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그릇 깨어지게 하소서... 이 자아가 죽어지게 하소서... 늘 읊조리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나는 다시 살아 있음을 볼 때,  스스로도 참 황당하기 짝이 없다.  말씀은 얼마나 많이 듣고 외우고 있는지 이론으로만 죽어야 살지, 암, 죽어야만 살지.. 되뇌이고 또 되뇌이다 보면 스스로 자기 체면에 걸려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스스로 난 죽었어, 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죽었다구 하면서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결코 죽지 않고 살아 있는 황당한 자아를 보며 또 얼마나 많은 변명과 핑계를 만드는지 모른다.  나는 연약하니깐,  나는 겁쟁이니깐, 그리고 소심하기 짝이 없다고 스스로에게 설명을 한다.  실상은 자기 체면이며 나의 자존심이면서...  나로 인해 예수님의 모습은 늘 가려지고 숨겨지고 만다.  나의 변명과 더불어서.

스스로 회개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회개의 영을 부어 주셔서 도우소서 겸손히 기도해 본다.  매일 매일 십자가에 자아가 못 박히도록 도우소서 도우소서 기도할 수 밖에 없다.  나의 어떠함을 위해 늘 우리 예수님이 또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수난을 당하지 않도록 저를 도와 주십사 이시간 간절히 머리 조아리며 기도한다.

그간 사람냄새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향취가 가려진 부분 부분 마다 십자가의 보혈로 덮어 주십사,  예수님의 십자가 뒤에 감추어 주십사 간절히 머리 조아려 기도한다.  변명과 핑계의 달인이 된 나를 되돌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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