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자 비행기표를 샀다. 정말 얼마 남겨지지 않은 미국의 시간이다. 친정식구들의 마지막 절규같은 만류가 있었다. 이제 미국도 불체자들에게 많은 특혜가 있으니 자진출국 포기하고 그냥 함께 살자고 붙잡는다.
만약에 하나님께서 우리가족이 이 곳에 있길 원하신다면 우리가 비행기를 타는 그 시간에라도 붙잡으실 하나님이시라고, 우리가 한국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 같으면 또 한국엘 그렇게 보내시는 하나님이시라고, 그 결정을 만약에 내가 한다면 그 순간부터 내가 하나님이 되는 것이라고 다시한번 간곡히 우리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설명을 하였다.
언니가 울면서 말을 한다. 잠을 못자며 귀국 여비를 마련하는 것을 보니 맘이 너무 아파서 더 이상 숨길 수가 없다며 이야기를 한다.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한국에 우리가 당분간 거처할 곳을 마련해 두었다고 한다. 육개월 가량 그냥 편히 지내면서 차근히 우리 살 곳을 알아보라고 한다. 얼마나 놀랐던지..
사실 갈곳을 독산동으로 정해놓고 맘 편히 지냈었는데 그 곳의 사정으로 인해 가려했던 곳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고 말았다. 정말 난감하였고 이제 어느 곳으로 인도하시려나... 도착하여 얼마간이라도 이웃의 신세를 지며 살 곳을 알아 보아얄지 아니면 여관에라도 머물며 집을 알아보아야 하는지 가족들과 함께 참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몇개월 편히 지낼 곳이 있다니?? 얼마나 감사하던지.. 왜 진작 이야길 않았는가 물어보았다. 갈 곳이 있다고 하면 더 붙잡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숨겨왔다고 한다. 이제 갈 곳도 없으니 형제들이 간절히 만류하면 혹여 말을 듣지 않을까 싶어서 비밀에 붙이고 있었단다. 형제의 맘들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어찌하던 함께 지내고 싶어 그렇게 간절히 부탁하는 것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기에 그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다. 짜안하니 시린 맘에 내 눈에도 어느사이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장소는 어느곳인지 궁금하여 물어 보았다. 금천구 시흥동이라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하나님은 너무 놀라와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어떻게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처럼 일을 다 해 놓으셨는지, 이렇게나 앞장 서셔서 인도하시는 하나님은 정말 우리의 신음소리까지 들으시며 안타까와 하시는 나의 아빠이시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