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의 저자에 관해 문의 드립니다

조회 수 783 추천 수 10 2011.10.28 19: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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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의 저자에 관해 문의 드립니다.


[질문]


아마 자유주의 신학에서 나온 말 같은데 목회서신(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 디도서)은 바울이 썼다는 신빙성이 낮고 바울의 제자가 스승의 이름을 빌려 쓴 것으로 학자들이 추정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다지 믿지 않습니다만... 이거 말고도 데살로니가서도 의심을 받던데,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무엇이며,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목회서신을 실제로 바울이 지었다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성경적 근거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답변]
    
지적하신 대로 상기 서신서들의 바울 저작성을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한 때 의심하고 반론을 제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내세운 증거와 근거가 미약하고 불충분했기에 최근에는 자유주의 학자들조차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그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책별로 의심하는 이유를 먼저 들고 그에 대한 성경의 내적, 외적 증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주제를 학술적으로 정확히 따지자면 다뤄야 할 측면이 너무 광범위해지므로 가장 기본적인 내용만 간략하게 기술하겠습니다. (성경구절의 인용은 지면관계상 생략하겠습니다.)  

디모데 전서

먼저 2세기 반의 마르키온을 비롯한 일부 고대문서의 신약성경 목록에 본서신이 빠져 있고,  바울의 초기저술에서 사용했던 용어와 문체가 다른 예가 있고, 선행이 아주 강조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바울의 저작성을 의심합니다. 또 그 전에 목회서신 전반에 관해선 바울이 그레데에서 복음을 전하고 그곳에 디도를 남겨두었다는 기록(딛1:5)과, 디모데를 에베소에 남겨두고 떠났다는 언급(담전1:3)과, 디모데후서의 4장 9절 이하의 내용이 사도행전에 없거나 일치하지 않는다고 반발합니다.

그러나 현존하는 최고의 신약목록으로 인정받는 무라토리 리스트에는 디모데전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도 요한의 제자였던 폴리캅을 비롯한 교부들이 바울의 저작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는 디모데 전후서가 이단자들의 오류를 반박하고 있기에 이단자들만이 이 서신들을 거부한다고 지적하면서 바로 그런 사실로 인해 정경성이 더 옹호된다고 변호했습니다.  

용어와 문체가 조금 다르다는 것은 서신을 기록한 시점과 배경을 살피면 이해됩니다. 목회 서신은 알다시피 바울이 기독론이나 구원론의 진리를 깊이 파헤치기보다는, 자신의 사역의 후계자가 될 디모데와 디도에게 어떻게 목회할 것인가에 대해 가르치는 서신입니다. 아무래도 개인과 대화하듯이 친밀한 어투로 상세히 가르치려고 했으며 시기적으로도 그의 노년에 기록된 것입니다. 또 영적 원리보다 실천 목회에 관한 편지이니까 자연히 선행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서신 자체가 1:1에서 저자가 사도 바울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서두 인사가 바울의 다른 서신들과 일치합니다.(갈1:1-3, 엡1:1,2 빌1:1,2)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유별난 경외심을  갖는 유대인, 기독교인들이 위작, 모방할 경우 함부로 다른 이의, 그것도 가장 위대했던 사도의 이름을 도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문체의 문제를 따져도 실은 본 서신에 나타난 복음 전도자로서 느끼는 사명과 복음의 은혜에 대한 기쁨이 바울의 다른 서신서의 표현과 유사합니다. (1:11,12, 롬1:5, 14-17, 고전1:17, 갈1:1-5, 엡3:7-12) 바울 자신의 개종에 대한 암시가 다른 서신서와 동일한 맥락에서 언급되어 있습니다. (1:13, 고전15:9, 엡3:8)

목회서신과 사도행전의 불일치의 문제도 저작 연대와 비교하면 쉽게 풀립니다. 일반적으로 바울은 로마의 일차 감옥 생활에서 62,3년에 풀린 후에 마게도니아를 비롯 각지로 선교 여행을 다니다 재차 투옥되어 67년에 순교한 것으로 봅니다. 또 이 세 목회서신도 그 기간 중에 기록된 것으로 각각의 저작 년대를 디모데전서는 제일 먼저 63, 4 년경에, 디도서는 그 다음인 65년경에, 디모데후서는 맨 마지막 66년으로 봅니다.

반면에 사도행전의 기록은 로마 가옥에서 연금 상태인 채로 끝을 맺습니다. 즉 일차 투옥에서 풀려나오기도 전입니다. 목회서신에만 나오는 기록들은 일차 석방되어 마게도니아 전도 여행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당연히 사도행전에 나오지 않을 뿐입니다.

디모데후서

디모데전서와 거의 같은 이유로 바울의 저작성을 의심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서와 마찬가지로 본서 자체가 바울의 저작임을 밝히고 있습니다.(1:1,2) 문체와 표현법의 문제도 디모데 전서와 동일한 변증이 성립이 됩니다. 특별히 이 서신은 바울의 마지막 유서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본인도 곧 처형되리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딤후4:6), 아무래도 그 표현이 다른 서신과 달라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서신이기에 심각한 교리 문제를 새삼 다룰 필요도 없었습니다.

디도서

사도행전과의 불일치와 문체에 대한 문제 제기는 동일합니다. 특별히 본서에서 밝힌 교회의 직분들이 2세기에 나타난 것으로, 바울 당시(1세기 후반)의 초대교회가 그렇게까지 발전되지 않았으리라고 반발합니다.

그러나 바울 당시에도 감독과 집사 같은 직분이 있었다는 성경의 기록(행14:23, 20:17, 빌1:1)은 그 주장의 허구성을 입증합니다. 대신에 이 서신이 64,5 년경에 쓰였기에 1 세기 후반의 초대교회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또 이보다 앞서 62년 경에 로마에서 기록된 에베소서에도 교회 안에 여러 직분자들이 있었음을 이미 언급했습니다.(4:11) 교회의 제반 실제적 문제들에 대해 가르침을 주고 있는 고린도전후서(55 년경에 기록)에서도 교회 안의 여러 은사자들, 권징, 치리 같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므로 조직체를 갖춘 교회들이 이미 보편화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드로아(딤후4:13), 달마디아(딤후4:10). 밀레도(딤후4:20) 같은 지명이 사도행전에 나오지 않기에 바울의 저작성을 의심하는 것은 전혀 합당치 않습니다. 로마 가옥(家屋)에 연금된 것으로 끝나듯이, 사도행전 자체가 바울의 전 생애를 기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비평주의 학자들은 바울이 로마에서 한번만 투옥된 것이지 풀렸다가 다시 투옥된 것으로는 보지 않았기에  당연히 목회서신과 사도행전의 불일치가 발생했고 또 바울의 저작성에 의심을 제기한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 자체 기록은 물론 모든 성경 외적인 기록과 증거를  종합해 분석하면 두 번 투옥 당한 것이 확실합니다. 따라서 자유주의자들의 반박의 발단이 되는 전제 자체가 틀렸기에 그 이론의 신뢰성 또한 자동적으로 상실되는 것입니다.  

본서도 마찬가지로 1:1에서 자자가 바울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신학적으로도 복음에 대한 강조(롬 1:5, 14-17; 15:5-9; 고전 1:17; 15:1-11; 고후 4:4-7; 갈 1:1-5; 딤전 1:11-16; 2:5-7; 딤후 1:8-11; 4:7, 8; 딛 2:11-13; 3:4-7), 경건한 생활의 기본이 될 교리적인 전제(엡 4:20-32; 5:1-4; 골 3:1-5, 8-17; 딤전 3:15, 16; 딤후 1:8-12; 2:19; 딛 2:11-14; 3:4-8), 그리고 주의 재림에 대한 강조(고전 1:7; 살전 3:13; 살후 2:1, 8; 빌 3:20; 딛 2:13) 등은 다른 바울 서신들과 맥을 같이합니다.

데살로니가 전서

18-19세기 독일 튀빙겐학파는 여러 구체적인 이유를 들었지만, 특별히 본서신이 로마서나 고린도서와 너무나 비슷하다는 이유로 바울이 아닌 다른 이가 위조한 것으로 주장했습니다. 말하자면 너무 똑 같기에 베껴 쓴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참으로 야릇한 궤변입니다.  

그러나 바울의 서신서들이 그러하듯이 본 서신 자체가 바울로부터 보내어진 것임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습니다(1:1,2:18) 또 서신을 써서 보낼 때 그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 사람들은 바울의 제2차 선교여행에 그와 함께 동역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실라와 디모데입니다.(1:1,3:2,6)

본 서신의 바울 저작을 의심하는 학자들 대부분이 로마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는 당연히 바울의 기록임을 인정합니다. 그와 동시에 본서신이 그 서신들과 똑같은 구조와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도 인정합니다. 스스로 이론 전개에 논리성을 상실한 셈입니다. 문제를 삼은 어귀들도 바울의 서신들에서만 발견되고, 또 본 서신에 다른 서신들에 선포된 교리와 완전히 조화되지 않는 내용의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너무 똑 같아서 위작이라는 논리라면 바울 서신서 모두를 의심해야 할 것입니다.  

데살로니가 후서

데살로니가 전서와 비교해서 신학적으로 아주 세밀한 부분에서 상이하다고 바울의 저작성을 의심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서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임박하고 갑작스런 일로 묘사했는데, 후서에는 그렇지 않기에 예루살렘 성전이 함락된 주후 70년 이후에 생긴 종말관을 바울 사후에 다른 이가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또 본서에 나오는 불법의 사람은 유대적 사상으로 바울의 복음과 모순이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전후서를 잘 비교하면 종말에 대한 바울의 생각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데살로니가 교회의 반응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서에서는 데살로니가 교인 중에 이미 죽은 자 때문에 슬퍼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위로할 겸(4:13-18) 재림의 임박성을 지적하였습니다. 즉 주님이 곧 오실 뿐 아니라 그렇게 재림을 보지 못하고 먼저 죽은 자도 아무런 차별이 없고 영광스런 부활을 입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가르침을 받은 일부 몰지각한 신자들이  종말이 곧바로 닥쳤다고 무위도식하며 교회를 어지럽혔습니다.(살후 3:10-12). 그러므로 바울은 좀 더 체계적으로 재림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불법의 사람 같은 본서의 종말론이 유대적이라는 반발은 본래 바리새인이었던 바울에게는 오히려 너무나 자연스런 것임을 반증할 뿐입니다.  



각 서신에 대한 중요한 반발만, 그것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구체적인 논증이 궁금하시다면 각 책에 대한 주석이나, 신약개론 등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또 학술적으로 더 깊이 접근하려면 관련 논문이 많이 발표되어 있으며 인터넷 서취로 일부 열람이 가능합니다.  

주지하실 사항은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억지 주장은 성경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오히려 그들의 오류가 밝혀지고 성경의 진실성을 더 부각시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역사에서 세상이 성경의 진리 됨을 부인하려들면 들수록 오히려 더 입증될 뿐이었습니다. 거짓은 금방 드러나지만 진리는 아무리 반박해도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자유주의자들의 의심은 근본적으로 사도행전과 목회서신에 나타나는 바울의 행적에 대한 불일치에서 발단된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성경의 내외적 증거로 오히려 바울의 일생에 대해 더 정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들이 채택한 양식 비평 같은 정밀한 성경 연구 방법을 보수주의 측에서도 진지하게 적용하여 본 결과 반대로 그들 주장의 허구성을 입증하게 되었습니다.  

보수주의 측의 연구가 더 정확했다는 단순한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절대적 계시이자 영원한 진리의 말씀을 당신께서 보존, 보증하셨다는 것입니다. 자유주의자가 개발한 연구방법이 오히려 자신들을 묶는 족쇄가 되게 했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필요하다면 세상의 모순, 잘못, 심지어 죄악까지도 합력하여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냄에 사용하십니다. 인간들의 의심과 반발이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도 이미 다 아시고 당신만의 절대적 섭리에 따라 완벽한 해결책을 미리 예비해 놓으십니다.

비록 성경이 바울 같은 인간 저자의 손을 빌려 기록되었지만 성령의 영감에 따라 하나님 당신께서 직접 말씀하신 것입니다. 인간의 변론과 철학과 과학으로 그 절대적이고 영원한 진리성을 반발할 수는 결코 없습니다.  

9/9/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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