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성령 잉태에 관해?
[질문]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되어 탄생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성령잉태가 모친 쪽 마리아의 난자에서 잉태된 건가요? 아니면 난자도 없이 잉태되어 말 그대로 자궁만 사용하신 건가요? 전 아담으로부터 시작된 인간의 원죄를 물려받지 않으려면 모친 쪽 난자 또한 사용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답변]
예수님이 마리아의 난자는 사용하지 않고 단지 자궁을 통해 태어났다면 성경이 말하는 바와 다른 몇 가지 신학적인 오류를 낳습니다. 알기 쉽게 간단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그분은 인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존재가 됩니다. 예수님은 완전한 인성과 완전한 신성을 지니신 분인데도 완전한 인성은 누락되는 결과가 됩니다. 거기다 자궁은 생명의 잉태와 성장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울타리일 뿐입니다. 그럼 성령이 자궁에 들어와서 인간 예수의 모습으로 변신한 것일 뿐으로 인간과는 어떤 직접적이고도 실질적인 연결고리가 전혀 없습니다.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한 사람을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갈 3:16)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롬 1:3)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사 7:14) “여자의 후손이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창 3:15) 성경은 예수님이 인간의 육신을 가면이나 인형 탈처럼 쓰고 오신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혈과 육을 입은 인간의 육신으로 태어나신다고 했습니다.
완전한 인간이 되지 않으면 인간의 죄 값을 대신하는 구원 제물로 바쳐질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이 땅에 계시며 사역을 하실 동안에도 인간이 아니라 성령이 인간의 모습으로 가장한 인간 허수아비일 뿐입니다. 그럼 인간의 고통, 상처, 문제, 죄악 등을 공감하고 동참하여서 위로 치유 회복 구원 시켜주실 그리스도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히4:15,16)
만약 예수님이 단순히 인간의 탈만 썼다고 하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분도 인간이 아닙니다. 이는 초대교회 당시의 가장 큰 이단이었던 영지주의자들의 가현설(假現設-가짜로 나타났다는 뜻.)을 지지하게 됩니다. 가현설은 예수님이 참된 혈과 육의 사람이 아니므로 예수가 십자가에 달리고 고난 받은 것은 환상일 뿐으로 주님이 죽고 부활하는 것은 구원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마리아의 난자를 통해 예수님이 태어나면 죄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우려는 종교개혁 당시에 재침례파가 제기한 주장으로 교회사적으로 그 때에 이미 이단적인 가르침이라고 판결났습니다. 동일한 맥락에서 천주교는 예수가 마리아의 태를 통해 출생했으나 마리아는 성처녀로 죄가 전혀 없었기에 예수님도 죄가 없다는 의미로 무염시태(無染始胎)설과 또 마리아는 죄가 없는 상태로 죽었다고 주장하나 이 또한 비성경적인 교리일 뿐입니다.
재침례파의 그릇된 교리에 맞서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1563년) 질문 35는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현재나 장래에나 언제나 동일하신 참되며 영원한 하나님이신 하나님의 영원한 아들, 곧 성자 하나님께서 동정녀 마리아의 혈과 육으로부터, 참된 사람의 본질을 취하셨으며, 이러한 일은 성령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임을 뜻합니다. 그 결과 그는 다윗의 참된 후손이 되셨으며, 죄를 짓지 않으셨다는 면을 제외한 다른 모든 면에서 그의 형제들과 같이 되셨음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예수님은 마리아의 태를 사용하여 완전한 인간으로 출생하였으되 성령이 간섭하여서 잉태되는 순간에 죄가 전혀 개입되지 못하게 하는 역사를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원죄를 물려받지 않기 위해서 마리아의 난자도 사용해선 안 된다고 하면 죄가 육체적 DNA로 유전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흉악범의 아들은 반드시 흉악범이 되어야 한다는 매우 불합리한 뜻이 됩니다. 원죄가 무엇인지 어떻게 모든 이에게 이어지는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입니다. 원죄와 그 유전에 관해선 제가 오래 전에 자세히 다룬 적이 있기에 그 글로 설명을 대신하겠습니다. 아래에 링크해두었는데 조금 길지만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9/12/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