 아닌지, 이에 대해 기독교인은 어떠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목사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답변]

 

이 주제에 대한 하나님의 뜻은 아주 간단명료합니다. 신자에게 정관수술이나 가족계획을 허락하느냐 금지하느냐가 그분의 주된 관심사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와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1:28)

 

인간을 창조하시고 첫 번째로 주신 계명이자 약속입니다. 내용은 둘입니다. 우선 인간끼리 생육 번성 충만해야 합니다. 둘째는 하나님 대신에 이 땅의 모든 동식물을 그분 뜻에 맞게 아름답게 다스리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문제도 이런 명령을 주신 하나님의 뜻에 비추어 판단하면 됩니다.

 

제가 2015년 11월 19일 성경문답 내용 중에 “생육번성하려면 당연히 땅에 정액을 버려선 안 됩니다. 엄격히 말해 고대 유대인에게는 피임이 허락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수음(手淫)의 영어 onanism 이라는 단어도 바로 이 ‘오난’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율법은 몸 밖으로 정액을 설정하는 것까지 부정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레15:16-18, 신23:10) (레위기 규정은 유출병 환자들에게만 적용되는지 일반 성관계까지 확대해석해야 하는지 해석의 논란이 있습니다만...)”라는 설명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선 하나님 보시기에 고대 유대인들은 아직 더 번성 충만해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금지된 설정(泄精)이 정액을 땅에 쏟는 것에도 적용된다면 생식을 중지시켜 번성에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 유대인들의 사고에는 생명은 땅에서 창조되었는데 생명의 씨앗인 정액을 땅에 쏟는다는 것은 생명을 버릴 뿐 아니라 그 버려진 생명으로 땅이 오염된다는 관념도 있었던 것입니다. 생명은 피에 있는데 살인하여 땅에 피를 흘려 더럽히면 땅이 살인자를 내치고 저주한다고 판단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오난이 설정한 경우는 잘 알다시피 형수를 단순히 성적 노리개로만 간주했고, 자기 가문의 기업을 보존 유지할 생각은 없이, 도리어 자기에게 돌아올 경제적 피해만 걱정했기에 하나님 보시기에 크게 악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명시적 계명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생명을 주신 하나님의 기본적인 은혜마저 내팽개친 꼴입니다. 형수와의 계대결혼이 기업을 보존하는 것이 목적인데 기업 보존도 인간더러 생육 번성하라는 첫째 계명과 궤를 같이 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인류초기에는 근친상간도 허락되었지 않습니까?

 

그러다 멜데스가 인구론에서 분석했듯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식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든지 인구를 산술급수적 증가로 그 증가폭을 줄여야만 했습니다. 바로 인간이 생육번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짐승처럼 단순히 생존하고 번식하는 차원과는 달리 인격과 품위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안락하고 풍요롭고도 건강하게 살 방안을 계획 실행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결국 인간은 정관수술을 포함한 가족계획을 고안해냈는데 정자나 난자 한 쪽만 없애거나 기능을 제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또 정자나 난자 하나만으로는 생명이 아니라는 인식하에 그 중 하나만 제거하는 것은 기독교에서도 죄가 아니라고 용인되었습니다. 반면에 정자와 난자가 수태되는 순간에 곧바로 생명 즉, 한 고귀한 인격체가 태어난 것으로 간주하기에 낙태는 여전히 하나님 앞에 큰 죄로 취급됩니다.

 

그런데 작금의 사정은 어떠합니까? 지난 수십 년 간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다른 말로 생육하고 번성하려고 한 가정에 자녀 한두 명만 낳기 운동을 벌렸습니다. 그 결과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경제노동인구는 반대로 급감되어버렸기에 도리어 출산장려정책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젠 정관수술을 풀어야 하고 가족계획을 하지 말아야 할 지경입니다.

 

그럼 이 주제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인간사회의 물질적 경제적 욕구만 충족시키면 된다는 뜻입니까? 아닙니다. 생육 번성 충만은 짐승에게도 주신 명령이자 약속입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짐승과 달리 인간답게 살아가는 의미와 가치가 있는 번성이어야 합니다. 나아가 인간에겐 하나님 대신에 이 땅을 다스리라는 추가 계명을 실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버리는 음식으로 아프리카를, 남한에서 버리는 것으로 북한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지금 같이 많은 인구라도 얼마든지 다 같이 번성할 수 있는 여건을 이미 마련해 주었습니다. 사람들끼리 서로 나눠 먹으면 인구증가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땅에 화학비료를 쓰지 말고, 농지에도 안식년 제도를 적용하고, 자연환경을 공해로 오염시키지 말고, 품종을 정상방식으로 개량해야 합니다. 바꿔 말해 지금보다 인구가 대폭 더 늘어나도 하나님의 뜻에 맞는 선한 방안으로 식량은 물론 제반 생활여건을 그 증가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도록 개선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의 시기 질투 경쟁 욕심 즉, 죄가 이 땅을 더럽히는 바람에 생육번성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 것입니다. 모든 세대마다 특유의 궁핍 기아는 항상 있어왔습니다. 그 바람에 궁여지책으로 가족계획까지 동원되었어야 했던 것입니다. 만약 하나님의 뜻 안에서 아름답게 자원을 활용 개척하고 나라와 민족끼리 서로 돕는다면 구태여 정관수술이나 가족계획을 하지 않았어도 됩니다. 정말로 인구가 지구상에 발 디딜 틈이 없이 너무 번성해서 식량 공급에 심대한 부족이 생기면 그 때 가서 그런 방안을 시행하면 됩니다.

 

요컨대 하나님의 근본적인 뜻이 신자가 인위적 가족계획을 해도 되느냐 안 되느냐에 달려있지 않습니다. 정말로 인간답게 영육 간에 강건하고 하나님의 선한 의미와 가치를 실현하면서 번성하라는 것입니다. 또 그럴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인간끼리 서로 돕고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인류 전체가 아닌 개인에게 적용해도 식구가 많아져 살아갈 대책이 막막해 보여도 하나님 뜻에 순종하고 이웃 사랑에 헌신하면 일용할 양식은 그분이 책임져 준다는 것입니다.

 

신자는 어떤 구체적인 행위를 두고 매번 선악 간을 가리려는 습성을 버리고 오히려 하나님의 더 크신 뜻, 인간을 대하는 사랑과 원리부터 정확히 깨달아야 합니다. 또 그 깨달은 바를 하나님이 인류 모두에게 주신 이 땅의 청지기라는 직분과 신자로서 각 개인에게 부여한 소명에 초점을 맞추고 실천 헌신해야 합니다. 그럼 본 질문과 같은 구체적인 사안의 선악간의 분별이 가능해지고 어떻게 행해야 할지도 알 수 있게 됩니다.

 

2/25/2016


Sihoon

2019.05.13 18:27:50
*.223.17.249

목사님 평안하사지요

이부분에 사람 마다 말들이 너무 다른데요

인위적 산아제한인 죄다 라는 목사님도 있고요..

 

즉 위글은 인위적 산아제한은 죄가 아니다로 결론 하신건가요

하나님의 관심은 인위적 산아조절에 그 뜻이 있는것이 아니지요?

master

2019.05.14 04:33:48
*.115.255.228

Sihoon님 오랜만입니다. 건강하시죠?

 

하나님의 창조 경륜에서 모든 인간이 반드시 행할 바는

가장 먼저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 그와 같이 이웃도 사랑하여서 

당신 대신에 이 땅을 번성 충만 거룩하게 다스리라는 것입니다.

그 첫째 실현 방안이  대대로 이어지는 화목한 가정을 통해서입니다. 

 

상기 답변의 초점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맡기신 바로 그 소명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자가 신체적 이유나 피치못할 사정이 없는데도 결혼하지 않으려 하거나 

결혼한 후에 아기를 갖지 않는 것 둘 다 하나님의 뜻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또 대대로 번성하려면 가정 당 최소 2명 이상은 출산해야 합니다. 

(단순히 수치로만 따진 일반적 원리로 개별적 사정에 따라 당연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아제한 자체가 죄라고 믿고 아무 제한 없이 많이 낳아서

올바른 부양이 안 되는 바람에 어려서부터 온갖 고난 상처를 받아 나쁜 길로 빠지게 만들고

제대로 하나님에 대한 신앙 교육도 되지 않게 해선 안 됩니다. 

무엇보다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 제한 없이 임신한 후에 낙태하는 큰 죄를 방지하기 위해

이미 자녀가 두 명 이상 있는 가정에선 그 형편에 따라 산아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산아조절 자체를 두고 딱 부러지게 죄다 아니다 둘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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