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과 혼의 건강함 중에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요?

 

[질문]

 

거듭난 사람의 영은 말씀과 기도로 강건하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음과 생각이 깨끗하지 못하면 영이 거룩함으로 나타나지 못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영의 강건함과 혼(마음. 생각)의 건강(깨끗함) 중에, 영의 강건함이 혼의 방해가 있더라도 물리칠 수 있는지요.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면서 어느 부분에 더 힘써야 하나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답변]

 

솔직히 말해서 질문의 내용이 상당히 관념적이고 난해합니다. 질문을 제 언어로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거듭난 신자라도 말씀과 기도로 영을 강건하게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생각도 건강해진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이 깨끗하지 못해도 영이 더러워지는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쪽에 더 힘써서 신앙생활을 해야 할까요?”

 

정확하게 이런 뜻이라면 정답은 나와 있습니다. 둘 다 힘을 똑같이 쏟아 부어야 하지 않을까요? 비유컨대 행동을 조심하면 생각도 조신해지고, 생각을 착하게 먹으면 행동도 착해지는 것과 같은데 어느 쪽을 더 중시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어느 한 쪽을 중요시하면 자연히 다른 쪽은 경시된다는 뜻인데 그럼 그 쪽의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것입니다.

 

이 질문에서 문제점은 오히려 다른 데에 있습니다. 솔직히 질문자님께선 영을 강건하게 하고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일 둘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어느 한 쪽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까? 인간의 내면을 영과 혼으로 나눠서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논리적으로 굳이 나누자면 영은 하나님과 교제하는 부분이고, 혼은 지정의로 생각 판단하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인식하여 조금이라도 조절이 가능한 것은 지정의(혼) 차원뿐입니다. 질문에 따르면 스스로 정확히 나누어 한쪽에 힘을 더 쏟을 수 있어야 하고 그 성과도 따로 얻어낼 수 있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럴 수 없습니다.

 

기도와 말씀에 집중했다고 해서 자기 영이 강건해졌다는 것을 스스로 측정할 수도 없습니다. 또 그 강건해진 영이 계속 그런 상태로 남아서 혼까지 그 영이 조절해서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의 내면은 수시로 걷잡을 수 없이 변합니다. 거듭난 신자라도 죄의 본성이 남아 있기에 일정한 상태로 유지는커녕 자기 의도대로 통제할 수도 없습니다.

 

구약에서 혼(soul)은 히브리어로 네페쉬로 생명, 인격체, 자아, 존재, 나(I) 등으로 번역됩니다. 예컨대 “범죄하는 그 영혼(soul)이 죽으리라.”(겔18:4)는 그 사람이 죽는다는 뜻입니다. 신약에서 혼으로 번역되는 헬라어 푸쉬케는 구약의 의미와 동일합니다. 구약에서 영(spirit)은 히브리어로 루아흐인데 바람, 호흡, 영혼이라는 뜻이며 신약은 헬라어로 프뉴마인데 일차적으로 성령이란 뜻이고 하나님을 인식하여 순종하려는 인간내면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은 성경은 이런 단어들을 정확한 의미 구분 없이 교차로 사용하고 심지어 동물에게도 사용합니다. 명백히 영과 혼과 육이라고 번역된 곳은 신약성경의 살전5:23과 히4:12 둘 뿐입니다.

 

“평강의 하나님이 친히 너희를 온전히 거룩하게 하시고 또 너희의 온 영과 혼과 몸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강림하실 때에 흠 없게 보전되기를 원하노라.”(살전5:23)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히4:12)

 

이 두 구절을 인간 내면에 정확히 구분되는 두 실체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성경의 다른 부분들이 영과 혼을 교대로 사용하면서 인간의 내적 실체를 하나로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인간의 존재 전체를 강조하려고 둘을 함께 언급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습니다. 히브리서 4:12에서 “관절과 골수”가 인간 육체를 상징 대변하는 것이지 전부를 다 설명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마22:37)에서 예수님도 마음과 목숨과 뜻으로 인간을 정확히 삼분한 것이 아니라 전인격을 동원하고 자신의 전부를 바쳐서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강조한 뜻일 뿐이듯이 말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말씀은 따로 있습니다.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마15:18,19) 주님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러운 것이 아니라 나오는 것이 더러운데 마음이 더럽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마음’에서 악한 ‘생각’이 나온다고 해서 마음을 영으로, 생각을 혼으로 나눌 수는 없습니다. 마음에서 살인도 나온다고 합니다. 마음이 악하니까 살인할 생각을 하고 살인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산상수훈에선 형제를 바보라 해도 말로 살인한 것이요,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어도 간음한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따라서 이 구절은 인간의 내면을 마음과 생각으로 나눈 것이 아니라 죄의 본질과 근원에 대한 설명일 뿐입니다.

 

쉽게 말해 인간이 악한 행동을 해서 죄인이 된 것이 아니고 인간 자체가 죄인이기에 악한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전자가 옳다고 보는 타종교들은 악한 행동을 고쳐 구원 얻으려는 행위구원론을 주장합니다. 착한 자가 천국 간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예수님은 사람 자체가 죄인이기에 사람을 성령으로 거듭나게 해서(은혜) 구원을 주십니다.

 

성령으로 거듭난다고 해서 신자의 심성을 아주 선하게 바꿔준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중생 이전에는 하나님을 찾지도 두려워하지도 않고 오직 자기를 주인으로 삼아 자기 욕심과 뜻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했습니다. 이제 거듭난 이후는 그렇게 살았던 것이 처절한 실패임을 철두철미 깨닫고 범사에 하나님의 뜻을 찾아 그분의 뜻대로 살아가기로 그 가치관 인생관, 삶의 목표가 바뀐 것입니다. 수시로 윤리적인 죄로 넘어져도 삶의 방향은 주님 쪽으로 일관되게 향해져 있고 한 걸음씩 천천히 전지하는 것입니다.

 

신자가 된 후에 인간의 내면은 성령이 좌정한 것 빼고는 이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특별히 자기를 주인으로 삼으려 했던 습성이 계속 살아서 꿈틀거립니다. 그래서 거듭난 이후에 건강을 지켜야 할 신자 내면은 성령을 따르도록 하는 것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율법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시나니 곧 죄로 말미암아 자기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 육신에 죄를 정하사 육신을 따르지 않고 그 영을 따라 행하는 우리에게 율법의 요구가 이루어지게 하려 하심이니라 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롬8:1-8)

 

바울은 인간을 육신을 따르는 인간과 영을 따르는 인간 둘로만 나눕니다. 신자의 내면을 따로 나누지 않습니다. 여기서 육신은 육체(body)가 아니라, 하나님과 원수 되어서 오직 자기중심으로만 생각 행동했던 거듭나기 전의 자연인(flesh) 상태를 말합니다. 이전에 불신자 시절의 인생관 가치관으로 되돌아가려는, 말하자면 자꾸 자기를 심지어 하나님보다 더 높이고 치장하려는 습성을 죽여야 하는데 성령의 도우심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온 영을 받았으니 이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것들을 알게 하려 하심이라 우리가 이것을 말하거니와 사람의 지혜가 가르친 말로 아니하고 오직 성령께서 가르치신 것으로 하니 영적인 일은 영적인 것으로 분별하느니라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들을 받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것들이 그에게는 어리석게 보임이요, 또 그는 그것들을 알 수도 없나니 그러한 일은 영적으로 분별되기 때문이라.”(고전2:12-14)

 

신자는 오직 성령이 주시는 지식, 지혜, 믿음, 영분별의 은사를 잘 활용하여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깨닫고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하여 죽기까지 순종하도록 노력 헌신해야 합니다. 다른 말로 이전 육신에 있을 때에 육의 일을 쫓았던 것을 멀리하고 새사람으로써 실제로 주님 가신 길 그대로 따라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말씀과 기도에 전무하되 종교적 지식이나 습관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전부 드려서 성령의 인도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신자 스스로 영과 혼을 구분해서 따로 힘을 쓴다는 것은 사실은 불가능한 일이고 성경이 그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말씀과 기도에 열심을 내었는데도 도덕적으로 악한 생각이나 행동이 줄지 않는다든지, 그 반대로 생각과 행동을 윤리적으로 선하게 행해야만 영도 깨끗해질 것이라는 의미로 질문하셨다면 기독교 신앙과는 다른 행위구원을 뜻하는 것이 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신자가 영과 혼을 구분해서 어느 쪽에 더 힘을 쏟을 것이 아닙니다. 그럴 수도 없습니다. 성령으로 거듭나면 인생관, 가치관, 삶의 목표와 방식이 이전과 정반대로 달라져야 합니다. 그럼에도 자꾸만 이전의 자기중심의 삶으로 되돌아가려는, 육신을 따르려는 습성이 남아 있기에 성령의 인도를 받아서 기도와 말씀으로 그 습성을 죽여야 합니다.

 

9/5/2018


구원

2018.09.06 20:04:14
*.144.101.137

감사합니다.

혼(마음과 생각)이 건강하지 못하면

성령이 내주하셔도 어떻게 하실 수가 없다

그러니 신자의 마음과 생각을 잘 지켜라고 설교하기에

좀 헷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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