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대한 괴리감이 너무 큽니다.

조회 수 489 추천 수 1 2018.11.20 07:54:09

자신에 대한 괴리감이 너무 큽니다.

 

[질문]

 

자신에 대한 괴리감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저는 평소 사람들에게 순수하고 선하다는 얘길 많이 듣는 편입니다. 그런데 정말 편한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겐 가끔 투정도 부리고 짜증도 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밖에서는 정말 착하고 선해야한다는 그런 강박관념이 저도 모르게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친절하고 배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하는 제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엇이 진짜 제 모습인지 가끔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사실 저는 딱히 순수하지도 착하지도 배려가 많은 스타일도 아닌 것 같은데 밖에선 저도 모르게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고 내 멋대로 행동하면 분명 편하긴 하겠지만 그건 또 아닌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에 대한 괴리감이 들고 또 선한 행동과 말을 하고 싶은 제 생각과 마음이 오히려 저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저처럼 의식적으로 선하도록 노력하는 게 성경말씀대로 맞는 것이겠지요? 만약 그게 옳다면 정말 편한 내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가정에서조차 의식적으로 그런 노력을 해야 할 텐데 그것은 또 잘 안 됩니다.

 

[답변]

 

양심(良心)의 흔적

 

자신의 속내를 진솔하게 털어놓고 상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어떠한지, 또 그 내면의 본성이 어떠한지, 나아가 예수 믿어 구원 받았다는 의미가 무엇인지까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끔 하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무리 믿음이 좋은 신자라도, 아니 당장 목사인 저부터도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아셔야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들 앞에선 편하게 대하고 밖에서는 친절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무런 잘못이 아닙니다. 사람이라면 믿음과 상관없이 누구나 그래야 하고 또 자연스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하나님을 닮은 형상의 잔재인 양심(良心)이 주변의 사람과 여건에 따라 적절하게 반응한 것입니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스스럼없는 관계에선 있는 감정을 그대로 표출해도 상대가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다는 인식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반면에 밖에선 직장 동료라 해도 자신에 대해 잘 모릅니다. 아무리 친해도 가족과 친구보다는 거리감이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까 조심하게 됩니다.

 

두 경우에 스스로 느끼는 마음상태만으로 단순 비교하여 자기가 위선적이라고 생각하거나 스스로에게 괴리감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상대가 다르기에 각기 다르게 반응한 것뿐입니다.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춘 것이자, 나의 인간적인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너무 예민하게 깊이 오래 고민할 문제가 아닙니다.

 

말씀하신대로 지금처럼 의식적으로 선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히 성경적으로 옳습니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예의를 지켜야 함도 당연합니다. 평생을 존댓말을 사용하는 부부가 더 금실이 좋고 자식들도 바르게 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인간은 예수를 믿고 난 이후에도 가만히 있으면 죄로 흘러가고 대신에 의는 의식적으로 의지를 갖고 계속 훈련 실천해야만 겨우 조금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런 영적 실상을 발견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사실은 예수 믿는 믿음의 본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신과 괴리된 연유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을 거역하여 선악과를 따먹음으로써 그 영혼이 타락하게 되었고 그 후손은 원죄의 굴레를 안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그 명령을 행동으로 위반한 것이 타락의 본질이 아닙니다. 그런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마음속에서 이미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지우고 그 자리를 인간인 자신이 대신 차지한 것이 죄이고 그 삯은 영적인 죽음이었습니다.

 

사탄의 속임수에 넘어간 아담은 하나님이 전혀 필요 없고 그분 반대편에서 이 땅의 주인으로 행세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아담 이후의 모든 인간들도 생래적으로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도 찾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요컨대 하나님과 분리된 것이 원죄입니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자 제일 먼저 자신들의 모습이 스스로도 부끄러워졌습니다. 주변에 그 실상이 드러나는 것도 싫어졌습니다. 타락 이전에는 “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창2:25) 했었습니다. 죄를 범하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습니다.”(창3:7) 하나님과 분리되자 자신과도 분리된 것입니다. 자신의 행위와 내면의 생각과 괴리가 생긴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들이 숨은 곳으로 찾아왔고 어떻게 된 경위인지 따졌습니다. 그러자 아담과 이브는 남에게 자기 죄의 책임을 전가했습니다.(창3:12,13) 당장 부부사이에도 분리가 일어난 것입니다. 결국 원죄하의 모든 영혼은 하나님과 격리되었을 뿐 아니라 인간인 자기를 자기중심에 두고 높이려는 뿌리 깊은 아집을 품고 이웃을 자기보다 열등하게 보고 무시하는 본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아담과 이브에게 여자의 후손이 와서 사탄의 머리를 부술 것이라고 약속한 대로(창3:15) 때가 차매 동정녀 탄생으로 구주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주님이 십자가에 흘리신 대속 보혈의 은혜를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자는 하나님이 의롭다 칭해주고 당신의 자녀로 다시 받아주셨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찾지도 않았던 자유의지를 성령의 간섭으로 당신 쪽으로 향하도록 선회시키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케 만드셨습니다. 신자가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과의 영적분리가 해소되어 화목하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신자가 된 후에도 지정의적 측면에선 여전히 자신을 하나님보다 앞세우려는 습성이 끈질기게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스스로 자신과 분리된 것과 그럼으로써 이웃과 분리된 상태는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이제 신자가 그것을 바로 잡는 책임을 졌는데 스스로 모든 힘을 다해 성령의 인도를 받으며 성화를 이뤄나가야 합니다.

 

하나님과 화목하여 성령이 내주하게 된 신자의 첫째 변화는 질문하신 것 같은 자신의 내면과 행동의 괴리를 세밀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웃과의 괴리인 윤리적 죄에 대해서도 아주 민감해집니다. 이는 아주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믿음이 깊어질수록 자신과의 괴리가 생각보다 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신자는 그래서 말씀과 기도로 주님과 더욱 깊이 교제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의 괴리부터 지워 나가야 합니다. 그럼 이웃과도 온전한 사랑의 관계로 회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스스로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될 뿐 아니라 주님처럼 닮아가는 것이며, 이웃과도 외모 도덕 종교로 차별하지 않고 누구나 동일하게 하나님의 긍휼이 필요한 불쌍한 존재라고 여겨서 주님의 사랑으로 섬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11/20/2018


ff7777777

2018.11.20 21:50:43
*.170.222.12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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