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말고 기도하는가?

조회 수 379 추천 수 4 2009.11.10 19: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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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말고 기도하는가?


왕이 내게 이르시되 그러면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하시기로 내가 곧 하늘의 하나님께 묵도하고”(느2:4)


바울 사도는 신자더러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권면합니다. 또 그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신자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조했습니다.(살전5:17,18) 그러나 아무리 믿음이 좋은 자라도 잘 되지 않습니다. 강철 같은 의지력으로 혼신을 다해 노력을 해도 힘듭니다. 그렇다고 일하거나 누워 자거나 식사 중에 새벽 기도회처럼 기도할 수는 없습니다. 또 성경이 그렇게 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아주 중요한 일로 사람을 만나거나 급한 일을 수행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기도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지 않는 바보는 없는데 신자는 그 불을 자기보다 하나님이 더 잘 끄신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했습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와 아닥사스다 왕의 술 관원으로 있던 느헤미야가 하루는 두고 온 조국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로잡힘을 면하고 남은 자가 그 도에서 큰 환난을 만나고 능욕을 받으며 예루살렘 성은 훼파되고 성문들은 소화되었다 하는지라.”(1:3) 자기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두고 수일 동안 금식하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왕에게 술 시늉을 드는데 느헤미야의 얼굴에 수색이 가득한 것을 본 왕이 아픈 데도 없는데 왜 그러는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2:2) 성경은 그 때 느헤미야가 “크게 두려워” 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대에는 왕 앞에서 절대로 상을 찡그리거나 수색을 보여선 안 됩니다. 왕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죽임을 당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술 관원은 왕의 목숨을 대신 책임지는 자입니다. 왕권 다툼의 모략이 그치지 않은 때라 음식이나 술에 독약을 타서 암살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미리 술을 마셔보아야 합니다. 왕의 절대적 신임을 받아야만 맡을 수 있는 직분입니다. 그렇다 해도 왕에게 술을 올리면서 수색을 보이면 신임 여부와 상관없이 당장에 의심받기 쉽습니다. 왕이 아프지도 않은데 왜 수색을 보이느냐는 질문의 뜻은 혹시 네가 암살 음모에 가담한 것은 아닌가라는 것입니다. 그로선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나의 열조의 묘실 있는 성읍이 황무하고 성읍이 소화되었기에” 걱정하고 있었다고 왕께 있는 그대로 솔직히 이야기했습니다. 틀림없이 왕의 평소 신임을 받았던 그인지라 오히려 왕이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라고 도와줄 뜻을 비쳤습니다. 그 순간 그는 하늘의 하나님께 묵도(黙禱) 했습니다. 말하자면 잠시 속으로 “하나님 도와 달라 인도해 달라”고 아주 간단하게 기도한 후 왕에게 자기 요구 사항을 말했고 그 자리에서 응낙을 받았습니다. 바로 이것이 쉬지 말고 기도한 전형적인 예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경우는 신자도 자주 겪는 편입니다. 급한 일이 생기면 순간순간 속으로 주님 도와달라고 기도합니다. 너무 급해 그냥 하나님 이름만 부를 때도 많습니다. “하나님 아버지”라고 하기에도 숨이 차 “주여!”라고만 할 때도 있습니다. 또 그렇게 간절히 부르면 반드시 주님의 도우심이 어떤 형태로든 따로 옵니다. 당시에는 몰라도 지나고 나면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방법으로 그 위기를 절묘하게 모면하게 해주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담대한 용기만 주실 때가 더 많습니다. 신자 자신이 당황하지 않고 담대하게 사태를 직시하고 처리해도 사실은 하나님이 해결시켜 준 것입니다. 느헤미야도 자칫 잘못 대응하면 목숨이 날아갈 수 있는 경우였는데도 평소처럼 정직하고도 담대하게 대응했더니 사태는 긍정적으로 해결 났지 않습니까?  

제가 잘 아는 여자 집사님 한 분은 부부싸움을 하면서도 기도한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자기가 잘못한 것이 없고 화가 치밀어올 때는 사실 그대로 그 억울한 사정을 간단하게 하나님께 아뢴다고 합니다. 그럼 이상하게 남편이 조금 있으면 수그러들고 자기도 진정되면서 싸움을 멈추게 된다고 합니다.

급할 때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쉬지 말고 기도한 것이 되지 않습니다. 신자는 정말 모든 일을 두고 잠간 스쳐지나가는 생각으로라도 기도해야 합니다. 정말 급한 일, 꼭 하나님의 뜻을 알아야할 일은 당연히 완전히 응답될 때까지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 일을 두고 기도를 쉬는 신자도 별반 없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만큼 절박하지 않다는 반증입니다.

일상적인 일에 방해될 정도로 기도만 하고 있으라는 것은 아니고 또 그럴 수도 없습니다. 신자 안에 내주하신 성령님이 기도하라고 명하면 그 즉시로 기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성령님이 구체적인 음성으로 들려주는 법은 거의 없지만 뭔가 영적으로 눌릴 때는 기도해야 할 일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 때는 반드시 하는 일을 잠시 중지하더라도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가 신자가 기분 내키는 대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이 결코 아닙니다. 기도는 신자의 생명이자 호흡입니다.  

나아가 모든 사람과 일을 기도하는 심정으로 대하라는 뜻입니다. 신자는 자기가 하는 모든 일을 하나님이 지켜보고 계시므로 그분의 임재 아래에서 행한다는 확고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럼 당연히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않게.”(골3:23) 됩니다. 쉬지 말고 마음속으로라도 잠시 기도한다는 것은 일을 하면서도 기도하라는 것이기에 자연히 그 일을 성심껏 주께 하듯 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결과적으로 매사를 온전히 하나님 중심으로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분의 거룩하고 신령한 권능과 은총이 신자를 완전히 붙들고 있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신자가 정말 마음을 열고 그분의 선하신 인도와 온전하신 계획 가운데 자기 존재와 인생을 완전히 의탁하면 그 권능과 은총이 놀랍고도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해줍니다. 그 은혜에 잠길수록 신자와 그가 하는 일을 통해 그리스도의 영광의 빛이 주위에 비춰지게 되어 그가 속한 땅이 하나님 나라로 변합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하나님께 헌신함에 게을러지거나 옛 본성이 되살아나 사단의 궤휼에 넘어지지 않게 위해서라도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합니다.

평소에 계속해서 기도하지 않았던 자는 위급할 때에 그저 당황하기만 하지 느헤미야처럼 묵도를 할 수 없습니다. 정작 믿음이 가장 힘을 발휘해야 할 때에 무력한 상태로 그 상황에 붙들리고 맙니다. 풍부한 성경 지식과 교회 활동의 성실한 참여가 절대로 믿음을 자라게 하지 못합니다. 믿음은 오직 현실의 세밀하고도 잡다한 부분에서 하나님과 개인적으로 씨름하면서 자랍니다. 기도 외에 믿음이 자랄 방법은 없습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지 않는 자는 정작 기도가 가장 필요할 때에 제대로 기도하지 못합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것이 수도원에서 정진하는 자에게만 주어진 계명이 아닙니다. 모든 신자가 그렇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습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니까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단순한 뜻이 아니라 그렇게 할 때에 하나님의 신자를 향한 역사가 크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하나님의 신자를 향한 보호와 인도가 쉬지 않으니까 신자 또한 그 은혜를 그대로 온전히 받아 누리려면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신자가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 아래 있다는 표시가 바로 쉬지 않는 기도입니다.

우리 모두 일하면서 묵도하는 습관을 길러봅시다. 심지어 부부싸움 할 때나 친구들과 만나 놀 때도 기도해 봅시다. 중요한 상담을 하고 있는 중에나 갑자기 큰 일이 생길 때는 두말 할 것도 없습니다. 하나님이 신자가 기도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틀림없이 깨달아 알게 해 줄 것입니다.

10/28/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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