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독교인 축구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에 둘러 서서 기도를 하거나 골을 넣고 난 후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 또는 기독교인 감독이 골이 들아갈 때마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에, 같은 기독교인들 중에도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굳이 그렇게 티를 내고 믿어야 하느냐, 비기독교인들의 기분도 생각해 줘야 하지 않느냐” 또는 “이것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릴 사안이냐? 상대팀에도 기독교인들이 있을 텐데, 그럼 하나님은 누구 편을 드셔야 한단 말인가”라고 평을 합니다. 그리고 한결같이 그러한 모습에 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에 위화감을 느끼고 기독교를 조롱거리로 삼을 것을 염려합니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들 중엔 꼭 이 경기를 이기게 도와 주십사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 중엔 승패를 떠나 자신들이 이 경기에 최선을 다 할 수 있게끔, 그동안 열심히 갈고 닦은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되게끔, 부상과 불미스런 일 없이 무사히 경기를 마칠 수 있게끔, 기회가 주어지면 당황하지 않고 공을 처리하여 득점할 수 있게끔 도와 달라고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얻은 기회를 살려 득점했을 때, 그리고 그것이 팀의 승리로 이어지기까지 했다면 더더욱,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들어 주셨다 여기고 기쁨에 겨워 감사기도를 드리지 않겠습니까? 득점하게 해 주셔서, 경기에 이기게 해 주셔서가 아니라, 그냥 자기가 잘한 것, 팀이 승리한 것이 하나님 덕분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어린아이처럼 마냥 기뻐하는 것이라면, 그 모습은 참 감동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결국 팀이 패배로 끝났다 하여 하나님을 원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께 죄송해 하고, 더 열심히 연습해서 다음 번에는 꼭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겠노라고 기도할지도 모릅니다. 즉 그들은 축구를 통해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고, 성실히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자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골이 들어 갔을 때, 경기에 이겼을 때, 그들이 그 공을 자신에게 돌리기에 앞서 하나님께 먼저 돌리는 것은, 칭송할 일이지 비난할 일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우려할 것은 그들이 공개적으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기도까지 한 선수들이 별 것 아닌 것으로 상대에게 먼저 무례하게 굴거나 싸움을 하거나, 혹은 상대가 무례하게 굴거나 싸움을 걸어올 때 참거나 피하지 않고 맞받음으로써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기도하는 선수들 중에서 그런 선수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설령 욱 치밀어오르는 분을 참지 못해 불미스런 행동을 했을 경우가 있다 해도, 곧 반성하고 사과하고 돌이키는 모습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축구선수들이 골을 넣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시면 그들과 함께 기뻐하시고, 누구의 눈치 보지 않고 하나님만 보며 하나님께 공을 돌리고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자 하는 그 젊은이들의 순전한 믿음을 칭송해 주십시다. 그리고 우리 또한 그런 순전한 믿음을 달라고 기도합시다.

2013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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