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랴 7:1-14 먹고 마시며 즐기는 것이 금식이다. 12/8/2017
“그 금식이 나를 위하여, 나를 위하여 한 것이냐 너희가 먹고 마실 때에 그것은 너희를 위하여 먹고 너희를 위하여 마시는 것이 아니냐”(6절)
여덟 환상을 통해 이스라엘에게 성전재건과 영적회복을 독려했던 스가랴는 약 2년 간 휴식을 가졌다. 그 후 벧엘 사람들이 바벨론에 있을 때부터 유다가 함락된 사건을 회상하기 위해 5월마다 행하던 금식기도를 계속해야할지 문의했다. 이제 포로에서 귀환했고 성전도 한창 재건되는 판국이니 굳이 멸망사건을 떠올리며 괴로울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뜻이다. 하나님은 금식 중지 혹은 계속하라는 직접적인 답변은 없고 두 가지 원론적인 뜻만 밝혔다.
먼저 너희 선조들이 선지자들의 회개촉구에 응하지 않아 포로로 잡혀갔고 그래서 너희가 금식하게 된 것이라고 답하셨다. 또 이사야 선지자가 계시했던 금식의 참된 의미를 재확인해주었다.(9/10절) 진실한 재판, 인애와 긍휼을 베푸는 것, 고아 나그네 궁핍한 자를 압제하지 않는 것, 서로 해하려 마음으로 도모하지 않는 것 등은 율법에 기록된 내용이다. 율법대로 살았다면 그런 불행이 없었고 금식도 필요치 않으니 너희도 율법을 잘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 잘 판단해보라는 즉, 정말로 율법대로 살고 있다면 금식을 중지해도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하나님이 그들의 금식이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럼 왜 너희들을 위해 금식하느냐고 해야 논리가 맞는데 너희를 위해 먹고 마셨다고 야단쳤다. 분명히 금식해왔고 이젠 중지해도 되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초점이 어긋난 답변이자 일방적으로 야단만 친 것 같다. 벧엘 사람은 5월 금식에 대해서만 질문했는데 하나님이 일곱째 달 금식까지 포함해서 대답했고, 나중(8:19)에는 네 번(4,5,7,10월)의 금식 전부를 거론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각 금식절기마다 기념하는 내용이 다른데 특별히 다섯째 달은 느부갓네살에 의해 성전이 불탄 사건을 회상한다.(BC586, 왕하25:8) 나머지 셋은 예루살렘 포위(10월), 점령(4월) 유대인학살(7월)을 기념한다. 따라서 그 질문의 진의는 성전이 재건되고 있으니 불탄 성전을 회상하는 5월 금식만은 그만두자는 것이다. 결국 그들은 그동안 영적회복보다 성전재건만을 위해 금식 기도했다는 뜻이 된다.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는 목적이 아니라 평안과 형통 - 먹고 마시는 일을 위해 빌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희를 위해 먹고 마셨다고 야단친 것이다.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이사야가 말하는 금식의 참 의미는 쉽게 알 수 있다. 본문이 정작 말하는 바는 하나님과 정말로 올바른 관계를 맺고 있다면 금식할 필요 없이 먹고 마시며 즐겨도 된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먹고 마시며 즐기자 사람들이 바리새인과 요한의 제자들은 금식하는데 왜 너희는 그러지 않느냐고 따졌고, 예수님은 신랑과 함께 있을 때는 슬퍼할 필요 없지만 곧 금식할 때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마9:14,15) 당신의 십자가 죽음을 애도하라는 뜻이 아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사역할 때는 주님과 영적으로 온전한 관계를 이루지만 당신이 없을 때는 그렇지 않을 때가 있고 그 때 금식하라는 것이다. 바로 본문의 의미다. 국가, 교회, 개인의 위기나 악에 대해선 지금도 금식 기도는 잘한다. 정작 신자가 평소에 참된 금식을 즉, 실제로는 음식을 먹으며, 최선을 다해 주님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고 있다면 얼마든지 먹고 마셔도 된다. 과연 평소에 즐겁게 먹고 마시고 있는가?