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9:20-10:3 영광스런 결말과 무거운 메시지 11/27/2017

 

“두 날을 지켜 잔치를 베풀고 즐기며 서로 예물을 주며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 하매” (9:22)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오묘하고 정밀한 은혜가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베풀어진 서사시 에스더서는 부림절 제정으로 막을 내린다.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희생 수고와 믿음 위에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신 손길이 작용했다. 유대인들은 비록 바사에 포로로 잡혀와 있지만 하나님의 선민으로 그분의 나라를 건설할 일군이다. 일차 포로귀환이 이미 있었지만 하만이 한 달 간이나 살육을 실행하여 유대인을 진멸하면 가나안의 유대인들도 무사할 수 없고 결국 하나님 나라 건설 자체가 안 된다. 하만의 유대인 말살 정책도 그의 개인적 교만 탐욕 위에 사탄의 사악하고 음흉하고 거대한 모략의 손길이 작용했다.

 

이는 출애굽과 맞먹는 하나님의 자비어린 구원이다. 당신의 백성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편에 있든지 항상 하늘에서 관념하시고 보호하신다. 유대인으로선 대대로 회상 기념해야 할 큰 은혜다. 제비(부르)를 뽑는데서 하만의 음모가 시작되었기에 부림절로 명명했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 조치에도 모르드개의 순전한 믿음을 확인할 수 있는 측면들이 있다.

 

먼저 감사와 기쁨의 잔치로만 그치지 말라고 했다. 서로 예물을 주어서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고 했다. 비록 포로 신세이지만, 아니 그러니까 더더욱 한 마음이 되어 주님 사랑으로 서로 섬기는 아름다운 공동체로 든든히 서라는 것이다. 그들 중에 가난한 자가 남아 있다면 이런 기념일을 경축하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로 조서에 “유다인이 금식하며 부르짖은 것으로 말미암아”(31절)라고 백성들의 공로부터 치하했다. 본인과 에스더의 공로가 아니라는 것이다. 스스로 낮추고 백성을 높이는 참 지도자의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아하수에로 왕이 “본토와 섬들로 조공을 받았다”고 한다.(10:1) 모르드개가 수상이 되어 정치를 올바르게 한 결과다. 섬들까지는 제국의 통치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했다기보다는 ‘본토’를 분명히 먼저 밝혔기에 하만의 부정부패가 더 큰 원인이었다. 모르드개가 정말로 공의를 세우기 위해 그와 그 무리를 심판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바사 제국의 일기에도 그의 공로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공평과 정의로 통치했다. 그 일기는 또 “왕의 능력 있는 모든 행적”이라고 첨언했다. 귀가 얇아 줏대 없던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뜻이다. 모르드개의 성실한 믿음과 경건한 태도가 다른 이를, 바사 제국의 왕마저 변화시켜 놓았다. 이방국가의 충신이 되어서 섬겼다고 율법과 민족의식으로 비난할 문제가 아니다. 그처럼 행하는 것이 애굽에서 요셉과 바사에서 다니엘처럼 도리어 하나님의 선한 뜻이다.

 

에스더서가 오늘날 신자에게 주는 메시지를 정말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기분야의 실력은 당연히 열심히 쌓고 자기가 속한 공동체를 주님의 사랑으로 섬기며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공평과 정의가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다른 이의 어려움을 들고 하나님께 눈물로 금식 기도하되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된 자를 구제해야 한다. 성경에 계시된 그분 뜻에 죽으면 죽으리라 순종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교회는 종교영업장이 되고, 신자는 경건을 가장한 종교장사꾼이 되어 도리어 주님의 심판을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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