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성(呱呱聲)이 뜻하는 바는?

조회 수 594 추천 수 44 2009.11.11 22: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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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성(呱呱聲)이 뜻하는 바는?< /b>


며칠 전 우연히 만 5개월 반 된 둘째 손녀가 출산하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다시 보았습니다. 조그맣고 가녀린 몸에 양수와 피가 아직 묻은 채였고 탯줄이 길게 이어진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는 계속해서 큰 소리로 울어 제쳤고 의사와 간호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그 탯줄을 아이 아빠더러 가위로 자르라고 시켰습니다. 신기하게도 더 크게 울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었고 아빠는 카메라를 향해 승리의 V자를 지어보였습니다.

아무리 어리지만 어떻게 완전한 모습의 인간이 엄마 배속에서 생성하고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까? 그 놀랍도록 신기한 생명에 인간이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설계하거나 힘을 보탠 적이 전혀 없지 않습니까? 동영상 화면에는 전혀 비춰지지 않았지만 창조주 하나님의 압도적으로 위대하신 권능과 은총이 그 분만실 안에 소름끼칠 정도로 충만하게 임재 해있었습니다. 아니 수태하는 순간부터 단 한 시도 이 아이를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고고성(呱呱聲)을 터트리는 것이 무슨 연유입니까? 출산의 산고를 엄마와 함께 겪느라 힘들었을 것입니다. 안락했던 태에서 빠져나와 바깥 세상에 처음으로 나온 생소함도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엄마 몸에 들어붙어 있다가 혼자 따로 떨어져야 하는 아쉬움과 외로움과 두려움이 가장 컸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 또한 숨겨있지 않겠습니까? 태중에선 양수 가운데 떠다니면서 탯줄로만 영양을 공급받고 호흡했습니다. 이제 처음으로 폐로서 스스로 호흡해야 합니다. 코로 숨을 쉬고 귀나 눈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첫 울음은 그 기능이 아무 이상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뜻이며 크게 울수록 더 건강하다는 신호이지 않습니까?

성경 교리적으로는 모든 아이가 원죄 하에 태어나 하나님의 진노 가운데 있게 됩니다. 반드시 성령의 간섭으로 자발적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겸비하게 엎드려야 그분의 온전한 자녀가 됩니다. 그럼에도 아이의 고고성을 듣는 순간 제게는 마치 그 울음이 하나님과 부모에게 자신의 탄생을 보고하는 동시에 뭔가를 간구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우선 하나님께는 자기를 세상에 보내주신 은혜와 권능을 찬양하며 이렇게 훌륭한 부모님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했을 것입니다. 평생에 당신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떠나지 말아달라고 간구했을 것입니다. 또 부모에게는 자신을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했을 것이며 앞으로 정말 하나님의 자녀답게 자라며 예수님을 만날 수 있게끔 키워달라고 부탁했을 것입니다. 아이가 그런 구체적인 의미까지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지만 창조주 하나님이 그 첫 울음에 부여한 의미가 바로 이것이지 않겠습니까?

생명이란 참으로 신기하다 못해 경이로운 것 같습니다. 이젠 옹알이를 넘어 아무 음절 없는 소리에 불과하지만 제법 자기 의사를 드러내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주부터는 기기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이 어린 생명이 날로 쇠퇴해가는 늙은 생명에게 힘을 나누어주는 것 같습니다. 저희 부부의 기쁨이자 즐거움입니다. 이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순간만은 육체적 피로가 씻어지며 온갖 정신적 주름살도 다 펴지는 것 같습니다.
  
한 생명은 다음 세대의 생명으로 이어지며 또 그 다음은 다음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우리 또한 우리 앞에서부터 그렇게 이어져 왔습니다. 아무리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생명의 본성상 태초부터 영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배경에 영존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신자의 경우는 단순한 육신적 생명이 아니라 믿음이 보태어진 영적 생명이 그렇게 이어집니다. 하나님의 진노 아래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 안으로 옮겨짐으로써 얻은 영생을 후손에게 물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자는 영원하신 생명의 근원에게 예수님의 십자가로 이어져 있습니다. 십자가 은혜 가운데 머물면 이미 영원을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십자가를 후손에게 가보로 물려주어 영원을 이어갈 책임 또한 있습니다. 이 땅에서부터 오직 영원을 바라보며 살아가야 합니다. 영원토록 인간의 감사와 찬양과 경배를 받을 것은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뿐입니다. 저의 손녀가 분만실에서 처음 터트린 울음 또한 틀림없이 바로 그 은혜를 갈구하는 요청이었을 것입니다.  

“긍휼에 풍성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시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자비하심으로써 그 은혜의 지극히 풍성함을 오는 여러 세대에 나타내려 하심이니라.”(엡2:4-7)

9/27/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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