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없이 살아 보자

조회 수 510 추천 수 40 2009.11.12 00:50:37
시계 없이 살아 보자


시계를 차지 않는 선교사

헤리 덴만이라는 세계적인 선교사는 단벌 신사에다 시계도 차지 않고 산다. 이 분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어떤 분이 그것을 알고 시계를 하나 선물했다. 다음 해 다시 한국을 방문했는데 또 시계를 차지 않고 있었다.

그 시계를 잊어버렸거나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이분은 항상 시계를 차지 않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게으르거나 귀찮아서가 아니었다. 시계가 없다는 핑계로 만나는 사람마다 "지금 몇 시냐?"고 말을 건 후에 자연스럽게 통성명을 하고 교회를 다니느냐는 질문으로 이어가는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전도할 목적으로 시계를 차지 않은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든 상대하고 교제를 이어가는 기준, 수단, 목적 그 모두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었다.  

사도행전 5:12 이하에 베드로를 비롯한 사도들이 복음을 증거 하여 많은 유대인들이 개종을 하자 불안해진 유대 관원들이 전도활동까지는 좋은데 예수의 이름으로는 하지 말라고 금했지만, 사도들이 계속해서 십자가의 예수를 증거 하여 다시 잡혀 온 내용이 나온다.

대제사장이 "우리가 이 이름으로 사람을 가르치지 말라고 엄금하였으되 너희가 너희 교를 예루살렘에 가득하게 하니 이 사람의 피를 우리에게로 돌리고자 함이로다"(28절)라고 재차 힐문했다. 그러나 사도들은 "사람보다 하나님을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니라"(29절)고 대답하였다. 복음 증거는 하나님의 지상명령으로 사람이 좌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그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41절)하였고 "날마다 성전에 있든지 집에 있든지 예수는 그리스도라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쉬지 아니"했다(42절) 날마다 성전과 집에서 쉬지 않고 전도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헤리 덴만처럼 만나는 사람마다 언제 어디에서나 그리스도 복음을 전하는 것이 생업이자 일 년 365일 24시간 하는 일의 전부였다는 것이다.      

예수만이 유일한 소망

저도 조금씩 나이가 들어 많은 일들을 겪고 보고 또 특별히 이번에 한국을 약 한달 간 방문하고 보니 모든 인생의 유일한 소망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임을 갈수록 더욱 확신하게 된다. 하나님을 모르고 거부하는 자만큼 불쌍하고 초라한 자 없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인생에는 아무 의미와 가치와 목적이 없다. 이는 꼭 죽어서 천국 가느냐 지옥 가느냐의 문제만은 아니다. 살아서 이 땅의 삶에서조차 그들에겐 고난이 끝이 없고 절대 평강이 없다.

한국인들은 지금 먹고 마시고 입는 것, 해 놓고 사는 것에선 제가 볼 때에 세계에서 최고다. 지방자치제가 본격화 되면서 각 지방마다 경쟁적으로 곳곳에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공 운동 및 위락시설, 공원, 꽃 길 같은 것을 조성해 너무 깨끗해졌다. 1991년 저희가 처음 미국 이민 와 저희 아이들이 아직 어렸을 때 한국과 미국이 어떤 점이 다르냐고 질문 한 적이 있었다. 그 대답 중의 하나가 어느 화장실이나 다 깨끗해 마음 놓고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작년에 유학 온 한국 학생에게 같은 질문을 했더니 역으로 미국 화장실은 왜 이렇게 지저분한가가 그 답이었을 정도다.      

지방마다 고유의 축제를 개발해 년 중 끊이지 않고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해졌다. 집집마다 자가용이 다 한두 대씩 갖고 있어 재미있고 맛있다고 소문만 나면 벌떼처럼 몰려든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전부가 허황되고 구름 위를 붕붕 떠다니는 것 같다. 겉치레만 화려한 속 빈 강정의 모습이 입고 먹고 마시는 것, 해 놓고 사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제도, 정치 모든 부분에 만연해 있다. 점쟁이들, 러브호텔과 성인남녀 소개팅 광고가 버젓이 신문 하단의 대부분을 장식하고 있다. 사람들이 순간적 쾌락과 물질적 풍요를 쫓아 유행처럼 이리저리 쏠려 다니다 못해 전국민이 미쳐 돌아가는 광풍의 수준이다.

서울에 있던 주일 날 몸이 안 좋아 누님 집에 가장 가까운 교회가 그럴듯해 보여 가서 예배를 드렸다. 몇 백 명 나오고 자체 건물을 갖춘 제법 큰 교회였다. 그런데 주일 설교가 시종일관 잘 믿으면 현실에서 복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신자마저 돈 바람의 광풍에 휩쓸려 예수님을 대박 터트리는 일에 도움 주는 자로만 알고 있지 않나 싶어 가슴이 너무나 답답했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도 많이 있겠지만 우선 겉으로는 대체적으로 마음에 중심이 서 있지 않아 보였다. 도덕성, 교양, 지성, 인격을 제대로 갖추었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지정의적 측면을 통제하는 인간 내부 깊숙한 영혼에 하나님의 생기가 전혀 닿지 않고 있었다. 생물학적으로는 살아 있되 영적으로는 완전히 죽은 시체에 불과했다. 예수의 십자가 보혈에 그 영혼이 씻겨지지 않고는 모든 자연인은 본질상 사탄의 노예일 뿐이다. 한국 방문하고 온 후 제가 내린 결론은 언제나 그랬듯이 "오직 예수"이다. 예수 외는 절대 소망이 없다는 것은 모든 세대, 모든 민족, 모든 인간에게 영원불변의 진리다.  

전도는 하나님께로 난 것

여러분들이 비록 현실의 삶이 고달플지라도 법과 상식이 통하며 신앙생활 하기에 좋은 미국에 살고 있는 것 정말 감사하셔야 한다. 나아가 그리스도의 복음의 비밀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여러분의 인생은 완전히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주위에 바로 이 유일한 소망을 아직 소유하지 못하고 있는 자들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도 너무나 많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구를 만나든 때를 가리지 않고 주님을 증거해야 한다.  

그런데 전도는 주님의 지상 명령이므로 신자라면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단순하게만 생각해선 안 된다. 사도행전 5장의 기사로 다시 돌아 가보자. 사도들의 처리 문제로 유대 관원들이 시끌벅적 논쟁만 하고 결론이 나지 않자 교법사 가마리엘이 일어나 점잖게 한 마디 함으로 그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 사람들을 상관 말고 버려 두라 이사상과 이 소행이 사람에게로서 났으면 무너질 것이요 만일 하나님께로서 났으면 너희가 저희를 무너뜨릴 수 없겠고 도리어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까 하노라."(38,39절) 사도들이 전하는 내용이 진정 하나님의 복음이 맞다면 사람이 막는다고 될 일도 아니고 만약 아니라면 하나님이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무슨 뜻인가? 전도는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이다. 기독교 복음 자체가 하나님에게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전도의 계획, 과정, 결과까지 모두가 하나님이 책임지신다. 신자는 단지 전하는 도구일 뿐이다. 누구에게든 복음을 전하면 그 상대가 하나님이 택한 자로 하나님의 때가 이르렀으면 마음이 열리고 예수를 자신의 구주로 영접하게 된다. 반면에 만약 최선을 다해 전도를 했는데도 그 상대가 믿지 않아도 전도자의 잘못과 실패이기 이전에 하나님이 책임지실 일이다.  

이는 결국 하나님이 신자의 어떤 면을 보고 있다는 말이 되는가? 소위 교회에서 전도왕을 시상하듯 신자가 교회에 불신자 몇 명을 인도했느냐는 보지 않으신다는 뜻이 된다. 마음을 열고 교회까지 오게 하신 것은 하나님이 하신 일이지 신자가 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에 하나님은 신자가 얼마나 전도하려는 열망이 있었는가 그 중심을 보신다. 불신자를 볼 때마다 얼마나 안타깝게 여겼는가? 그 영혼을 끌어안고 얼마나 눈물로 기도했는가? 미혹된 영혼을 만나면 가슴이 터질 것 같이 쓰라렸던 적이 얼마나 많았는가? 정말 만나는 사람마다 진정으로 복음을 증거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가? 신자가 전도한 불신자의 숫자로 천국에서 하나님의 칭찬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전도하려고 마음먹은 횟수, 얼마나 가슴이 짓눌렸는지 그 무게에 따라 달라진다.

고구마 전도왕 K 집사의 전도에 대한 설명으로 예를 들면 신자가 고구마를 찌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찌르시고 우리는 그 일에 소용되는 젓가락일 뿐이다. 젓가락으로 찌르고 고구마를 들어서 먹고 삼키시는 일은 하나님이 하신다. 하나님이 젓가락을 들어 고구마를 찌르려고 하는데 젓가락이 부끄럽고, 자신이 없고, 혹시 고구마가 안 익었으면 어쩌나 걱정해 꼼짝 않겠다고 고집하는 것이 말이 되겠는가? 새로운 환경에 처음 만나는 사람을 자꾸 부쳐 주는데도 예수의 ‘예’자도 꺼내지 않으면 젓가락이 아니다. 신자가 아니다.

전도는 하나님께로 난 것이다. 신자는 그 도구일 뿐이다. 그러나 그 도구가 되기 위한 조건이 하나 있다. 내 삶의 중심이 주께로 완전히 맞추어 진 자만이 도구가 된다. 예수만이 모든 인생에 유일한 소망이라는 확신이 있지 않고는 전도가 자기가 하는 일이자 부담이자 책임이 될 뿐이다. 허황되게 구름 위에서 쾌락과 물질만을 추구하는 자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볼 줄 알아 그들이 얼마나 불쌍하고 안타까운지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자만이 제대로 된 도구가 된다. 전도를 해야 신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비밀을 아는 참 신자는 전도하게 된다.  

시계 없이 살아 보자.

헤리 덴만 선교사가 시계 없이 사는 이유가 전도를 위한 수단으로 삼겠다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 분에게 일 년 365일 시간 전부가 하나님의 것이었으므로 자신의 일생을 하나님께 완전히 바쳤기 때문이었다. 매 순간순간이 하나님의 순간이었다. 단 한시도 하나님이 역사하지 않는 시간이 없으며 만나는 모든 사람, 겪는 모든 사건이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고 확신한 그에게는 시계가 구태여 필요 없었다.

사람들에게 시계가 필요한 이유는 정해진 시간에 작정한 어떤 일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소원하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전도하라는 것은 전도에 시계가 필요 없다는 의미이지 않는가? 전도의 열매는 그 분이 맺어 주신다. 신자에게는 때가 없다. 때는 하나님의 몫이다.

전도에만 신자의 때가 없는 것이 아니다. 신자의 신앙생활 전반에 아니 모든 인생사 전부에 하나님의 때만 따로 있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전3:1) 일 년 365일 하루 24시간 전부가 하나님의 것이다. 시간의 주인은 오직 하나님일 뿐이다. 남태평양의 한적한 섬에 가서 하루 종일 아무 하는 일없이 놀고먹을 작정을 한 자에게만 시계가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 참 신자에게도 시계는 없어도 된다. 그의 삶 전체가 하나님께 바쳐진 것이기 때문이다. 범사에 주를 인정하므로 그가 우리의 길을 인도하신다.

현재 여러분에게 어떤 이유로 해서 꼭 언제까지 얼마의 돈이 필요한가? 또 어떤 정해진 때에 반드시 어떤 일이 일어나야만 하는가? 그래서 계속 기도하는데도 아직도 아무 응답이 없는가? 기도하면서 계속 시계를 보기 때문이다. 차라리 시계를 벗어 버리고 그 때를 하나님께 맡겨 버려라. 그러면 그 때에 가면 반드시 필요한 만큼 돈을 주시던지 그 일이 다른 방법으로 이미 해결되어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일이 소망하는 때보다 훨씬 더 빨리 아니면 아주 오랜  뒤에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하나님의 때가 가장 완전하고 더욱 유익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이 반드시 드러난다.  

신자의 삶에 아무리 잡다한 문제가 많을지라도 그 해결책은 매우 단순하다. 우리 삶의 중심에 "오직 예수"라는 확고한 뿌리가 완전히 박혀 있기만 하면 된다. 그럴 때에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뿐 아니라 세상의 어떤 유행과 광풍 에도 흔들리지 않게 된다. 여러분의 삶과 인생과 전 존재 자체를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 못 박아라. "예수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고전2:1)한다면 신자가 차고 있는 세상의 시계는 영원한 하나님의 시계로 대체된다.

오늘부터 우리 모두 비록 팔목에 찬 시계는 제거 못할지라도 마음속의 시계만큼은 완전히 벗어버리고 한 번 살아 보기로 하자. 우리 눈 앞에 주님이 주시는 승리와 영광의 길이 활짝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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