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 같은 인생

조회 수 3161 추천 수 170 2005.06.02 18:15:04
일장춘몽(一場春夢) 같은 인생



오늘 새벽 꿈에 저는 청년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초년병으로 어떤 일을 하다가 실수하여 상사로부터 야단을 맞았습니다. 대학 다닐 때 전공도 잘못 택했고 제대로 공부 하지 않아 이런 창피를 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여기까지는 솔직히 이전의 제 경험과 항상 생각했던대로 꿈에 나타난 것 같습니다.)

그러다 인생을 새로 시작할 결심을 했고 꿈이란 원래 그렇듯이 어떻게 된 연유인지 모르지만 제가 미국 유학을 와서 하바드 대학 법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변호사가 되어 보란 듯이 출세해 저를 야단 친 그 상사에게 멋지게 복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 꿈속에서도 날아갈듯이 너무 신이 났습니다. 세계 최고 하바드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만도 감사해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지 마음 먹고 첫 입학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만 꿈이 깨었습니다.

꿈이란 깨어나서도 잠시 동안은 꿈속의 상황과 현실을 착각하게 만드는 법입니다. 꿈이 깨었다는 사실은 인식했지만 하바드대학은 갈 수 없더라도 여전히 어느 미국대학이라도 들어가 공부하면 되지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빨리 일어나 미국 대학교들을 알아봐야지라고 마음 먹는데 갑자기 정신이 들면서 현실로 되돌아 왔습니다. 아뿔싸! 제 나이가 이미 50 중반이 되었고 미국 대학에 입학할 처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은 것입니다.

꿈을 깬 후 수초 동안은 제가 20대 중반인 줄 착각했던 것입니다. 인생을 일장춘몽이라고 하더니 정말 일장춘몽 같은 꿈을 꾸었을 뿐 아니라 제 인생도 벌써 그 일장춘몽 같이 끝나가는가 보다는  안타까움과 후회가 밀려 왔습니다. "왜 진작 젊었을 때에 성실하게 공부하지 못했을까?" 항상 해왔던 씁슬한 후회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오늘 아침 큐티할 순서가 갈렙이 나이 85세가 되어 장대한 아낙 자손이 버티고 있는 험한 산지의 요새 헤브론을 정복하게 해 달라고 여호수아에게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날 오히려 강건하니 나의 힘이 그 때나 이제나 일반이라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사온즉 그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당신도 그날에 들으셨거니와 그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찌라도 여호와께서 혹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필경 여호와의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수14:11,12) 하나님의 위로가 놀랍지 않습니까? 일장춘몽 같은 인생을 85세에도 이스라엘 지파가 맡은 정복 사업 중에 가장 험난한 일을 맡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인생으로 바꿔주시는 우리의 하나님을 할렐루야 찬양합니다.  

하나님이 없는 인생은 문자 그대로 일장춘몽입니다. 온갖 실패와 환난이 겹쳐지다가 어쩌다 한번 잠간의 성공으로 위로를 얻게 되지만 또 다시 몰려오는 온갖 세파에 부대끼다 보면 어느듯 나이는 70-80 이 되어버립니다. 지난 세월은 정말 봄날 오후에 잠깐 꿈을 꾼것처럼 아련하게 남은 것 하나 없는데도 이미 기차는 숨가쁜 기적을  겨우 울리며 인생의 종착역 입구에 들어선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불신자와 신자를 막론하고 인생은 일장춘몽처럼 정말 순식간에 흘러가버리는 짧은 것이며 그것도 온갖 고난으로 점철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또 불신자가 꿈처럼 인생을 흘러 보냈다고 해서 아무 의미 없는 일에 허송세월만 했다는 뜻도 아닙니다. 나름대로 얼마든지 사회와 이웃의 유익을 위해 선하고 보람찬 일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인생이 여전히 꿈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은 자기 스스로 그 인생을 계획하고 꾸려가기 때문입니다. 자기 인생에 대한 절대적인 소명의식이 없습니다. 영원한 가치를 지니는 일을 몰라 시작도 못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세상에서 부귀출세 입신양명 심지어 큰 업적을 달성해도 여전히 그 모든 것들이 결국은 썩어 없어질 것들뿐이라는 사실을 인생을 마감할 때에야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신자의 인생은 절대 일장춘몽으로 끝나게 되어있지 않습니다. 예수를 믿어 영생을 얻어 천국을 갈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하나님이 주신 영원한 소명을 매일 꾸준하게 한걸음 한걸음 달성해 나가는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처럼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빌3:12-14)는 고백이 매일 아침마다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신자라도 자꾸 뒤에 있는 것을 되돌아보는 자는 아무리 하나님이 함께 해도 그 인생은 일장춘몽 같아집니다. 반면에 나이가 80 이 넘어도  하늘의 썩지 않을 보화를 이 땅에 갖고와 심는 일을 하고 있는 자는 이 땅에서의 인생이 절대 일장춘몽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이 맡기신 일을 하며 앞을 보는 자에게는 영원한 미래와 연결이 되어있으며 이미 이땅에서부터 천국을 누릴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새벽 잠시 동안 뒤를 돌아보며 꿈 같은 인생이라고 후회했지만 또 다시 하나님이 나에게 맡긴 소명이 분명히 있기에 새롭게 더 큰 믿음을 가지고 오늘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은 일장춘몽으로 끝날 것 같습니까? 아니면 앞에 푯대가 휘날리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고 또 죽기까지 그렇게 살 자신이 있는 인생입니까? 


  




  

少香 신지은

2006.01.05 10:15:18
*.103.92.7

하버드대 법대에 입학하신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힘에 대하여 아주 깊은 체험을 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인생에서도 높은 학교인지라 아버지의 사랑을 알고 체험한다는 것은

최고의 경지라는 것을 암시하는 꿈이지요...

아무튼 목사님의 꿈은 이 세상에서는 알아주지 않지만

아버지의 나라에서는 알아주는 꿈입니다..

최고의 경지에 가시면 이 몸에게도 갈쳐 주소서...
^^*
아주 훌륭한 꿈을 꾸셨습니다.

이 몸도 그런 꿈을 꾸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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