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오류의 일등공신

조회 수 379 추천 수 4 2009.11.10 18: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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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오류의 일등공신


“그 사람이 가로되 날이 새려 하니 나로 가게 하라 야곱이 가로되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 그 사람이 그에게 이르되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가 가로되 야곱이니이다. 그 사람이 가로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니라.”(창32:26-28)


너무나 많은 신자들이 성경을 아주 지엽적으로 자기 마음에 드는 부분만 읽고서 신앙생활에 적용합니다. 그것도 문자적인 의미에 집착하거나 두루 뭉실 하게 해석한 피상적 내용을 가지고 말입니다. 심지어 강단에서 가르치는 분들마저 그러합니다. 한 마디로 성경이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지에는 관심을 접어두고 자기 편의대로 해석해 적용합니다.

자기 편의를 도모한다는 것은 미리 정해 놓은 이기적 목적이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즉 신자는 자기 안위와 형통을 얻는데 도움 되는 말씀만 찾습니다. 목사도 무조건 교회를 키우려는 욕심에서 신자들의 요구에 맞추어 주려 합니다. 하나님께 말씀을 받아 선포하기 보다는 인간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합니다. 때로는 목사 자신의 신학이 그런 수준이거나 아니면 자꾸 그렇게 가르치다 보니 자기 가르침이 옳다고 착각 내지 강변합니다.    

자기가 세운 목적이란 또 그 목적대로 하나님이 이뤄주기를 기대 내지 요구한다는 뜻입니다. 아니면 그 목적 달성을 위해서 자기가 해야 할 노력이 무엇인지 알아내어 그대로 실천하겠다는 뜻입니다. 어느 경우가 되었든 하나님의 정확한 뜻은 전혀 반영이 되지 않습니다. 필연적으로 신앙생활은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하나님을 종으로 부려먹거나 아니면 최선을 다해 자기 힘으로 목적을 이루는 행위로 둔갑됩니다.

따라서 기도 뜨겁게 하여 스스로 크게 정해 놓은 계획을 잘 달성해 내면 하나님에게 가장 크게 축복 받았고 당연히 가장 신앙이 좋은 것으로 간주됩니다. 기도 뜨겁게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거나, 자기 소원하는 일을 기도하지 말라거나, 영생의 선물을 이미 받았으니 하나님께 받을 축복이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기도와 소원과 축복 셋이 연결되어 현실에서 자기가 세운 계획을 가장 크게 이뤄낸 것이 결코 하나님께 받는 축복 나아가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오류를 범하는 데에 일등공신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야곱이 얍복 나루에서 하나님의 천사와 씨름해서 축복을 받은 사건입니다. 본문을 자기 편의대로 해석하여 신앙의 금과옥조로 붙들었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밤을 새워서라도 하나님을 끝까지 붙들고 늘어져 소기의 축복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야곱도 분명히 그렇게 했기 때문에 문자적 표면적 해석으로는 전혀 하자가 없습니다. 문제는 그가 받은 축복이 무엇인지, 또 그 이전에 그가 무엇을 걸고 씨름했는지는 전혀 알려거나 가르치지 않습니다.

우선 야곱이 하나님께 받으려 했던 축복의 내용이 흔히 생각하듯 현실에서 풍성하고 형통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형의 저주를 벗겨주어 무사히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재산 반이, 심지어 다 날라 가도 좋다는 각오였습니다.

어쨌든 생명이 보존되었으니 현실적 축복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할 수 없습니다. 물질보다 생명이 더 귀중한 것은 사실이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하지 않으면 안 될 때에만 해당되는 말입니다. 야곱의 경우는 구태여 가나안으로 돌아가지만 않으면 재산과 목숨을 동시에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물질보다는 오히려 약속의 땅으로 대변되는 하나님의 언약을 계승 유지하는 것이 생명까지 걸만한 필생의 소원이었던 것입니다. 야곱은 이기적 목적으로 자기가 세운 큰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소망을 두고 씨름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에게 받은 축복의 내용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다릅니다. 그가 현실적으로 얻은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외삼촌 집에서 천신만고 끝에 늘린 재물 중에 반은 날이 새면 형에게 넘어갈 판입니다. 물론 이스라엘의 선조가 되는 복은 받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미 열 두 아들을 얻어 놓은 상태입니다. 어차피 그 후손이 늘어나 한 족속을 이룰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더 늘어난 것은 없고 솔직히 립 서비스 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변화된 것이 하나도 없다면 하나님께 받은 축복은 과연 무엇이었습니까? 바로 밤새 하나님과 씨름해서 들은 그 립 서비스 즉 새로운 이름 하나입니다. “발꿈치를 잡았다”는 뜻의 ‘야곱’에서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라는 뜻의 ‘이스라엘’로 바뀐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하나님을 이겼다니 누가 들어도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비웃을 판이니 함부로 남에게 알릴 수도 없이 그저 그렇게 자부하고 지날 수밖에 없는 이름입니다.  

이름은 한 사람의 존재, 삶, 일생을 대변합니다. 가까운 지인(知人)은 이름만 들어도 상대의 외모, 성격, 직업, 재산, 권세, 자질, 지성, 능력 등을 다 알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사람 자체라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인정해 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붙여준 이름이라면 그분께서 현재 그렇다고 인정을 해주었거나 앞으로 그런 사람이 되도록 변화시켜 주겠다는 두 가지 뜻이 됩니다. 이야말로 신자에겐 너무나 큰 축복 아닙니까?

그럼 하나님과 싸워 이겼으니 무슨 일이든 기도만 하면 이뤄주겠다는 축복이었습니까? 아닙니다. 사기꾼에서 생명을 바쳐가며 하나님의 언약을 차지하는 사람으로 바뀐 것입니다. 아무리 피치 못할 사정이었지만 팥죽에 장자권을 취하고, 아비를 속여 축복을 받고, 기묘한 방식으로 재산을 늘리고, 뇌물까지 바쳐 형의 호의를 얻으려는 등 성경에 기록된 것만으로 네 번이나 큰 모략을 꾸몄습니다. 셋째와 넷째의 경우는 사기라기보다는 지략을 동원한 계책이었지만 낯간지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이 얍복 나루 사건 이후로는 야곱은 그런 치사한 행동은 더 이상 하지 않았습니다.

사기나 계책이란 인간이 자신의 지혜와 능력을 동원해서 어떤 목적을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그것을 그만두었다는 것은 더 이상 자신의 힘에 의지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야곱이 밤새 씨름한 실제 결과도 어떻게 되었습니까? 환도 뼈가 위골되어 절뚝거리게, 말하자면 일종의 불구가 되었지 않습니까? 환도 뼈란 남자의 생식기를 감싸 엉덩이 골반을 형성하는 좌우 한 쌍의 뼈로 생명과 힘의 근원을 상징합니다. 그는 그야말로 자신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요컨대 야곱이 하나님께 받은 축복은 당신의 권능 밖에 있다가 그 안으로 들어온 것뿐입니다. 하나님을 몰랐다가 처음으로 믿음이 생겼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을 알고 믿으면서도 인간적 계책에 의지했던 이전 삶을 청산하고 오직 당신의 인도대로만 따르는 자가 된 것입니다. 바꿔 말해 당신의 언약에 참여하기를 너무나도 소원하기에 간절히 기도하며 실현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야곱이 받은 축복은 이전과 달리 무슨 일에든 기도부터 하여 그분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믿음과 권능을 얻게 된 것입니다. 한 마디로 줄이면 기도하는 자가 된 것이 바로 그가 받은 축복이었습니다.

물론 야곱이 이전에도 기도했지만 자기 뜻을 이루려 하나님의 능력만 소원했습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종 내지 도우미밖에 되지 못하다가 비로소 인생의 온전한 주인, 이십 여 년 전에 약속하셨던 대로 소망의 땅으로 인도해주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된 것입니다. 그분과의 관계가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바뀐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따지면 야곱의 이름이 바뀌었다기보다는 그가 부르는 하나님의 이름이 종과 도우미에서 주와 하나님으로 바뀐 것입니다.

하나님이 지금 당신을 인정해주시는 이름은 과연 무엇입니까? 아니 당신이 그분을 부르는 진짜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분께 어떤 축복을 받으려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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