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는 굳이 의미가 있는 기도만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며 기도란 원초적으로 내 마음 속의 감정을 하나님께 대화하는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시편에서는 원수의 이빨을 부러뜨려달라는 기도도 했으니까요. 저도 분노하는 대상에 대해서 그런 기도를 자주 했고 그를 통해 제 마음의 해갈이 있어서 자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항구적인 세계평화' 라는 누구나가 옳다고 생각하지만 예수님의 재림 이전까지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기도제목으로 하는 기도는 유익이 있을까요?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해서 개인적으로는 뜬구름잡는 기도라고 생각하고 개인기도로는 제가 절대 안하는데 종종 교회에서 대표기도로 나오신 장로님이나 집사님들이 그런 것으로 기도하는 것을 듣습니다.
물론 그런 기도가 이루어지면 세상은 유토피아가 될 것이지만 저런 기도를 하는 게 의미가 있는건가 싶은 생각에 그 대표기도 시간에 집중이 안되더라고요. 그리고 성경에 분명 예수님 재림 직전에 민족과 민족이 대적하고 아비규환의 말세가 도래한다고 적혀있는데 하나님이 항구적인 세계평화라는 기도제목을 들어주신다면 하나님께서 성경 말씀을 스스로 위배하게 되시는 거라 예수님의 재림까지 전 인류의 이상향인 그런 항구적 세계평화는 오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현재 러시아 전쟁의 원인이 되는 푸틴이 쿠데타를 당해서 암살당하게 해달라
이런 식의 구체적인 기도제목이 차라리 유익해보입니다. 정치역학적으로도 실현가능성이 훨씬 높고요.
그런 신념과 생각을 저는 갖고 있는데.... 그래도 여쭈어보는 것은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않을까 해서 여쭈어봅니다. 솔직히 논리적으로는 제 생각이 틀린 게 없어보이는데 마음 한 구석은 왠지 모르게 찝찝기도 하고요. 명확한 입장을 스스로 못정하는 건가 싶어서 질문드려요.
오...그럴 수 있겠군요.
하뜻청님 안녕하세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모르고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나대신 죽으시고 저를 구원해 주셨다는 정도로만 알던.. 성경을 잘 알지 못하던 때에 저도 증오하는 자를 심판해 달라는 기도를 하곤했습니다. 심지어 좀 더 구체적으로 저는 성경을 통독한 후에도(물론 당시에는 개인적 관계에서 내가 옳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대립하던 불신자를 위해 기도하다가 계속 변화가 없어 보이면 오만하게도 내 판단하에 그가 있는 곳에서 발뒤꿈치를 들고 먼지를 털기까지 했었더랍니다. 이는 저주 아닌 저주를 맘속으로 했던 저의 교만이였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한사람이라도 더 회개하고 하나님품으로 돌아오길 바라시고, 예수님께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며 몸소 대적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용서를 바라는 본을 보이신 것이 우리 신자에게 그저 그렇구나하며 이상적인 뜬구름 잡는 것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니.. 그동안 주님께서 주신 계명을 지키기 보단 그저 입술로만 주여주여한 저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였다는 사실이 뇌리를 강타하면서 너무나 슬펐습니다.
당연히 세상이 돌아가는 것은 성경대로 이뤄질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창세부터 우리에게 주신 청지기 직분 또한 변함없이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유효합니다. 이 지구를 아름답게 다스려야 할 직분말입니다. 이 세상을 주관하시고 계획대로 이끄시는 분은 이 우주의 참주인이신 하나님이시고, 우리는 그분께서 부족함 없이 충족하게끔 모든 여건이 주어진 이 세상을 그분의 뜻대로 다스려 나가야합니다. 그리하려면 적어도 우리 신자만큼은 주님의 십자가 사랑으로, 한량없는 그분의 긍휼로만 세상을 대하고 또 그리 이끌어야 합니다.
당장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평화를 위해 기도해야 하고, 객관적 상황을 따져보아도 또 너무나 뻔해 보여 설령 그리 안될 것 같은 확율이 지배적이라도.. 푸틴을 암살당하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닌 그도 회개하고 하나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도가 이루어질지 아닐지는 우리의 능력을 넘어선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분께서 계획대로 이끄실 테니까요.
이미 PeaceTiger님과 날마다순종님이 정답을 달아주셔서(매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0^) 저까지 굳이 답을 달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아주 조금만 보태자면...
근본적으로 인간의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광대하시고 완전하신 주권과 섭리는 절대로 모순 상충되지 않고 동시에 이뤄집니다. 하나님이 세상 만사와 인류 역사를 당신의 뜻과 계획대로 주관 통치하시지만 인간에게, 특별히 신자에게 범사에 당신을 의지하고 기도하길 원하십니다. 그분의 뜻과 계획을 아무리 믿음이 좋아도 미리 알 수 없으니 당연히 기도해야 합니다. 나아가 주변의 죄악과 싸워서 이기고 함께 더불어 평화를 누리는 세상을 만들 책임을 신자에게 부여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연히 세계 평화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예컨대 구체적으로 푸틴을 살해해달라는 방법까지 지정하면 신자가 하나님을 (악한 방법으로) 제한시키지만, 푸틴이 권좌에서 빨리 물러나서 전쟁이 빨리 종식되게 해달라는 기도는 할 수 있고 또 해야 합니다. 권좌에서 물러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으며 하나님이 주관하실 사항입니다. 실제로 이차대전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과 던커크 철수작전이 연합군의 계획대로 완벽하게 성공하고, 한국 전쟁에 유엔 동맹국 16개국이 참전하여 남한이라도 공산화되는 것을 막았고, 독일 베를린 장벽이 평화적으로 무너져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속히 통일이 이뤄지는 등 인류역사가 긍정적으로 전환된 사건에서 수많은 신자들의 눈물 어린 간절한 기도가 그 배후에 있었습니다.
나아가 상기 두분의 댓글대로 푸틴도 불쌍한 죄인으로 하나님께 구원을 받게 해달라는 기도까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전에 러시아 군인(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임)들의 무고한 희생이 속히 멈춰지고 무지하게 속고 있는 러시아 국민들이 올바른 지식으로 깨어나게 하고, 러시아에 하나님이 남겨두신 신자들의 희생과 수고로 그 사회가 올바른 길로 걸어가고, 복음이 더 많이 전파되도록, 등등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신자들이 (세계 평화를 위해서) 기도할 제목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마침 오늘(11/6) 주일 설교가 이 주제와 근본적인 차원에서 일부 연관이 되네요. 함께 참조하십시오.
예수님이 재림하셔야 항구적 세계평화가 올테니, 주님께서는 그런 기도를 재림으로 인한 하나님 왕국의 강림을 촉진하는 형태로 수용하고 응답해주시지 않을까요?
추신: 주님께서는 온 열방에 복음이 전해져 마지막 한명까지 주님의 백성이 구원받은 뒤에 재림하실테니 우리 입장에서는 악이 세상에 횡행하더라도 영혼의 구원과 복음의 진격이 이뤄지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